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 이야기16 오랜만에 한국에서 보내는 연말 🇰🇷 잠잠해지는 것 같던 코로나가 겨울이 되자 다시 심해졌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너무 그리운 나머지 자가격리 10일까지 감수하면서 한국에 왔다. 자가격리 기간에는 재택근무를 했는데 8시간 시차 때문에 살짝 힘들기도 했지만 여유로운 낮을 보내고 저녁에 가족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꽤 할 만 해서 한국에 와서 리모트로 일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자가격리 기간에도 맛있는 음식들을 먹으며 너무 행복했는데 자가격리가 끝나고 해방이 되자 이렇게 행복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더 행복해졌다. 오랜만에 한국에 오길 너무 잘했다. 매일 점심쯤 밥 먹었냐며 안 먹었으면 같이 먹자는 아빠의 전화도 너무 좋고 여동생과 같이 저녁 먹고 드라마 보고 이야기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도 너무 좋다. 일을 안 하고 놀기만 해서 그런가? 하.. 2021. 12. 30. 독일에서 보내는 여유로운 주말 🍦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는데 어쩌다 보니 주말을 보내는 루틴이 생겼다. 예전에는 주말을 어떻게 보냈는지 딱히 기억이 나지 않는데 요즘은 생산적이면서도 여유로운 주말을 보내고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일단 주중 저녁을 간단히 먹기 때문에 주말이 오기 며칠 전부터 주말에 뭘 먹을지 이야기한다. 시간이 많은 주말인 만큼 주중에 먹을 수 있는 간단한 요리는 절대 안 된다. 주말 메뉴는 항상 특별해야 한다. 이번 주말은 토요일엔 만두를 만들고 일요일에는 Barbacoa를 먹기로 했다. Barbacoa는 Pulled pork처럼 타코에 넣어먹던 요리인데 밥이랑 먹어도 맛있을 것 같아서 이번에는 타코가 아닌 밥이랑 먹기로 결정했다. 주말 메뉴가 정해지면 금요일 저녁에 마트를 다녀오고 해산물이나 육류 등 신선한 재료가 필요한.. 2021. 6. 14. 모처럼 날씨가 좋은 함부르크 ☀️ 이번 주 내내 흐리다가 모처럼 주말에 날씨가 좋아졌다. 토요일에는 평소보다 조금 더 따뜻한 정도였는데 일요일은 최고기온이 무려 26도나 되는 여름 날씨였다. 계속 흐리다 모처럼 찾아온 날씨 좋은 날이었기에 집에만 있을 수 없었다. 독일에 온 초창기에는 왜 독일 사람들이 햇빛만 비쳤다 하면 다들 선글라스 쓰고 햇빛 받으러 나가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나도 그들 중 하나가 되었다. 다음 주도 내내 흐리고 비가 올 예정이라니 오늘 더욱더 나가야 했다. 일단 나가기로 결정을 했는데 그렇다면 나가서 뭘 하느냐가 문제다. 원래도 일요일에 상점도 닫고 있는 게 없어서 무료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더 할 게 없어졌다. Arne가 그러면 Alster를 따라 쭉 걸어보는 게 어떠냐고 했다. 집 근처에 Alster.. 2021. 5. 10.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클럽하우스 🎤 요 며칠 동안 페이스북에서도 그렇고 디자이너 커뮤니티에서도 클럽 하우스 이야기가 끊이질 않았다. 클럽하우스는 새로 등장한 오디오 기반의 소셜 미디어 앱으로 기존의 유저의 초대를 통해서만 가입할 수 있는 다소 폐쇄적인 커뮤니티다. 심지어 지금은 iOS밖에 없어서 안드로이드 유저들은 초대해준다고 해도 가입을 못 한다. 갖기 힘들수록 더 매력 있게 보이는 탓인지 심지어 초대장을 사고팔기도 한다. 하도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길래 나도 궁금해서 다운 받아봤다. 운이 좋게도 바로 초대가 되어서 이용을 해보았는데 생각보다 별 특별한 것이 없어서 실망했고 무엇보다 앱이 너무 불친절했다. 클럽하우스를 처음 이용하고 받은 느낌은 ‘고급진 버전의 토크온’이다. 토크온은 네이트에서 만든 게임을 하는 유저들을 위한 음성 기.. 2021. 2. 10. 창피하지 않은 디자인 하기 📌이 글은 '열등감이 들 때' 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열등감이 들 때 새로운 브랜드 런칭을 위한 디자인 시안 발표가 있었다. 