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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읽고

책 :: 숨결이 바람 될 때, 폴 칼라니티

by Hyedy 2020. 11. 16.

숨결이 바람이 될 때는 무엇이 인간의 삶을 의미 있게 하는가를 고민하던 자의 기록이다. 탄탄대로가 펼쳐진 젊은 의사에게 암 선고가 내려지고 그 이후 무엇을 하면서 살아가야 할지 고뇌하던 과정이 담겨있다. 의사라서 그런지 글로만 읽어서 그런지 자신의 죽음을 굉장히 덤덤하게 받아들인다고 느껴졌다. 폴은 암 환자들을 수없이 봤기 때문일까. 덧없는 희망을 품기보다는 덤덤히 받아들이고 그 남은 기간을 유의미하게 보내기 위해 노력한다.

 

만약 폴이 의사가 아니라면 치료에 더 희망을 가졌을지 궁금하다. 더 이상 가망이 없어 보여서 폴이 생명 유지 장치를 떼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지만 희망을 가져 살아남은 아이의 부모처럼 말이다. 이 부모와 달리 폴은 수많은 죽음을 바로 앞에서 목격해왔기 때문에 기적에 매달리기보다는 더 현실을 직시할 수밖에 없지 않나 싶다.

 

 

숨결이 바람 될 때, 폴 칼라니티 ©YES24

 

책은 암 선고를 받기 전을 기준으로 <1부_ 나는 아주 건강하게 시작했다>와 <2부_ 죽음이 올 때까지 멈추지 마라>로 나뉜다. 암 선고를 받고 어떻게 살아가는지가 주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1부에서 암이 찾아오기 전 공부를 하고 스탠퍼드 대학 병원에서 레지던트로 일을 하는 이야기도 꽤 길고 솔직하게 나와있다.

 

작가의 경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해부 실습이다. 처음엔 경건하고 숭고하게 느껴졌던 해부 실습이 반복해서 뼈를 톱질하고 심장을 자르면서 점점 무감각해진다. 수업 막바지에는 더 이상 성스러운 해부 실습이 아니라 농담도 주고받으며 다른 수업과 다를게 없어진다. 작가는 이를 놓고 시체 해부는 엄숙하고 경건한 학생들이 냉정하고 거만한 의사로 변화하는 과정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한다. 그래서 세상에 환자를 돈으로만 보는 사이코패스와 같은 의사들이 많은 것인가. 시체를 사람이 아닌 단순히 해부해야 하는 사물로만 보는 것처럼 환자를 치료해야 할 대상이 아닌 돈을 버는 수단으로만 보게 되나 보다.

 

죽음을 피할 수 없게 된 경우 사람은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고 한다. 어차피 죽을 거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다 놔버리는 유형과 폴처럼 남은 시간을 최대한 의미 있게 보내려는 유형이다. 남은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려면 ‘어차피 나는 죽을 텐데’와 같은 생각과 매번 싸워야 하니 쉽지 않을 것이다. 과연 나는 어떤 유형의 사람일까. 누구나 다 언젠간 죽는다는 걸 알지만 내가 곧 죽을 거라고 상상해보는 게 쉽지 않다. 과연 나는 폴처럼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내게 남은 삶이 얼마 되지 않는다면 무얼 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한 가지는 가족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죽음은 예상보다 느리게 올지도 모르지만,

원하는 것보다는 분명 빠르게 닥쳐올 것이다.’

 

 

원할 때 죽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죽음이 언제 닥쳐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 죽음이 다가왔을 때 죽기 전까지 폴처럼 목적과 의미가 가득 찬 날을 보내고 싶다.

 

 

 

숨결이 바람 될 때

12주 연속 1위, 아마존 종합 1위전 세계 38개국 판권 수출, 2016년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신경외과 의사로서 치명적인 뇌 손상 환자들을 치료하며 죽음과 싸우다가 자신도 폐암 말기 판정을 받고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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