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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 사는

독일 쇼핑 :: 크리스마스 선물로 산 몽블랑 펜 🖊

by Hyedy 2021. 12. 9.

오랜만에 가는 한국이라 엄마, 아빠 선물을 사 가고 싶었는데 뭐사갈지 고민이었다. 그러다 예전에 아빠가 함부르크 놀러 왔을 때 면세점에 지나가면서 몽블랑 펜을 갖고 싶다고 한 게 생각이 났다. 매장에 들러서 한 번 보더니 에이 펜 비싼 거 사서 뭐하냐며 나왔는데 그래도 속마음은 왠지 갖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그런 거 있지 않나 내 돈 주고 사긴 아까운데 누가 주면 아주 잘 쓸만한 것들. 그래서 아빠를 위해서 몽블랑 펜을 선물해주기로 했다.

 

몽블랑 홈페이지에 가니까 엄청 종류가 많았는데 그중에 심플하면서도 내가 선물할 수 있는 가격대(?)인 펜을 하나 발견했다. 크기에 따라 가격이 다른데 큰 거는 30유로 더 비싸다. 사진으로 보면 Classique은 너무 작아 보이는데 얼마나 작은지 가늠이 안돼서 매장에 가서 보고 결정해야겠다 싶었다. 몽블랑 매장은 회사 근처에 있어서 맨날 출근하면서 봐왔던 터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들어가면 가방이랑 이것저것 뭐가 굉장히 많다. 

 

 

어슬렁 거리면서 구경 좀 하다가 홈페이지에서 봤던 펜을 찾았다. 

 

 

직원이 오길래 아빠한테 선물하고 싶다고 이미 온라인에서 이 펜을 봤는데 크기를 좀 보고 싶다고 하니 꺼내 줬다. 실제로 봤을 때 작은 게 우리가 생각하는 기본 펜 크기였고 큰 버전은 엄청 크고 좀 무거웠다. 사이즈가 고민돼서 해야 할지 물어보니 손 크기에 따라 정하면 된다고 했다. 나는 손이 꽤 큰 편인데도 작은 게 편해서 작은 걸로 가기로 했다. 

 

나중에 사고 나서 혹시나 작은 게 여자들이 많이 쓰고 큰 게 남자가 많이 쓰는 건가 해서 물어보니 딱히 그런 건 아니고 동양인들은 대부분 작은걸 쓴다고 했다 😅

 

요렇게 뚜껑에 각인도 새길 수 있는데 매장에는 온라인에서 못 보던 필기체 하나가 더 있었다. 이게 제일 예뻐서 이거 뭐냐고 하니까 실제 서명을 각인한 거라고 했다. 이것도 보통은 가능한데 시간이 더 오래 걸려서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기한을 맞추기가 어렵다더라. 그래서 그나마 예쁜 폰트로 각인도 해달라고 하고 주문을 해놨다. 주문하면서 몽블랑 잉크펜으로 정보를 적었는데 푸른색 잉크가 너무 예쁘더라. 모든 걸 디지털로 기록하려고 하기 때문에 펜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데 이때는 진짜 혹했다. 저렴이 만년필로 한 번 알아볼까..

 

직원은 정말 친절했는데 아빠 선물로 사려고 한다니까 몽블랑이 함부르크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는 걸 꼭 알려주라고 했다. 몽블랑 엽서도 여러 개 주고 이런저런 얘기를 했는데 신기하게도 몽블랑에서 꽤 오래 일하던 전 직원이 지금 우리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다. 심지어 나도 아는 사람! 역시 좁은 함부르크 세상!

 

2주 뒤 주문한 펜을 가지러 가니 요렇게 예쁘게 포장도 해줬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긴 했지만 기다릴 수 없어서 한국에 도착한 그날 바로 아빠에게 선물을 드렸다. 내가 선물을 가지고 왔다고 하니까 시큰둥하더니 막상 선물을 열어보고는 아주 미소가 가시질 않더라. 큰 지출이었지만 독일에 있는 동안 딱히 생일 선물도 안 챙기고 했으니 겸사겸사 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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