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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 디자이너

독일 회사 생활 :: 독일 회사 퇴사하기 (+ Kündigung 다운로드)

by Hyedy 2021. 5. 6.

이직할 회사 계약서에 사인을 한 후 바로 다음 주 월요일에 리드 디자이너에게 퇴사 의사를 알렸다. 퇴사를 알리기 전 조금 걱정이 되었던 게 독일에서는 휴가를 언제 갈 건지 연초부터 겹치지 않게 팀원들끼리 조율을 한다. 이전에 휴가 이야기가 나왔을 때 그가 자신은 7월에 한 달 정도 휴가를 갈 거라고 나에게 이때 자신이 휴가가도 괜찮겠냐고 물었다. 이때 이직 막바지 단계여서 내 퇴사 시기와 그의 휴가 시기가 겹칠 거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지만 '나 이직하면 그때 딱 내 자리 빌 텐데 길게 휴가 가기 좀 그렇지 않을까?' 말할 수 없으므로 아무 일정이 없어서 휴가가도 괜찮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제 내 퇴사로 인해서 그의 휴가 일정이 틀어질 수도 있게 생겼다. 내 퇴사 소식을 듣고 그가 싫은 기색을 비칠 가능성도 생각하면서 마음의 준비를 한 다음 이야기했다. 

 

 

👩🏻: 나.... 이 회사 떠나려고..🙄다른 회사 가기로 사인했어

👩🏼‍🦱: 헐 정말?!?! 어디로????!!! 

👩🏻: "§$&%$ 여기로 가게 됐어

👩🏼‍🦱: 너무 잘됐다!! 거기 진짜 좋아 컨퍼런스 때문에 한 번 가봤는데 오피스도 괜찮더라고

 

 

너무 잘됐다며 축하해주었다. 이직하는 회사는 함부르크에 사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회사이기 때문에 그도 이미 알고 있었다. 현 회사보다 더 재미있는 디자인 작업들을 많이 할 수 있을 거라며 너무 좋은 기회라고 같이 기뻐해 주었다. 자기는 물론 나랑 더 일하고 싶지만 이 회사에 있는 한계를 자기도 알기 때문에 내가 이직하는 걸 충분히 이해한다고 했다. 그리고 우려했던 퇴사 시기를 물어보길래 7월이 마지막 달이라고 하니 하루빨리 디자이너를 구해야겠다고 했다 😂

 

생애 처음 해보는 공식적 퇴사라 내가 직접 매니저에게 말해야 하는지 아니면 그가 대신 전하면 되는지 다음 단계가 어떻게 되냐고 물었다. 이전에 했던 일들 퇴사는 구두로 그만두겠습니다~ 하면 끝이 났기 때문에 이런 서류 절차는 경험이 없다. 그가 오후에 매니저와 미팅이 있으니 그전에 재빠르게 내가 매니저에게 통보하고 그 미팅에서 내 퇴사에 대한 이야기를 둘이서 하면 좋겠다고 했다. 매니저에게 리드 디자이너와 미팅 가기 전에 오분만 나랑 이야기할 수 있냐며 재빠르게 미팅을 잡았다. 

 

 

👩🏻: ㅎㅇㅎㅇ오랜만! 잘 지내시나요

👨🏼: ㅎㅇ오랜만! 오늘 #%#%@#$업무 때문에 힘들어

👩🏻: 그렇구나.. 저 퇴사할라고요 이미 다른 회사에 사인했어요

👨🏼: 띠용...👀 퇴..퇴사?..갑자기? 이미 다른 회사에 사인한 거야? 이거 뭐 네고하자는 것도 아니고 그냥 통보인 거지?

👩🏻: ㅇㅇ이미 새 회사 계약서에 사인했어요

👨🏼: 그렇구나.... 슬프네.. 네가 떠난다니.... 슬프다 굉장히 갑작스러워

👩🏻: ...그래요? 아무튼 저는 퇴사합니다 7월이 마지막 달이에요 다음 절차는 리드 디자이너랑 잘 얘기하세염

 

 

내 퇴사가 굉장히 뜻밖이라 놀랐다는 매니저의 반응에 내가 더 놀랐다. 흠.. 정말 예상 못 했을까? 그냥 나에 대해서 생각을 안 한 게 아닐까? 🤔 왜 퇴사하는지는 물었지만 어디로 가는지는 궁금해하지 않았다. It's very sad만 외치다가 끝난 매니저와의 미팅이다. 퇴사 통보 생각보다 별 거 없구만? 다음 절차는 회사 대표에게 메일과 우편으로 Kündigung 서류를 보내면 되었다. 회사 내에 Kündigung을 위한 문서가 따로 존재하진 않았고 알아서 만들면 된다고 했다. 

 

구글에 나오는 Kündigung 폼을 참고해서 직접 만들었다. Kündigung 양식 다운로드 👇

Kündigung.docx
0.01MB

 

 

지인의 회사에서 월말에 퀀디궁 서류를 냈는데 회사에서 늦게 봐가지고 한 달 더 일해야 했던 케이스가 있다고 들었다. 회사 대표에게 메일도 보내고 우편으로도 보냈는데 우리 회사 대표는 절대 C 레벨이 아닌 이상 답변을 주지 않는다 ^^ 메일에 답도 없고 우편이 잘 갔는지 아닌지도 몰라서 내 퀀디궁이 된 건지 안 된 건지 지인 회사의 얘기가 생각나며 한 달 더 일해야 하는 건 아닌지 불안했다. 

 

동료에게 불안하다며 퀀디궁 된 건지 안 된건지 어떻게 아냐고 하니까.. 나만 아마추어 같은 방식으로 퀀디궁을 했던 것이었다. 다른 직원들이 쓰는 확실한 퀀디궁 방식은 두 가지가 있었다. 

 

1️⃣ 퀀디궁 서류를 등기로 보내서 회사에서 수령했다는 걸 증거로 남겨놓기

2️⃣ 퀀디궁 서류를 직접 회사로 들고 가서 HR에게 서류에 사인받기

 

내가 기본 우편으로 보냈다고 하니까 동료가 왜 등기로 안 보냈냐면서 아무도 말 안 해줬냐고 했다 😂 응.. 아무도 말 안 해주던데.. 다들 기본이라고 생각한 건가? 

 

뭐 잘 도착했겠지. 이메일로도 보내 놨으니까 한 달 더 일해야 할 일은 없을 거라며 마인드 컨트롤을 하며 지내다 퀀디궁을 낸 지 2주 만에 드디어 확인 서류가 집으로 날아왔다 🥳 3개월이나 더 일해야하지만 드디어 공식적으로 퇴사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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