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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 사는

독일 쇼핑 :: 가성비 최고 원목 식탁 (Esstische aus Massivholz)

by Hyedy 2020. 6. 11.

이전 집에서는 침실과 거실 방이 두 개뿐이라 침실에 책상을 놔뒀어야 했다. 그래서 침대를 놓고 남는 자리에 맞춰서 적당한 사이즈의 책상을 골랐다. 막상 책상을 써보니 예쁘긴 하지만 여러 가지 작업을 하기에는 좀 작은 감이 있었다. 새 집으로 이사 오면서 작업실이 생겨 이참에 큰 책상을 사고 싶어서 찾아봤다.

 

찾아보니 큰 책상들은 엄청 비쌌다. 나는 크기만 크고 디자인만 깔끔되는데. 보통 식탁은 크게 나오니까 큰 식탁을 사서 책상으로 쓰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어 찾아봤다. 결과는 책상보다 식탁에서 내가 원하는 사이즈를 찾기가 훨씬 쉬웠다. 

 

내가 원하는 사이즈는 최소 160x80이었다. 노트북을 놓고 그 앞에 책을 놓거나 다른 걸 놓고 작업할 일이 많아서 책상 너비보다도 깊이가 중요했다. 쓰던 책상은 60으로 노트북과 책 한 권을 놓으면 가득 찬다. 그래서 최소 깊이가 80은 되어야 했다. 이런 조건의 원목 식탁을 찾으니 가격은 저렴해도 최소 300대였다. 그러다 우연히 한 번도 보지 못 한 사이트에서 200유로대의 원목 식탁을 찾았다.

 

 

이미지 클릭 시 해당 제품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miamoebel 

 

작년에 이사하고 올해 이사해서 수 많은 가구 사이트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이트는 전혀 본 적이 없었다. 크기도 크고 Massivholz(원목)인데 200유로 대에 배송비도 없다고..? 이 사이트 자체가 사기가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의 가격이다. 의심스러워서 찾아보니 신용카드 결제, 페이팔 결제도 다 되고 SNS도 활발하게 하고 있어서 의심은 좀 수그러들었다. 최악의 경우 사기라고 하더라도 페이팔로 결제하면 쉽게 환불받을 수 있으니 여기서 주문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사 이후 집 정리가 좀 되면 사야지하고 놔뒀는데 며칠 후 다시 들어가보니 바로 배송 가능했던 제품이 KW44부터 배송 가능하다고 적혀있었다. 이게 무슨 청천벽력같은 소리야.. KW44는 Kalenderwoche 44로 2020년의 44주를 말한다. 그러니까 2020년 10월 26일부터 배송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책상이 마음에 들지만 그렇다고 10월까지 기다릴 순 없어 이 사이트에 다른 식탁은 없는지 찾아봤다.

 

 

사진 클릭 시 해당 제품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miamoebel 

 

비슷한 디자인에 동일한 가격의 식탁을 하나 발견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색이 좀 어둡다는 것이다. 이 제품도 큰 사이즈를 선택한다 해도 200유로대로 굉장히 저렴하다. 색깔은 아쉽지만 전반적으로 괜찮고 배송도 바로 가능해서 주문하기로 결정했다. 크기는 클수록 작업할 공간이 늘어나니 제일 큰 사이즈인 200x100으로 사고 싶었다. 

 

 

👩🏻 : 나 책상이 너무 작아서 새 거 사고 싶어. 큰 걸로!!! 이거 괜찮더라고 식탁인데 사서 책상으로 쓰려고.

👱🏻‍♂️ : ?!?!?! 안돼 너무 식탁 같이 생겼잖아. 책상은 책상을 사야지. 

👩🏻 : ????? 어차피 그냥 비슷하게 생겼는데 누가 신경 쓴다고. 그냥 난 크기만 크면 된다고. 근데 큰 책상은 너무 비싸잖아. 

👱🏻‍♂️ : 이건 너무 식탁같다니까?! 사람들이 오면 식탁을 책상으로 쓴다고 이상하게 생각할 거 아녀

👩🏻 : 아 누가 신경쓴다고. 그리고 뭐 그게 어때서. 너는 너무 사람들 시선을 신경 써

👱🏻‍♂️ : 😡 그러면 우리 새 식탁도 필요하니까 일단 이걸 식탁으로 사자. 내가 큰 책상은 찾아볼게

👩🏻 : 하...(피곤).. 큰 책상은 비싸다니까.. 책상에 그만큼 돈 쓰기 싫은데

 

 

Arne가 여러 책상을 찾아서 보여줬지만 크기도 안 맞고 디자인도 별로고 마음에 안 들었다. 독일에는 한국만큼 심플하고 예쁜 가구들이 없는 듯하다. 조잡스러운 게 많아 깔끔한 가구를 찾기가 어렵다. 우리가 가구를 살 때는 한 가지 룰이 있다. 가구를 누가 사든 둘 다 마음에 들어야 하고 한 명이라도 NO라고 했을 땐 NO다. 그래서 내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책상도!!! 자기는 잘 쓰지도 않으면서!!!!! 내 마음대로 살 수가 없었다!!!!! 이렇게 서로 의견이 안 맞아 어색한 시간을 보내다가.. Arne가 그나마 깔끔하고 적당한 가격의 책상을 찾아서 겨우 합의를 봤다.

 

원래 엄청나게 큰 200x100 사이즈로 사고 싶었지만 이것도 Arne가 너무 크다며 180x90으로 사자고 했다. 뭐 책상으로 쓸 거였으면 큰 걸 샀겠지만 이제 식탁이니까 나도 그냥 오케이하고 구매 완료! 

 

 

 

식탁은 홈페이지에 적힌 것처럼 며칠 뒤에 바로 배송이 되었다. 식탁이 배송됐다며 밑으로 내려간 Arne가 갑자기 내려오라며 전화를 했다. 가보니 어이없다는 표정의 Arne와 거대한 식탁 이렇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Arne에게 이게 무슨 상황이냐고 하니 택배 기사가 그냥 놓고 갔다고 원래는 건물 안까지도 안 옮겨주는데 옮겨준 거라고 했다. 주문할 때 확인을 못 했는데 집 안까지 배송이 아니라 건물 앞까지 배송이었나 보다. 

 

 

 

원목 식탁답게 너무 무거워서 우리는 분해해서 옮기기로 했다. 다리 네 개를 우선 먼저 옮겼는데 다리가 꽤 무거워서 분리하길 잘했다. 

 

 

 

포장도 벗겨서 옮겼는데 식탁을 옮기고 보니 사이즈가 딱 적당했다. 180x90을 샀는데 200x100을 샀으면 너무 컸을 것 같다. 

 

 

 

 

눕혀서 다리도 조립해준다. 

 

 

식탁 조립 완성! 나무 색이 좀 어둡긴 하지만 다른 가구들이랑 잘 어울리고 마감도 잘 되어있어서 이 원목 식탁이 200유로 초반대라곤 믿기지가 않았다. 

 

 

 

책상도 같이 주문했는데 아직 안 와서 식탁에서 일할 때 찍었다. 위의 사진들에서는 조금 뿌옇게 나왔는데 이 이미지가 실제 제품이랑 가장 가깝다. 사기이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200유로대 가성비 최고 원목 식탁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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