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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 사는

독일 생활 :: 독일 사람들이 매일 가지고 다니는 물건들

by Hyedy 2020. 7. 3.

독일에 산 지 이제 겨우 2년밖에 안 됐는데 이제 독일 살이가 익숙해진 건지 독일이 한국과 뭐가 다르냐고 물어보면 막상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한국에 비해 독일이 좀 더 여유롭다는 것. 두 번째로는 새로운 것을 잘 받아들이는 한국과 달리 독일은 기술을 잘 믿지 못하고 아날로그를 선호한다는 것. 이와 같은 전반적인 문화 외에도 소소하게 한국과 다른 독일 사람들의 가방 속 물건들을 발견했다. 

 

 

 

|   각종 큰 물병

 

Gerolsteiner Medium 6x1,5l ©Rewe

몇 년 전 처음으로 유럽 여행을 하면서 베를린의 한 미술관에 들어가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을 때다. 한여름이라 엄청 더웠다. 줄도 엄청 길어서 계속 기다리고 있는데 옆의 한 커플이 목이 마른 지 가방에서 물을 꺼냈다. 그런데 그들이 꺼낸 건 작은 생수통이 아닌 1.5L짜리 큰 생수통이었다. 한국에서는 물을 잘 들고 다니지도 않았고 들고 다녀봤자 500ml짜리여서 이 모습이 꽤나 기억에 남았다. 이때는 저 커플이 물을 많이 마셔서 저렇게 큰 걸 들고 다니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교환 학생을 와보니 거의 모든 학생들이 저만한 물병을 가방에 넣어 다니면서 마시고 있었다. 무겁지도 않나? 1.5L면 무거울 만도 한데 여자 남자 할 것 없이 죄다 큰 물통을 들고 다녔다. 한국에서는 어딜 가도 물을 쉽게 구할 수 있어서 커피를 들고 다니면 들고 다녔지 물을 들고 다닌 기억은 없다. 식당에 가도 물은 기본으로 나오고 시설에 들어가면 정수기가 대부분 비치되어있는 한국과 달리 독일은 식당에 가더라도 물을 돈 주고 사 먹어야 한다. 공짜로 물을 마실 수 있는 경우가 거의 없다 보니 큰 걸 들고 다니게 된 게 아닐까 혼자 추측해본다 🤔 

 

 

 

좌 ©Club-Mate, 우 ©Soulbottles 

이런 유리병도 많이 들고 다닌다. 깨질까 봐 겁나기도 하고 무거워서 나는 절대 안 들고 다니는데 교환 학생 때 매번 Club-Mate만 먹는 친구가 있었다. 오른쪽의 유리병은 요즘 많이 보이는 Soulbottles다. 회사에서도 사람들이 개인 물병으로 쓰는 걸 몇 번 봤다. 씻을 때 불편하지도 않은지 Soulbottles가 아니더라도 저런 식으로 입구가 좁은 병을 많이 들고 다닌다. 한날은 밖에서 친구들과 모여서 놀고 있는데 어느 한 친구가 자기가 허니 와인을 만들어왔다면서 저런 식으로 생긴 1L짜리 유리병을 꺼냈다. 실내에서 만나는 것도 아니고 하루 종일 돌아다녔는데 이 무거운 걸 들고 오다니! 좀 놀랐지만 그 날 마신 허니 와인은 정말 맛있었다. 

 

 

 

|   장바구니

좌 Faltbare Einkaufstasche aus Polyester ©VKF Renzel, 우 Einkaufstasche ©Aldi

많은 독일인들이 환경을 생각하기 때문에 마트나 상점에서 플라스틱 봉투를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보질 못 했다. 대부분 가방에 개인 장바구니를 하나씩 들고 다니며 쇼핑을 할 땐 가져온 장바구니에 담는다. 제일 많이 쓰이는 가방은 왼쪽에 있는 사진처럼 플라스틱 가방인데 접으면 조그만 주머니에 넣을 수 있어 자리 차지하지도 않고 가벼워서 좋다. 저렴한 가격에 심플한 디자인을 원하면 Rossmann이나 Budni에서 살 수 있고 조금 더 비싸지만 귀여운 패턴이 들어간 장바구니는 Butler 같은 곳에서도 살 수 있다. 한국에서는 별생각 없이 어딜 가나 봉투에 담아달라고 했지만 여기서는 나도 장바구니를 항상 들고 다니는데 불필요한 쓰레기도 안 생기고 좋다. 

 

오른쪽 가방은 Aldi라고 적혀있는 것처럼 마트에서 살 수 있는 가방이다. 마트에도 장바구니를 비치해놓는데 비닐, 종이, 천 이렇게 세 가지 종류의 가방을 놓는다. 비닐로 된 봉투가 제일 저렴하지만 환경을 생각해서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종이봉투 혹은 천으로 된 에코백 등을 구매한다. 

 

슈퍼 갈 때 매번 위에 사진들에 있는 장바구니들을 썼는데 Arne가 너무 못생겼다며 불평하다가 새로 산 장바구니. 라탄인가? 장바구니 치고 너무 예쁘다. 

 

 

 

|   손소독제

©VKF Renzel

이건 가방 속은 아니지만 가방 겉에 매달고 다닌다. 손소독제를 묻히고도 주섬주섬 넣을 필요 없다니 처음에 보고 대박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있기 전에도 종종 봤는데 이제는 더 자주 볼 수 있지 않을까. 

 

 

분명히 더 있을 것 같은데 지금은 이 세 가지밖에 생각이 안 난다. 나중에 떠오르면 추가해야지. 이와 반대로 잘 가지고 다니지 않는 건 딱 하나 생각나는데 바로 우산이다. 한국에서는 비가 조금만 내려도 다들 우산을 쓰고다니는데 여기선 비가 억수같이 내려도 우비만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이 많다. 특히 비가 조금밖에 안 올 때는 거의 안 쓰고 다녀서 우산 쓰면 나만 유난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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