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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 이야기

오랜만에 한국에서 보내는 연말 🇰🇷

by Hyedy 2021. 12. 30.

잠잠해지는 것 같던 코로나가 겨울이 되자 다시 심해졌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너무 그리운 나머지 자가격리 10일까지 감수하면서 한국에 왔다. 자가격리 기간에는 재택근무를 했는데 8시간 시차 때문에 살짝 힘들기도 했지만 여유로운 낮을 보내고 저녁에 가족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꽤 할 만 해서 한국에 와서 리모트로 일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자가격리 기간에도 맛있는 음식들을 먹으며 너무 행복했는데 자가격리가 끝나고 해방이 되자 이렇게 행복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더 행복해졌다.

오랜만에 한국에 오길 너무 잘했다. 매일 점심쯤 밥 먹었냐며 안 먹었으면 같이 먹자는 아빠의 전화도 너무 좋고 여동생과 같이 저녁 먹고 드라마 보고 이야기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도 너무 좋다. 일을 안 하고 놀기만 해서 그런가?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한데 그만큼 시간도 너무 빨리 흘러간다. 초반에는 아무 생각 없이 즐겁기만 했는데 이제 독일에 돌아갈 때가 다가와서 독일 현실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면서 벌써부터 우울해진다. 함부르크의 우울한 겨울도 생각나고 휴가 내내 잊고 있던 회사 생활 고민도 다시금 떠오른다. 놀고 먹던 즐거운 휴가가 끝나면서 드는 자연스러운 감정인지 독일보다 한국에서 지내는게 더 행복하다고 생각해서 그런건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이래놓고 막상 독일가면 가족과 함께 하는 행복은 없더라도 독일에는 다른 행복이 있으니까 또 잘 지낼 걸 안다.

한국에 와서 먹을 음식, 살 물건들, 만날 사람들 등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 놓았는데 매일 맛있는거 먹고 놀고 하다 보니 이제 거의 모든 항목에 체크가 되었다. 산 물건들의 한 80%는 베이킹 용품이다. 오자마자 한 번 주문을 했는데 잊고 있던게 생각나 오늘 또 주문을 했다. 독일은 베이킹 용품들이 죄다 비싸기도 하고 한국만큼 아기자기한 맛이 없어서 한국에 오기만 벼르고 있었는데 이번에 와서 잔뜩 샀다. 나머지 20%는 옷이랑 선물이다. 쇼핑한 물건들로 가득찬 캐리어를 보면서 독일로 돌아갈 날이 다가온게 실감이 난다. 올해 한국에서 보낸 이 시간들이 너무 좋아 내년 연말에도 다시 한국에 올 계획을 하고 있다. 바리바리 싸들고 가는 이 물건들이 1년동안 독일에서 날 행복하게 만들어주길 바라며…내년에는 더 행복하게 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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