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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 사는

독일 생활 :: 독일에서 보낸 2020 크리스마스 🎄 🎁

by Hyedy 2021. 1. 7.

 

원래 연말에 한국에 가고 싶었으나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어쩔 수 없이 독일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되었다. 독일 사람들은 크리스마스가 한국의 설날처럼 가족들이 다 모이는 날이고 가족이 아니더라도 친구, 애인 등을 데려와서 함께 보내기 때문에 독일에 있는 이상 나도 같이 Arne의 집에 가야 했다. 올해도 크리스마스 이틀 전에 Arne의 고향으로 향했다. 

 

 

 

비가 엄청 많이 오고 우리가 타는 고속도로에 교통사고도 있고 해서 예정보다 늦게 도착했다. 겨우 도착해서 저녁으로 맥도널드 햄버거를 먹었는데 너무 맛이 없었다. 독일 버거들에 익숙해진 건가? 한국에서 맥도널드는 그래도 먹을만했는데. 아무튼 그래서 그날은 저녁만 먹고 잔 다음에 다음날 일어나서 트리를 꾸몄다. 

 

우리는 일찌감치 트리를 사서 꾸몄지만 전통대로라면 크리스마스 직전에 하는 게 맞다고 그랬다. 하지만 트리에서 나는 향기가 너무 좋으니까 내년에도 일찍부터 사서 할 테다. 장식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조금 허전했지만 저 촛불 모양인 전구가 너무 귀여웠다. 

 

 

 

독일에선 크리스마스 당일이 아닌 이브날 같이 모여서 저녁을 먹고 선물을 푼다. 이브날 Arne의 이모 집에 갔더니 큰 트리와 함께 선물이 잔뜩 있었다. 우리도 가져온 선물을 놨다.

 

 

 

아파트가 아닌 주택이 많은 동네라서 그런지 어느 집을 가도 다 벽난로가 있었다. 근처에 있으면 엄청 따뜻하다. 

 

 

 

크리스마스 이브날 저녁은 무조건 퐁듀다. 퐁듀가 우리가 생각하는 치즈, 초코 퐁듀가 아니라 기름을 데워서 거기에 고기를 익혀 먹는 퐁듀다. 칠면조, 돼지고기, 소고기 이렇게 종류별로 있고 꼬치에 끼워서 익혀 먹는다. 퐁듀를 먹기 전에는 무조건 소고기지! 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칠면조가 부드럽고 맛있다. 내 기준 칠면조 > 소고기 > 돼지고기다. 돼지고기는 돈가스 안에 들은걸 먹는 맛이라서 별로다. 

 

 

 

올해 사진을 잘 찍은 게 없어서 대충 어떤 분위기인지는 작년 사진을 올린다. 작년에 너무 예뻐서 찍어놨는데 아마 포스팅을 안 해서 안 올렸던 것 같다. 

 

 

 

퐁듀 세트, 와인잔, 빵, 각종 소스들 이렇게 세팅된다.

 

 

 

 

다 먹었으면 디저트 타임! 블랙 앤 화이트 푸딩이라고 하던데 대부분의 독일 사람들이 크림인 흰 부분을 좋아한다고 한다. 내가 나는 초코 부분이 더 맛있는데? 하니까 다들 초코 다 가져가라며... 10명 정도 있었는데 나랑 딱 한 명만 초코가 좋고 나머지는 다 크림이 좋다고 했다. 

 

 

 

밥을 다 먹었으면 선물 타임! 선물을 여는 것도 다 방법이 있다. 작년에는 나이가 적은 순서대로 자기 선물을 하나씩 열어봤는데 올해는 주사위로 게임을 했다. 컵 안에 주사위 3개를 넣고 그중에 하나라도 6이 나와야 자기 선물을 열어볼 수 있다. 6이 하나도 없으면 꽝이고 다음 턴을 기다려야 한다. 

 

선물로 받은 쌍둥이 수저 세트! Arne가 예전부터 쓰던 수저 세트에 이케아에서 산 수저를 쓰고 있어서 수저를 제대로 된 걸 사야겠다 하고 있었는데 Arne의 엄마가 선물을 해줬다. 

 

또 다른 선물은 치즈 도마. 손님들 왔을 때 내놓기 좋다면서 선물해줬다. 이 외에도 Anre와 Arne 동생 모두 요리를 좋아해서 각종 주방 용품을 많이 받았다.  

 

 

 

Arne와 내가 준비한 Arne 동생의 수제 맥주 스티커다. Arne 동생이 맥주를 만드는데 맥주 스티커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Arne가 부탁해서 후다닥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사진으로 봤을 땐 좀 구리게 보이는데 그 이유가 맥주 스티커 규격에 맞춰서 주문을 했는데 택배를 잃어버리고 그 담에 다시 프린트했을 땐 또 직원이 코로나가 걸려서 다 버리고 다시 해야 한다면서 크리스마스가 다 되어가는데 오질 않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직접 프린트했는데 실제 사이즈랑도 다르고.. 일단 보여준다는데 의미를 두고 선물했다. 

 

다들 신기해하면서 보러 오고 Arne 동생도 너무 만족해서 뿌듯했다. 제대로 된 스티커가 오면 보고 포스팅해봐야겠다.

 

 

 

Arne 동생이 우리에게 준 선물이다. 내가 꼭 먼저 열어봐야 한다고 해서 열어봤는데 '보증인'이라고 적혀있어서 뭐지....? 싶었다. 이게 뭐냐고 물어보니까 자기가 Gutschein을 검색해서 나온 걸 쓴 거라고 그랬다 😂

 

구글에 검색을 해보니 진짜 보증인으로 나왔다 웃겨 죽는 줄 알았네 🤣 보증인이 웬 말이야 굿샤인 검색하면 바우처라고 잘 나오던데 왜 번역기만 쓰면 보증인으로 번역이 되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Arne 동생이 우리 모두 한식집에 데려가겠다며 초대를 했다. 

 

이렇게 술 먹고 놀고 떠들면서 크리스마스 밤을 보냈다. 

 

 

다음날은 무조건 거위를 먹어야 한다며 거위를 오븐에 한 3시간 구웠다. 닭이랑은 비교도 안 되게 엄청나게 크다. 

 

 

 

70년대처럼 세팅된 테이블에서 먹었는데 거위는 딱히 엄청난 맛은 아니었다. 치킨을 오븐에 구웠을 때는 미친 맛이었는데 거위는 왜 아니지? 엄청 퍽퍽하다. 내년에는 오리로 한다는데 오리는 좀 다르려나. 이래나 저래나 나는 내년에는 한국에서 내 가족들이랑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보내고 싶다. 가족들이랑 영상 통화를 하는데 맛있는 거 먹으면서 같이 있는 걸 보니 너무 부러웠다. 나도 한국 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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