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살 때 마라탕 진짜 많이 먹었는데 먹은 지 너무 오래돼서 이제는 그 맛을 다 잊어버릴 정도다. 여기도 핫팟이 있지만 한국의 마라탕은 국물 베이스가 핫팟처럼 맑은 게 아니어서 완전 다른 맛이다. 그러다가 함부르크에도 마라탕 가게가 생겼다길래 가보려고 했는데 무슨 오픈하자마자 위생 문제 때문에 문을 닫았다고 들었다. 중국 음식점에서 아무리 위생은 흐린 눈 하고 먹는다지만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곳에서 정지 맞을 정도면 얼마나… 🤦🏻♀️ 그래서 그 마라탕 가게는 가기 싫어서 안 가고 있었는데 시내에 새로운 마라탕 가게가 생겼고 여기는 괜찮대서 한 번 다녀와봤다.
📍 Mala Town 自选麻辣烫
0711 39087456
https://maps.app.goo.gl/RNA69tGXvZwkthnw6?g_st=ic
겐제맠트 근처라서 융펜에서 내려서 조금만 걸어가면 있다. 회사랑도 가까워서 다음에 점심으로 먹으러 오기로 했다. 예전에 이 근처에서 초밥을 먹은적 있는데 그 초밥집 바로 옆이었다. 가게는 되게 작고 저녁 먹기 조금 이른시간에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우리가 제일 마지막 테이블을 차지해서 그 이후에 오는 사람들은 밖에서 기다리더라.
2명이라고 하면 이렇게 플라스틱 바구니를 하나씩 준다. 여기에다가 먹을 재료들을 담으면 된다.
신기한 재료들이 많았다. 어묵 종류가 많았다. 해산물은 생선이랑 새우정도? 한국은 고기도 따로 무게를 재지만 여기는 그냥 다 합쳐서 무게를 잰다.
버섯은 안 먹지만 버섯 종류도 4-5개로 되게 많았다. 가게가 작은데도 불구하고 있을 건 다 있는 듯 했다. 면종류도 당면, 쌀국수면, 우동면, 라멘면 같은 면들이 종류별로 있다.
이날은 첫방문이라서 뭐가 맛있을지 몰라 괜찮아 보이는 재료들을 두 세개씩만 조금씩 담았다.
같이간 친구의 바구니. 순두부도 담고 버섯도 담겨있다.
재료를 담았으면 계산대에 가서 저울에 올려놓고 어떤 종류로 먹을지 주문하면 된다. 마라탕을 먹고싶었기 때문에 Chilli Spezialität로 주문했다. 맵찔이기 때문에 Leight
딱 예상했던 정도로 나왔다. 신기한건 마라탕값으로 1유로가 더 붙었다. 그래도 이정도 담고 16유로면 괜찮은거 같기도 하고?
주문을 하고나면 이렇게 진동벨을 준다. 기다리는 동안에 찍어먹을 소스를 만들어 준다. 원래 땅콩소스 안 먹고 기름장에 찍어먹었는데 요즘 땅공소스에 빠졌다. 내가 좋아하는 소스는 땅콩소스, 파, 간장, 고추기름, 깨, 참기름 조합이다. 스파이시에 비하면 소스코너가 작아서 사실 뭐 딱히 다양하게 할 게 없다.
드디어 나왔다! Leicht로 시켰더니 이게 뭐지? 싶을 정도로 그냥 맑은 국물이었다. 그래도 칠리 하나였는데… 전혀 매콤함 그런것도 없고 백탕을 먹어보진 않았지만 백탕을 시키면 이렇게 나올 것 같다. 이날 넣은 재료들 다 맛있었는데 당연히 고기도 맛있지만 특히 떡이 잘 어울렸고 Fish Tofu라고 적혀있는걸 넣었는데 진짜 너무 맛있어서 깜짝 놀랐다. 한국에서 먹던 핫바 같은데 이게 마라탕에 들어가니까 또 색다르게 맛있었다. 면은 당면을 넣으려고 했는데 잘 안 집혀가지고 쌀국수 면을 넣었는데 그냥 무난무난했다. 역시 국물요리에는 숙주다. 숙주는 많이 넣은 것 같은데도 숨이 죽어서 그런지 별로 많게 안 느껴졌다.
친구의 마라탕. 친구는 매운걸 잘 먹어서 주문할 때 Sehr scharf 얼마냐 맵냐고 물어봤는데 아주 맵다길래 Mittel로 시켰는데… 하나도 안 맵다고 하더라.
🍜 Mala Town 두 번째 방문
첫 방문때 이것저것 다 넣어보고 이날은 맛있었던 재료들 위주로 넣었다. 사리는 우동을 넣으려다가 저번에 왔을 땐 없었던 납작당면이 있길래 넣었다. 메츄리알은… 그냥 보이길래 한 번 너어봤는데 완전 비추다. 어떻게 이렇게 비릴수가 🤢 고구마랑 감자 슬라이스도 있길래 궁금하서 하나씩 넣어봤다.
고기를 저번보다 많이 넣어서 꽤 묵직하길래 얼마나 나오려나 싶었는데 16유로! 저번보다 크게 차이나진 않았다. 넉넉히 넣었다고 생각했는데 이정도 가격이면 굳
저번에 시켰던 Leicht가 하나도 안 매워서 Mittel로 시켰는데 이거도 하나도 안 맵다. 다음에는 Sehr scharf 도전해야겠다. 나같은 맵찔이가 Sehr Scharf라니… 이날 좋아하는 재료들로 잔뜩 넣어서 아주아주아주 만족스러웠다.
👍 추천: 고기, 포두부, Fish Tofu(어묵과 핫바 그 사이 식감), 숙주, 떡
👎 비추: 메추리알, 브로콜리, 연근
🤔 무난: 새우만두, 두부, 납작 당면, 각종 어묵류, 감자, 고구마, 청경채, 쌀국수
메추리알은 진짜 왜인지 모르겠는데 너무 비렸고 나머지 재료들은 무난 무난했다. 원래 두부는 엄청 좋아하는데 아시아마트에 파는 두부처럼 보들보들한 두부가 아니라 레베 두부 같이 조금 단단해서 다음엔 두부 대신 그냥 포두부를 많이 넣을 거다. 브로콜리도 좋아하는데 마라탕이랑은 좀 안 어울렸다. 연근도 마찬가지로 마라샹궈에 넣어 먹었을 때는 진짜 맛있었는데 국물요리라 소스가 없어서 생 연근만 먹는 느낌이라 별로였다.
사진 보니까 또 먹고 싶네… 아무튼 한국식 마라탕은 아니지만 비슷한 게 생겨서 좋다. 스파이시에 가면 무한리필이라서 항상 본전 뽑아야지 싶어 가지고 배 터질 때까지 먹는데 여기는 딱 적당량에 적당한 가격으로 먹고 나오니까 더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얼른 스파이시가 새로 다시 오픈해서 가보고 비교해보고 싶다.
🍜 세 번째 방문
내껀 아니고 친구가 그린 페퍼 어쩌구를 시켰길래 신기해서 찍어봤다. 맵기 단계는 조절 불가능하고 고추 3개가 그려져있던데 별로 안 매워보인다. 대만 친구였는데 완전 오리지널 맛이라면서 맛있다고 했다. 나도 다음엔 이걸로 시켜봐야지.
다른 친구는 시간이 없어서 포장을 했는데 이렇게 귀여운 통에 담아주더라. 절대 흐를 일 없는 안심 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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