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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보고

넷플릭스 :: 나의 집으로 (The Occupant, 2020)

by Hyedy 2020. 3. 28.

이런 그지 같은 영화를 보느라 내 금요일 저녁을 허비하다니 너무 아깝다. 결말이 이렇다면 보지도 않았을 텐데. 원래는 다른 드라마를 보고 싶었는데 Arne가 영화를 보자며 맘대로 골랐다. Arne의 넷플릭스는 독일어로 되어있어서 제목도 자세히 안 봤더니 무슨 내용인지 하나도 모르고 봤다.

 

주인공 Javier Muñoz는 한 때 잘 나가던 광고 책임자였지만 이제는 아무 데도 그를 받아주는 곳이 없다. 계속되는 구직난에 집세를 내기도 힘들어져 살고 있던 집을 처분하고 허름한 집으로 이사 간다. 하지만 일을 구하긴커녕 아내와 아들과의 사이도 안 좋아진다. 어느 날 그는 자기가 아직도 예전 집의 열쇠를 가지고 있는 걸 발견하고 예전 집을 향한 그의 집착은 시작된다.

 

 

나의 집으로 (The Occupant, 2020)

 

📌아래의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내내 찌질하고 자격지심 있는 사이코패스가 미치면 저렇게 되는구나를 볼 수 있다. 굳이 저렇게 까지 하고 그 트릭이 먹힌다고? 바보도 아니고.. 특히 마지막 Lara는 후추 스프레이로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정말로? 아무리 당황해도 그렇지 말이 되냐.. 등장인물들이 너무 쉽게 속고 죽는다. 결말까지 다 본 지금은 너무 현실성이 없어서 어이가 없다. 2시간이 조금 넘는 영화인데 1시간 이후부터 급격하게 지루해진다. 그래도 1시간 봤는데 의리로 봐야지 하고 끝까지 봤더니 찝찝한 결말을 안겨줬다. 정원사가 그의 속셈을 알아차렸을 때 싸우다가 서로 죽여버렸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다면 내 기준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도 있었다. 눈치 빠른 정원사가 뭐라도 할 줄 알았는데 너무 일찍 쉽게 죽어서 아쉽다.

 

악한 자들이 살아남는 영화를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면 그건 현실에서도 너무 많이 일어나는 일이다. 끔찍한 짓을 저지른 자들이 처벌도 제대로 받지 않고 심지어 감옥도 가지 않는 일이 수두룩 한데 굳이 그런 케이스를 영화에서까지 보고 싶지 않다. 그런 건 현실에서도 충분히 볼 수 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자기의 이득을 위해서 아들과 아내를 버리고 사람들을 죽여가면서 자신의 부를 쟁취하기 위해서 어떤 더러운 짓도 마다치 않는다. 그래도 권선징악이 있겠지 하고 끝까지 봤더니 그런 거 없다. 모든 걸 알아버린 아내까지 자신의 아들을 빌미로 협박하면서 이기적으로 살아간다. 정말 역겹다.

 

이 영화 만든 감독의 의도는 뭘까? 그냥 궁금하다. 이런 역겨운 사람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한 사람 때문에 대체 몇 사람이 피해를 봐야 하는 건지. 여러모로 찝찝한 영화다. 그래도 감탄한 게 있다면 제목 하나는 잘 지었다. 영어 제목은 The Occupant로 지루하기 짝이 없고 독일어 제목은 Dein Zuhause gehört mir다. 영어보다는 그나마 낫다. 독일어-> 영어 이 순서대로 이 영화 제목을 보고 한국어로는 어떻게 번역했을까 하고 찾아봤는데 ‘나의 집으로’. 짧고 강렬하면서도 영화 내용을 잘 담고 있다. 이 영화는 나쁜 놈이 잘되는 거에 별 악감정이 없고 찝찝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추천한다. 나처럼 권선징악을 바라는 사람에게는 절대 비추다.

 

 

🎥 넷플릭스 :: 나의 집으로 (The Occupant, 2020)

 

The Occupant | Netflix Official Site

An unemployed advertising executive begins stalking the new tenants of his former home and his motives toward the family turn sinister.

www.netfli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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