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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보고

넷플릭스 :: 결혼 이야기 (Marriage Story, 2019)

by Hyedy 2019. 12. 17.

요즘 날이 어두워서 마땅히 나가서 뭘 하고 싶지도 않고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낸다. 어제도 저녁을 먹었는데도 아직 잘 시간까지 한참 남아서 결혼 이야기 (Marriage Story, 2019)를 봤다. 

우리 둘 다 잔잔한 영화를 좋아하지 않아서 Arne한테 이거 진짜 보고 싶냐고 몇 번이나 다시 물어봤지만 본다고 우겨서 같이 봤다. 아니나 다를까 좀 보더니 Arne는 지루해 죽겠다며 휴대폰을 하면서 대충 보고 있었다.  

니콜이 변호사를 만나서 왜 이혼을 결심하게 됐는지에 대해 말하는 장면이 있다. 니콜은 찰리를 사랑했고 찰리와 아들을 위해서 자기가 살고 싶었던 LA를 떠나 찰리가 일하고 있는 뉴욕에서 살게 된다. 계속해서 LA에 가고 싶다고 했지만 찰리는 별생각 없이 알았어라고 말하고 절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찰리는 결혼 생활 내내 그런 식이었는 듯하다. LA에 살고 싶어 하는 것, 배우가 아닌 감독을 해보는 것 이처럼 니콜도 하고 싶은 것들이 있고 계속해서 말해왔지만 결코 귀담아듣지 않고 찰리는 자신이 원하는 것만 신경 쓴다. 결국 찰리는 상도 받고 감독으로서 잘 나가지만 니콜은 그런 결혼 생활에 질려 이혼을 결심하게 된다. 

 

 

 

결혼 이야기 (Marriage Story, 2019)


이 장면에서 Arne가 니콜이 잘나가는 찰리를 질투해서 그런 거라고 했다. 이게 과연 질투일까.. 단순한 질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찰리는 아내 니콜이든 사랑하는 아들이든 누구랑 있어도 자기 자신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결국 원하는 대로 상도 받고 잘 나가게 된 거겠지. 니콜은 그렇게 할 줄 몰라서 찰리가 원하는 대로 맞춰줬던 게 아니다. 니콜도 원하는 것들이 있지만 가족들을 위해 희생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니콜도 깨달은 거다. 자기만 계속해서 양보를 하고 있고 찰리는 그렇지 않다는 걸. 여기서 니콜이 느낀 감정은 단순한 질투가 아니라 억울하기도 하고 찰리가 부럽기도 하고 복합적인 감정일 것이다. 

둘은 결국 이혼을 하게 된다. 이후 니콜은 예전부터 살고 싶었던 LA에서 전부터 하고싶다고 계속 말해왔던 감독으로서 잘 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찰리는 이혼 후 깨달은 게 있는지 아들을 위해서 그렇게 싫다던 LA에 온다. 이혼 후 승승장구하는 니콜을 보며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자신의 소망을 묻어두고 남편 때문에, 가족 때문의 희생하면서 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까지도 결혼을 한 후에 아이가 생기거나 하면 일을 그만두는 쪽은 대부분 아내이니까. 

찰리가 결혼 생활 중간에 니콜의 말을 들어 LA에서 할 수 있는 일자리 제의를 수락했다면 둘은 좀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니콜이 좀 더 이기적이었고 찰리가 좀 더 양보하는 성격이었다면 잘 살고 있었을지도. 예전엔 죽고 못 살아서 결혼을 했을텐데 바람피우고 진흙탕 싸움을 벌이며 끝나니까 이런게 현실인가하고 씁쓸해진다. 결혼해서 알콩달콩 오래 사는 부부들 정말 대단하다. 

 

 

🎥 넷플릭스 :: 결혼 이야기 (Marriage Story, 2019)

 

Marriage Story | Netflix Official Site

Academy Award-nominated filmmaker Noah Baumbach directs this incisive and compassionate look at a marriage coming apart and a family staying together.

www.netfli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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