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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 디자이너

독일 회사 생활 :: 드디어 퇴사 🎉🍸

by Hyedy 2021. 7. 7.

노티스 기간이 세 달이라서 퇴사 통보를 하고도 세 달 동안 더 일해야 했다. 그만둔다고 말하고 세 달을 어떻게 더 일하냐 싶었는데 또 막상 하다 보니까 시간이 금방 갔다. 7월이라 다들 휴가도 가고 사람도 별로 없고 재택근무라서 막 뭐를 하기보다는 조용히 퇴사하고 싶었다. 시간 맞는 사람들끼리 밥도 먹고 안 되면 화상으로 마지막 인사도 하면서 퇴사 준비를 했다. 저번 주에는 리드 디자이너가 휴가 가기 전에 밥을 먹자고 해서 같이 먹었는데 이렇게 또 깜짝 선물을 준비했더라. 

 

모야모야 완전 감동..❤️ 카드와 함께 선물은 서울 1988 굿샤인!! 내가 친구랑 여기 간다고 말했던걸 기억해놨나 보다. 이케아나 아마존 기프트카드보다 좀 더 나한테 맞는 걸 주고 싶었다고 하는데 너무 감동했다. 대부분 나랑 일했던 사람인데 한 두 번 밖에 일 하지 않았던 사람도 같이 선물을 준비해줘서 조금 놀랐다. 이날 점심도 맛있게 먹고 깜짝 선물에 기분도 너무 좋았다. 

 

 

👩🏻: 선물 너무 고마워. 감동이다. 근데 다들 재택근무인데 어떻게 카드 다 적은거야? 혹시.....?

👩🏼‍🦱: 응..내가 다 적은 거야;;;

👩🏻: ㅋㅋㅋㅋㅋㅋㅋㅋㅋ펜도 바꿔가면서 필기체 바꾸면서 네가 다 적은 거야????ㅋㅋㅋㅋㅋㅋ

👩🏼‍🦱: 응..ㅎㅎㅋㅋㅋㅎㅎ

 

이렇게 귀여울 수가~~ 이 날을 마지막으로 리드 디자이너는 휴가를 떠났다. 이 날 너무 재밌어서 우리가 왜 진작 따로 안 만났는지 모르겠다면서 휴가 다녀와서 또 보기로 했다. 이후에 나는 퇴사까지 며칠이 또 남아서 일을 해야 했는데 다들 휴가 가서 일도 별로 없었지만 근무를 하긴 했다. 크게 할 일은 없었고 마지막 날에 기기 가지러 오는 일정도 잡고 굿바이 메일을 준비했다. 

 

굿바이 메일은 상투적인 문구를 쓰기보다는 정말 솔직하게 썼다. 마음에도 없는 말을 쓰면 받는 사람들도 다 눈치를 챌 거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말들만 썼다. 몇몇은 답장도 보내줬는데 별 거 아니지만 기분이 좋았다. 

 

👤: I wish you all the best in your future plans! It was always nice working with you. You were the calmest person in the office and you always had a smile on your face 😄

 

calmest person이라ㅎㅎ calm이라는 단어는 신기하게도 내가 동료들에게 피드백을 받을 때마다 항상 들어있는 단어다. 그렇게 열 받는 일이 없기도 하고 뭔 일이 있어도 어차피 해야 하는 거니까 그냥 하는데 그래서 그런 건지. 이후에 모니터랑 쓰던 노트북도 반납하고 정말로 퇴사를 했다. 서류상으로는 7월 말까지 근무지만 남아있는 휴가를 써서 지금 퇴사한 거나 마찬가지다. 드디어 자유~~!!!!! 

 

 

퇴사 기념으로 칵테일도 한 잔 했다. 달달한 걸 좋아한다고 하니까 맛있는 게 있대서 추천해주는 걸 마셨다. 추천해주는 게 뭔지 모르고 시켰더니 칵테일 두 잔에 27유로 나왔다~~!!!! 팁까지 주면 거의 30유로!! 후덜덜 칵테일은 크리미하고 맛있긴 한데.. 알코올이 확 느껴져서 한 잔을 다 마시니 뇌가 머리 안에서 춤추고 있는 느낌이었다. 한 잔 마시고는 배고파서 햄버거를 먹었는데 좋은 날이라 그런 건지 배가 고파서 그런건지 햄버거가 너무 맛있었다. 먹느라 정신없어서 사진을 못 찍어서 포스팅은 못 한다. 

 

드디어 퇴사도 했고 이제 남은 7월을 한 번 알차게 보내봐야겠다 🙌 다시 일 시작하기 전까지 부지런히 돌아다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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