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와서 구직하는 동안 시간이 많이 남아서 A1.1를 DeutschAkademie에서 배우다가 일을 시작한 뒤로 이어가지 않았다. 일을 하면서 독일어의 필요성을 느끼기도 했고 퇴근을 일찍하다보니 저녁 시간 수업에 가는 것도 무리가 없는듯해서 8월부터 다시 다녔다. A1.1를 배웠으니 다시 시작할 때는 A1.2부터 시작했다. 다른 학원은 한 레벨에 길게 2달정도 배우는 곳도 있다고 들었는데 DeutschAkademie는 A1.2와 같이 한 수업이 한 달이면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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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1부터 A2.2 까지 쭉 'Stella'라는 이름의 선생님과 함께 수업했다. Stella가 낮에는 춤 관련 아우스빌둥을 하고 저녁에 와서 수업을 하는거 보니 DeutschAkademie에 있는 선생님들이 독일어를 가르치는 것을 본업으로 하는 것 같진 않았다. Stella의 수업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A1.2 첫 수업을 들었을 때 이전 A1.1 때와 엄청 다른 수업 방식이라 놀랐는데 Stella의 방식이 더 좋았다. 그렇다고 이전 수업이 나쁜건 아니고 사소한 것들에 대해 Stella가 좀 더 수업을 진행해본 경험이 많아 보였다.
가장 좋았던 것은 A1.1 선생님은 '무조건' 독일어로만 이야기했다. 기초 중의 기초 수업임에도 불구하고 독일어로만 설명을 해서 못 알아들을 때가 많았는데 Stella는 독일어로 일단 설명을 한 뒤 못 알아들으면 영어로 다시 이야기했다. 독일어를 배우러 왔지만 아예 수업 자체를 이해하지 못 하면 소용없다. 그래서 영어로라도 보조 설명을 해주는게 훨씬 도움이 됐다. 이건 나중에 알았는데 Stella랑 수업을 하면서 문장 써오는 숙제를 내주고 칠판에 나가서 쓰는 것을 매 수업마다 진행했는데 알고보니 다른 반에서는 이런게 전혀 없고 선생님만 칠판을 쓴다고 했다. 우리는 다들 칠판에 자기가 만들어온 문장을 적고 다 같이 보면서 어디가 틀렸고 같이 체크했는데 이게 재미도 있고 숙제하면서 전날 배운 것들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 단계별 느낀점
A1.1 - A1.2 : 모든게 새로운 단계다. 하루하루 새로운 문법들을 배우니 머리가 터진다. 독어를 배우면서 항상 '이건 왜 이렇게..?' , '왜 굳이...?' 라는 의문이 수백번 들지만 선생님은 '이유는 없고 외워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선생님이 독일어로 해도 알아듣기 힘들고 대충 눈치로 알아듣고 집가서 다시 구글링하고 숙제하면서 곱씹어봐야 이해가 되고 겨우 따라갈 수 있는 정도다. 구글링하다 가끔 상충하는 내용을 봐도 뭐가 맞고 뭐가 틀린지 모른다. 이 단계는 구글링보다는 정확한 정보를 위해서 책이나 선생님, 독일인에게 질문하는게 좋다.
A2.1 : 선생님이 무슨 질문을 하는지는 대충 알아듣게 된다. 배우는 내용들이 새롭지는 않은데 정리가 잘 안되다보니 아직 말하려면 헷갈리고 단어로만 말하게 된다.이게 바로 애기들이 말을 배우면서 단어로만 말을 하는 단계구나 라는 걸 느낄 수 있다.
A2.2 : 배우는 것들이 이전 문법과 비슷한 것들이 많다. 배울 때 머리가 터지지는 않는데 외워야 하는 것들이 많다. 간단한 문장을 말할 수 있게 되고 선생님도 내가 독일어로 말하기를 기대한다. 독일인들이 이야기 할 때 대충 단어들을 가지고 무슨 이야기하는지 유추할 정도는 된다. 가게에서 주문은 할 수 있지만 그에 대해 독일어로 뭐라뭐라고 이야기하면 대답하기는 아직 어려운 수준이다. 항상 독일어로 뭔가를 이야기하면 독일인들은 내가 독일어를 할 줄 안다고 생각해서 엄청 빠르게 독일어로 이야기하는데 나는 그럼 다시 영어로 이야기하게 된다.
독일어 수업을 다시 시작했을 때 첫 달(A1.2)은 그나마 빨리 흘러갔다. 그런데 그 다음 달(A2.1)은 미치는 줄 알았다. 일 끝나면 안그래도 피곤한데 숙제하고 학원갔다 집에오면 벌써 10시다. 집에와서 기다리던 Arne가 해놓은 저녁먹고 좀 쉬면 이제 잘 시간이었다. Arne랑도 이야기했는데 어떤 일을 시작했을 때 끝이 있으면 '이것만 끝내면 된다.' 라는 생각으로 할 힘이 생긴다. 근데 독일어 배우는건 끝이 안 보인다. 한글로 글 적는 것도 어떻게 적어야할까 가끔 고민하는데 독일어는 아마도 평생 배워야 할 것 같다. 매일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살아도 끝이 없다는 생각에 두 번째 달은 조금 많이 우울했었다.
세번째 달(A2.2)을 시작했을 때는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했는데 그 이유가 A2.2까지만 하고 쉬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끝이 안 보이는 긴 여정인데 하루하루 스트레스 받으면서 하기 보다는 잠시 쉬고 새로운 마음으로 길게 하고 싶었다. 부담감이 적어서 그런지 숙제하는게 힘들긴 했지만 매일 가는게 그 전달만큼 힘겹진 않았다. A2.2쯤 되니까 선생님이 독일어로만 진행해도 80%정도는 알아듣게 되어서 더 스트레스를 덜받았다.
A 레벨을 끝내는데 총 4달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체감상 엄청 길게 느껴졌는데 4달이라니까 얼마 되지도 않는 것 같다. 4달간 수업을 들은 이후 가장 큰 변화를 꼽자면 이제 혼자 주문을 할 수 있고 독일인이랑 대충이라도 독어를 써가면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다는 거다. 4달 전 여름에는 주문은 커녕 메뉴판도 못 읽었던게 아직도 기억난다. Stella가 A 레벨 수업을 끝낼 때 자기는 B 레벨은 안 한다며 이야기 해준게 B 레벨로 가도 이제 더 이상 새로운 문법들을 배우진 않을거라고 했다. 그 대신 써야할 어휘들이 엄청나게 많아질테니 어휘를 많이 공부하라고 했다. 오늘도 독일인처럼 이야기할 날을 기약하며 부지런이 독일어 공부해야겠다고 다짐한다.
함부르크 독일 어학원 DeutschAkademie 홈페이지 👇
https://www.deutschakademie.de/hamburg-german-cou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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