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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 디자이너

독일 취업 :: 경력직 UI/UX 디자이너의 이직 과정 및 결과

by Hyedy 2021. 5. 5.

현 직장이 졸업 후 첫 직장이라 많은 걸 배웠지만 2년 반이 지난 지금 더 이상의 발전 가능성을 찾을 수 없어 이직을 결심하게 되었다. 한창 일이 너무 단조로워서 지인에게 이 말을 했더니 배부른 소리를 한다며 직장에서 재미를 찾으려고 하지 말고 돈을 버는 수단으로만 생각하라고 재미는 다른 곳에서 찾으라고 했다.

 

정말 배부른 소리를 하는가 싶기도 했지만 이후 계속 고민한 결과 나는 이제 막 커리어를 시작했는데 안주하기보다는 더 많은 걸 해보고 싶기도 하고 회사 내부 사정도 이래저래 겹쳐서 떠나기로 했다. 계약서에 사인 후 사직서를 내고 보니 이 회사에서 딱 3년 일하고 새 회사로 이직을 하게 되었다. 3,6,9년마다 이직을 하게 된다던데 어쩌다 보니 나도 딱 그렇게 됐다.


경력직 UI/UX 디자이너의 이직 과정 및 결과

1. 포트폴리오

작년 말부터 이직 생각은 했지만 크리스마스에 연말에 겹쳐서 뭔가를 하지 않았고 새해 이후 본격적으로 준비를 했다. 디자이너 이직 과정의 첫 단계는 일단 포트폴리오가 아닐까 싶다. 포트폴리오 완성은 아니더라도 어떤 프로젝트들을 넣고 어떤 내용을 보여줄지 큰 틀을 잡아두는 게 좋다. 

 

1️⃣ 보여줄 프로젝트 정하기 (3-4개 정도가 적당하다.) 

프로젝트가 너무 많으면 다 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가장 자신 있고 보여줄 거리들이 많은 프로젝트를 몇 개 선정해서 보여준다. 


2️⃣ 콘텐츠 구성하기 (Notion)

간혹 Notion으로 아예 웹사이트를 대신하는 경우를 봤는데 조금 비추한다. 이미지와 텍스트를 정리하는 게 쉬워서 콘텐츠 구성엔 딱이라고 보지만 그 이상은 한계가 있다고 본다. Notion은 아무리 변화를 줘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 비슷비슷해 보이고 디자이너에게 포트폴리오는 자신의 디자인 스킬을 보여줄 수 있는 또 다른 기회인데 노션으로 해버리면 그 기회를 버리는 셈이다. 초반에 한 번 시도를 해봤다가 너무나도 많이 타협을 해야 했기 때문에 빠르게 버리고 갈아탔다. 

 

3️⃣ 레이아웃 디자인하기 (Sketch, Figma)

Sketch를 사용하든 Figma를 사용하든 상관없다. 개인의 취향껏 쓰면 되지만 대부분 Figma로 가는 추세다. 


4️⃣ 웹사이트 만들기 (Wix, Webflow, Cargo, Squarespace etc)

직접 코딩을 해서 만들어도 되지만 시간이 배로 들고 나는 디자인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지 코딩 실력을 자랑하는 게 목표가 아니었기 때문에 웹 빌딩 플랫폼을 이용했다. 몇 년 전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는 Cargo를 썼는데 더 괜찮은 플랫폼들이 있었다. 자신의 콘텐츠에 따라서 맞는 플랫폼을 찾아서 쓰면 된다.

 

인터렉션이라든지 요소들을 많이 디자인하고 싶다 하면 러닝 커브가 좀 있지만 Webflow를 추천한다. 본인의 경우는 깔끔하고 심플한 포트폴리오에 비디오를 업로드할 일이 많았기 때문에 거기에 최적화된 Wix를 이용했다. Wix는 구린 인터페이스를 갖고 있긴 하지만 결과물은 의외로 괜찮게 나온다. 최근에는 Wix Editor X라고 깔끔한 인터페이스를 가진 툴도 새로 출시했다.  

 

 

2. 커버레터 및 CV 쓰기

CV는 이전에 따로 글을 적었고 커버레터에 대해 얘기하자면 예전 신입으로 취업할 때는 내가 왜 독일에 왔는지 내 이야기를 좀 더 많이 풀어냈다. 반면 이번 이직에서는 경력직이기 때문에 내 이야기보다는 회사의 비전에 맞춰서 왜 이 회사랑 나랑 맞는지, 이전에 무슨 일을 했기 때문에 회사가 원하는 포지션에 맞는지 등 위주로 작성했다. 가끔가다가 커버레터가 필수가 아닌 회사들이 있었는데 이런 회사들은 굉장히 오픈마인드구나 싶어서 커버레터 없이 지원했다. 세 군데를 커버레터 없이 CV로만 지원했는데 셋 다 서류 합격했다. 물론 정말 그 회사에 가고 싶다면 커버레터를 적는 게 좋지만 그렇게 간절한 회사들이 아니었기에..^^;; 

