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 당일이 되고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백업 확인도 할 겸 배터리도 한 번 더 확인해봤다.
결과는 안전빵인 72%가 나왔다. 야호! 그런데 혹시나 하고 한 번 더 체크해봤더니 갑자기 82%.. 뭔가 이상하다 싶어 한 번 더 해봤더니 계속 올라서 80% 대가 나왔다. 이게 뭔가 싶고 불안했지만 예약 시간이 다가오니 어쩔 수 없이 닫고 애플 스토어로 향했다. (지금 아이패드 에어 2 배터리를 다시 확인해보니 81%가 나온다.)
얼마 만에 시내로 가는 건지. 코로나 이후로 혼자 대중교통을 타고 시내로 나가는 건 처음이었다. 코로나고 뭐고 시내에는 사람이 많다던데 진짜로 많았다. 방학이라 그런지 학생들도 많았고 제한된 인원 탓에 들어가려고 줄 서서 기다려야 하는 상점들도 봤다. 당연히 애플 스토어도 들어가려면 기다려야 했다. 다행히도 단순 구매 / 수리(예약x) / 수리(예약 o) 이렇게 세 줄로 나뉘어 있어서 예약을 해놓은 나는 금방 들어갈 수 있었다. 아이패드는 백업을 해놓았냐, 무슨 문제가 있어서 왔냐 등을 물었고 열 체크를 한 뒤 들여보내 주었다.
🍎 독일 애플 스토어에서 아이패드 에어2 배터리로 리퍼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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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원수를 제한한 탓에 애플 스토어는 한산했다. 지니어스 바는 2층이었고 올라가니 안내를 테이블에 앉아 기다리라고 안내를 해주었다. 4시 45분에 예약을 하고 왔는데 5시가 되도록 테이블에 앉아 그냥 기다리기만 했다. 나보다 더 늦게 온 옆 테이블 사람에게 직원이 먼저 가는 걸 보고 이게 뭐지 싶어서 직원에게 물어보니 다음 차례가 내 차례라고 곧 직원이 올 거라고 말했다. 드디어 직원이 왔고 나는 6년 동안 쓴 아이패드 에어 2가 최근에 배터리가 너무 빨리 닳는 게 보여서 배터리 서비스를 받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다.
👤: 근데 그 배터리 서비스(리퍼)는 그냥 받고 싶다고 받는 게 아니라 테스트해보고 배터리 결함이 있어야 가능해. 네가 6년 쓰고 오래된 거랑 상관없어.
👩🏻: ㅇㅋ 그럼 나 그 테스트받고 싶어(불안..)
직원이 아이패드를 가져가서 와이파이를 연결하고 설정에 들어가서 뭘 하더니 진단 테스트를 실행했다. 아이패드는 한글로 설정이 되어있지만 다행히도 별문제 없이 테스트를 해줬다.
👤: 배터리 89%라고 나오는데? 너 배터리 멀쩡해
👩🏻: 그럴 리가.......... 안 믿기네..... 6년이나 썼는데 89%가 나온다고? 왜 이렇게 좋은데?
진단 테스트 결과 애플 스토어 오기 전 마지막으로 배터리 테스트를 했을 때 나왔던 80% 후반대가 나왔다 😭
👤: 뭐.. 89%가 나왔으니까 배터리 결함 문제는 없는데 내가 이거 매니저한테 그래도 리퍼되는지 한 번 물어볼 수는 있어
👩🏻: 헉 그럼 완전 땡큐지!!! 물어봐주라~~~~ 제발 되길!!
몇 분뒤..
👤: 지금 매니저가 없네ㅎㅎㅋㅋ 못 찾겠어
그래서 뭐 어떻게 해야 하지.. 매니저를 기다리는 건가? 하고 앉아서 이야기나 했다. 지금 자기는 코로나 때문에 주 4일로 일하는데 월급은 똑같고 너무 좋다고. 근데 또 7월 말되면 주5일로 일해야해서 너무 싫다고. 돈을 덜 받더라도 아예 주4일로 일하는 걸 기본으로 할 생각이라고 어쩌고 저쩌고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로 애플이 직원을 얼마나 신경 쓰고 있는지 들었다.
또 Jungfrenstieg 애플 스토어에는 직원만 200명 넘게 있다고 했다. 내가 여기 매장에는 별로 없는데?! 했더니 대부분 뒤에서 수리하고 있다며 자기도 거의 뒤쪽에서 수리하는 일이 많다고 했다. 지니어스 바에 일하는 사람들 직급은 또 어떻게 되는지. 애플 스토어 매니저가 얼마나 대단하고 그 사람이 전에는 테슬라에서 일했던 사람이라는 등 여러 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들었다. 이렇게 한 20분 정도를 이야기했다.
👤: 자 그래서 이제 우리 어떡하지?
👩🏻: 뭐 할 수 있는데?
👤: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건 없어. 너 아이패드 배터리는 멀쩡해.
👩🏻: 알았어. 그럼 배터리 더 나빠지면 다시 올게 😓
👤: 장난이야~~~ 내가 해줄 수 있어ㅋㅋㅋㅋ
뭐야?!!??! 장난이라니 진짜 안 되는 줄 알았는데 해준다고 했다. 20분 동안 수다 떤 보람이 있구만. 지금 매장에 아이패드 에어 2 스페이스 그레이는 없어서 주문을 해야 한다며 지금 쓰는 에어 2는 가져가고 리퍼 제품이 준비되면 그때 와서 결제하고 사용하던 에어 2도 반납하면 된다고 했다.
가격은 홈페이지에서 110유로로 봤는데 지금 독일에 세금을 줄여주는 정책 때문인지 100유로가 안 되는 96유로 정도에 리퍼를 받게 되었다. 다음에 올 때는 예약 없이 그냥 와서 결제하고 받기만 하면 되고 꼭 사진과 이름이 들어간 신분증을 들고 오라고 했다. 우여곡절 끝에 리퍼를 받게 되었다 🎉
이후 애플에서 배터리 서비스 확인 메일을 받았는데 거기에 '고객이 배터리가 빨리 닳는다고 이야기했고 사용 기간을 고려해서 배터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라고 적혀 있었다. 80% 이하라는 조건을 충족시키지 않았지만 직원 재량으로 해준 듯하다.
🍎 독일 애플 스토어에서 아이패드 에어2 배터리로 리퍼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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