내 디자인과 다른 디자이너의 디자인을 발표했는데 다들 다른 디자이너의 시안이 더 좋다고 말했다. 누가 봐도 다른 디자이너의 디자인 hyedy.tistory.com 지난번 발표에서 모두가 나의 디자인이 아닌 상대 디자이너의 작업물을 좋아하는 걸 보면서 창피함과 열등감을 느꼈었다. 이미 발표 전 작업물을 봤을 때부터 내 거보다는 다른 쪽꺼 고르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냥 무시하고 발표해버린 결과다. 하지만 어쨌거나 두 시안 모두 더 진행해보자고 해서 울며 겨자 먹기로 하기로 했다. 초반엔 도저히 의욕이 없었다. 어차피 다른 시안을 그렇게 좋아했으니 내가 두 번째 시안을 만들.. 2020. 12. 10. 열등감이 들 때 새로운 브랜드 런칭을 위한 디자인 시안 발표가 있었다. 내 디자인과 다른 디자이너의 디자인을 발표했는데 다들 다른 디자이너의 시안이 더 좋다고 말했다. 누가 봐도 다른 디자이너의 디자인을 선택할 거 같은데 굳이 두 시안 모두 계속 진행해보자고 하는 게 너무 마음이 쓰렸다. 이미 안 될 걸 알면서도 계속 진행을 해야 하다니 너무 의욕이 없어진다. 왜 클라이언트가 원했던 것들을 미처 보지 못 했는지 자책하기도 하고 내 스타일이 그들과 맞지 않는 거라며 타협도 해보지만 현실은 다른 이유보다도 내가 다른 디자이너보다 부족했던 거란 걸 알고 있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면서도 한 편으로는 상대방은 10년 넘게 경력이 있는 디자이너고 나는 이제 2년 넘은 디자이너인데 당연히 실력 차이가 나는 거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드.. 2020. 12. 2. 독일에서 그리워하는 한국 음식들 교환학생으로 6개월만 있을 때는 한식을 해 먹는 거라곤 라면이 다 였다. 그만큼 빵과 파스타, 고기만 먹고살아도 한국 음식이 전혀 그립지 않았다. 그 기억만 가지고 한식을 먹지 않아도 잘 산다고 오만하던 차에 1년, 2년이 지나고 이제는 한국의 자극적이고 매콤한 국물의 맛이 너무 그리워졌다. 독일에선 외식비가 비싸서 집에서 많이 요리를 해 먹는다. 그 덕에 요리도 좀 늘고 한식을 위한 웬만한 재료는 독일에서도 다 구할 수 있어서 자주 먹던 음식들은 직접 해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정 집에서 하기 힘든 음식들은 한식당에서 다 팔기 때문에 사 먹으면 된다. 짬뽕을 먹고 싶었는데 집에서 하기는 번거롭고 해서 미루고 있다가 최근에 서울 1988에서 먹었는데 한국에서 먹던 맛이 나서 너무 맛있게 먹었다. 가끔씩 .. 2020. 9. 25. 이제는 여름 휴가철에 맞는 생일이 너무 좋다 🎂 내 생일은 7월 31일로 딱 휴가철이다. 학생 때는 내 생일이 항상 방학 중에 있어서 너무 싫었다. 초등학교 때 뒤에 게시판 꾸미기를 하면 학생들 생일을 달별로 분류해놓아서 매달 생일인 아이들을 축하해주곤 했는데 나는 매번 방학 중이어서 남 생일 축하만 해주고 내 생일 축하는 잘 못 받은 기억이 있다. 중학교 때에도 정말 친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안 친한 것도 아닌 친구들을 사소하게나마 생일 축하를 해주었는데 내 생일은 방학이라 나는 축하받지도 못 했다. 물론 친한 친구들은 방학이라 하더라도 기억하고 축하를 해주었다. 대학생이 되고 나서는 그냥 그랬다. 방학이라고 해서 덜 만나지도 않고 학기 중만큼이나 친구들을 자주 만나서 별 상관이 없기도 했고 주로 애인과 함께 생일을 보내니 서운할 것도 없었다. 직.. 2020. 8. 2. 영화 기생충에 대한 독일인들의 반응 🐛 한국에서는 그래도 영화를 꽤 자주 봤던 것 같은데 독일에선 정말 안 본다. 일단 독일 영화는 독일어로 더빙된 게 대부분이다. 내가 독일어가 좀 된다면 아무데서나 봐도 되겠지만 아직 그 정도는 아니기에 오리지널로 상영해주는 곳을 찾아야 하는데 그렇게 많지 않다. 그렇게 까지 찾아가서 보고 싶은 영화도 없어서 아마 마지막으로 본 영화가 쥬라기 월드인가. 하루는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다른 직원이 나보고 기생충을 봤냐고 물었다. 이때만 해도 오스카 상을 받기 전이고 한국에서만 한창 난리 났을 때라 '얘가 어떻게 알고 봤지?' 했는데 알고 보니 한국영화 광팬이었다. 영화 자체를 좋아하긴 하는데 독일 영화는 안 좋아하고 😂미국 영화나 한국 영화 위주로 보는 것 같았다. 👩🏻: 네가 한국 영화를 그렇게 좋아하.. 2020. 3. 12.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