 

👉 경력직 디자이너 CV 만드는 법 보러 가기 

👉 디자이너 커버레터 쓰는 법 보러 가기

 

 

3. 지원하기

채용 공고는 보통 LinkedIn으로 찾았다. 링크드인에서 바로 지원해도 되지만 가끔 이미 공고가 끝난 것들도 링크드인에 올라오기 때문에 회사 홈페이지에 가서 아직도 오픈되어 있는지 찾아서 지원했다. 지원 후에는 구인 공고 링크를 따로 저장하거나 PDF로 만들어서 Notion에 정리해놓았다. 한 회사만 지원하는 것도 아니고 여러 군데 지원할 건데 나중에 인터뷰 연락이라도 오면 굉장히 헷갈리기 때문에 지원한 회사들은 따로 정리를 해서 모아두는 것을 추천한다. 

 

현 회사에서는 UI/UX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지만 요즘은 Product 디자이너를 뽑는 추세이기 때문에 대부분 프로덕트 디자이너 롤으로 지원했다. 회사는 어차피 자기들이 원하는 요건에 다 충족되는 완벽한 사람을 뽑을 수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경력이 부족해도, 스킬이 부족해도 할만하겠다 싶으면 일단 지원해보는 걸 추천한다. 지원하는데 돈 안 든다! 😄 본인은 무경력 신입으로 취업할 때도 3-5년 경력 요구하는 거 무시하고 지원했다가 붙었고 이번에도 5-7년 경력 시니어 구하는데 지원했다가 최종 합격도 했다. (당시 경력 2년 반..ㅎㅎ)

 

👉 독일에서 괜찮은 회사 찾는 법 보러 가기

 

 

4. 면접 보기

면접은 많이 보면 볼수록 느니까 초반부터 너무 가고 싶은 회사에 넣기보다는 몇 번의 연습 이후에 볼 수 있도록 일정을 고려해서 지원하면 좋다. 그런데 지원 후 두 달 뒤에 면접을 보자고 연락이 오는 곳도 있기 때문에 원하는 대로 조절이 안 될 수도 있다^^;; 면접 스타일은 회사마다 다르다. 기술적인 부분을 자세히 물어보는 회사도 있고 인성 면접처럼 내 이야기에 좀 더 관심을 가진 회사도 있었다. 그래도 아무리 빡세봤자 한국에서 말하는 압박 면접과 같은 곳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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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오퍼 및 연봉 협상

첫 면접부터 여기까지 보통 한 달 정도 걸렸다. 마지막 면접을 통과하고 오퍼까지 받았다면 회사에서 채용하고 싶은 의사가 확실하니 자신감을 가지고 연봉 협상을 하도록 한다. 본인은 초반에 목표로 했던 희망 연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더 지를걸 그랬나?' 하는 아쉬움이 남았기 때문에 신중히 협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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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계약서 사인 및 사직서 내기

면접도 비대면으로 계약서도 비대면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다 온라인이다. 이메일로 먼저 계약서를 보내준 다음 우편으로 사인된 계약서를 보내주는 회사도 있는 반면 최종 계약한 회사는 pdf에 서명해서 이메일로 보내면 끝이었다. 코로나 때문에 다 온라인으로 돼서 비자만 문제없다면 이직하기는 참 좋은 타이밍이다. 

 

계약서에 사인도 했다면 최종 최종 찐으로 이직을 완료했기 때문에 현 회사에 퇴사를 통보한다. 사인 전에는 어떻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퇴사 통보는 무조건 새 회사 사인 후 해야 한다. 4월 말에 사직서를 냈고 퇴사 통보 후 3개월 뒤 그만둘 수 있기 때문에 현 회사에서 마지막 달은 7월이 되었다.  

 

 

 

📌 독일 프로덕트 디자이너 지원 결과

지원: 16 / 서류 합격: 11 / 최종 합격: 2 / 무응답: 1

 

거의 두 달 전에 넣은 곳에서 오늘 또 인터뷰 보자고 연락이 왔다. 무응답 1곳도 기다리면 언젠가 응답을 주지 않을까? 🤔 서류 합격은 11곳이나 했는데 왜 최종 합격은 2곳밖에 안 되냐 하면... 스크리닝 테스트 탈락: 2, 함부르크에서 재택근무로 지원한 건데 자기들이 도시 확인 안 하고 인터뷰 도중에 갑자기 함부르크는 안 된다고 한 곳: 1, 서류 합격 이후 독일어 수준 물어보더니 안 된다고 한 곳: 1, 그리고 지원 후 거의 두 달 뒤에 인터뷰를 보자고 연락이 왔는데 이미 계약서 다 쓰고 난 뒤라 면접 거절한 곳: 2, 나머지는 면접 탈..^^ 을 했더니 최종으로 두 군데가 남아서 그중 한 곳으로 계약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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