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일에서 / 사는

독일 생활 :: 전형적인 독일 결혼식에 초대받다 👰🏻‍♀️🤵🏻‍♂️

by Hyedy 2022. 11. 23.


사실 결혼식에 다녀온지는 좀 됐지만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야 글을 올린다. Arne의 사촌이 결혼을 해서 몇 번 만난 적 있는 나도 같이 다녀왔다. 몇 년 전 크리스마스 때 여자 친구가 생겼다면서 데려와 같이 밥을 먹었는데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서 결혼이라니 신기하다. 결혼할 사람은 만나면 감이 온다던데 진짜인가. 처음 가보는 독일 결혼식이라서 궁금했는데 Arne가 아주 전형적인 독일 결혼식이 될 거라면서 기대하라고 했다.



결혼식의 시작은 신부 집 마당 야외에서 술을 먹는걸로 시작된다. 공식적인 시작은 아니고 그냥 하나둘씩 와서 술마시면서 이야기하고 논다. 나는 여기서 결혼식을 하는건가 의아했는데 알고 보니 신부는 집 안에서 준비중이고 준비가 끝나면 교회로 이동하는 거였다. 독일인들은 다들 맥주를 마시고 있었지만 나는 대낮부터 얼굴이 빨게질까봐 샴페인 한 잔만 마셨다 😞 독일 하객룩은 남자는 정장, 여자는 드레스를 입는데 연주회 드레스 같은 긴 드레스도 많이 입더라. 이날 드레스코드가 블루였나 싶을정도로 푸른색 계열의 옷을 입은 사람들이 많았다.

마차가 몇 번 지나가길래 ‘시골은 시골이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미리 준비한 마차였다 😂 그렇게 시골은 아니었구나. 집앞에 서있으면 신랑과 신부가 나와서 마차에 탄다.





신랑 신부가 마차에 앉아있으면 나머지 사람들이 나와가지고 이렇게 길에 선다. 첨에 어떻게 어떻게 서라고 우왕자왕해서 몇 번이나 자리를 옮겼는지 모른다 😂 남녀 나눠서 서고 신랑 신부와 가까운 사람들일수록 앞쪽에 선다. 그래서 나도 꽤 앞쪽에 섰다. 다들 준비되면 신부 신랑이 탄 마차가 출발을 하고 사람들이 그 뒤를 따라 걸어간다.





길에 선 사람들이 우루루 다 걸어가는게 아니라 신랑 신부와 가까운 순으로 하나 둘씩 길로 걸어나간다.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났다. 본격적인 결혼식 시작도 전인데 되게 하는게 많아서 신기하고 재밌었다.




결혼식을 하는 성당에 도착하면 신랑 신부는 대기하고 사람들이 또 서서 길을 만들어준다. 이때 수동으로 비눗방울도 불면서 신랑 신부들을 맞이했다.




결혼식이 진행됐던 작은 성당인데 결혼식 할 때 당시엔 사진 못 찍고 이렇게 다 끝나고 나갈 때 한 장 찍었다. 따로 식장이 있거나 한게 아니라서 저기 보이는 하트 장식품 같은 것도 다 신부, 신랑 부모님이 준비했다. 나보고 너무 귀엽지 않냐고 자랑을 🤣



웨딩 세레모니가 끝나면 또 마차를 타고 가는데 이때는 그냥 이동하는게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있는 함 문화처럼 전통 의식 같은건데 마차가 못 지나가게 동네 사람들이 저 끈을 들고 있다. 그러면 돈이었나 뭔가를 그 사람에게 주면 끈을 끊는다. 그렇게 다음 끈으로 이동하면서 반복한다.




식이 끝나고 뒤풀이 장소로 이동했다. 식당이 따로 있는 건 아니고 신랑의 회사 공장을 잠시 개조해서 식당을 만들었다.





예전에 공장에 불려가 일을 한 번 도와준적이 있어가지고 어떻게 생긴지 알아서 공장에서 뒤풀이를 한다고 했을 때 ‘엥?? 거기서??’ 싶었는데 너무 잘해놨다. 이걸 어떻게 다 직접 준비했지 😦 너무 예뻤다.




본격적인 식사 전에 음료를 마실 수 있는데 무조건 Lillet!!! 너 무 조 아 ❤️ 달달하면서 살짝 씁쓸한 맛이 나는 칵테일인데 내 최애 칵테일이다. 이번에 한국 갈 때도 한 병 사갈까 생각중이다. Lillet Wildberry랑 Aperol이랑 번갈아가면서 마셨다 😆




구석에 있는 스낵 코너. 저녁 먹기 까지 시간이 좀 걸려서 시작 전에 여기서 이것저것 많이 먹었다 😂





드디어 마차를 타고 갔던 신랑 신부가 돌아오고 다 같이 사진을 찍는다고 야외로 모였다. 무슨 거대한 계단 같은 곳에 올라가서 다 같이 찍었다.




사진을 찍고나서 본격적인 뒤풀이가 시작됐다. 전형적인 독일 결혼 음식들이 나온다길래 잔뜩 기대했다 😏



테이블 바로 앞에 이렇게 라이브 밴드도 있었다. 신기 😃 자리는 지정석이었는데 사촌들끼리 다 모아놨더라. 나이도 다 비슷비슷해서 이야기도 하고 그랬다.




이날의 메뉴! 메인 메뉴가 2개였는데 하나는 소고기 다른건 닭고기였다. 우리 테이블에 앉아있던 사진 작가가 채식주의자라서 감자만 먹더라…😂




전식으로 나온 미트볼, 아스파라거스 계란국. 이게 웬 요상한 국인가싶겠지만 이게 바로 독일 결혼식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음식이다. 한국 결혼식에서 국수 먹는 거랑 비슷한거 아닐까. 한국도 이제 국수는 그냥 상징적인 거고 실제로 다른 음식들도 많은 것처럼 독일 비슷한데 이 결혼식은 정말 딱 옛날 스타일대로 하는 거라서 이 음식이 나왔다고 한다. 너무 배고파서 한 번 더 리필해먹었다;;



드디어 나온 다음 음식! 그래봤자 독일이니까 별 기대를 안 했는데 의외로 소스까지 맛있었다.




소스가 사이드로 나온 파스타랑 잘 어울렸다.




요렇게 각자 접시에 조금씩 담아 먹는다.




식사가 다 끝나면 테이블을 살짝 치우고 댄스 타임 시작이다 🪩 첫 춤은 신랑 신부가 추고 나중에는 다 같이 나와서 춤춘다. 남녀노소 가릴 거 없이 다 같이 즐겁게 춤추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한국에서도 이렇게 하나? 댄스 스포츠처럼 각을 잡고 추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 막춤을 추는 사람들도 많았다 😂




분위기가 무르익고 자정 쯤 케이크를 잘랐다. 별 기대 안 했는데 케이크카 초코 시트에 무슨 카라멜 같은게 들어가 있어서 엄청 맛있었다. 더 먹고 싶었지만 이날 하루종일 먹기만 해서 많이 못 먹었다. 자정이 되니까 야식 타임이라면서 또 커리 부어스트랑 아침에 먹는 빵, 연어, 샐러드 같은 거를 먹으라고 준비해놨더라. 커리 부어스트 한 입 했지만 너무 맛없어서 훈제 연어만 조금 먹었다. 낮부터 시작해서 아침까지 계속되는 결혼식 파티🍻 회사 사람, 아는 사람 다 초대하는 한국과 다르게 독일에서는 진짜 딱 친척과 친구들만 부른다. 그래서 그런지 퀄리티도 너무 좋고 재밌게 놀았던 독일 결혼식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