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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 사는

독일 생활 ::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온 명이 캐기 (Bärlauch)

by Hyedy 2024. 4. 19.

우중충하고 우울한 긴 겨울이 끝나면 독일에도 드디어 맛있는 먹거리들이 하나둘씩 나온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세 시즌이 있는데 바로 명이, 체리, Federweißer 다. 이 세 개는 딱 시즌이 끝나면 못 먹어서 시즌이 딱 시작되자마자 부지런히 먹는다. 원래 명이는 마트에서 사 먹었는데 작년에 집 근처 명이 스팟을 알게 된 이후로 명이를 직접 딴다. 슈퍼에서 사면 막 이상한 잡초나 꽃도 섞여있는데 직접 따면 내가 하나씩 다 보고 따는 거기 때문에 다듬기도 훨씬 쉽다. 

 

동네에 있는 명이 스팟. 여기저기 엄청 많다. 작년에는 친구들이랑 같이 따러 왔는데 다들 한국으로 돌아가고 바쁘고 해서 올해는 나 혼자 따러 왔다 🥺 두 번째 명이 따기인 만큼 준비도 단단히 하고 왔다. 손에 냄새가 날까 봐 장갑도 가져왔고 가위로 하면 쉬울 거 같아서 미니 가위를 가져왔는데 훨씬 따기 수월하더라. 작년엔 왜 계속 손으로 고생하면서 땄을까?? 비가 내렸던 작년과 달리 날씨도 너무 좋아서 팟캐스트 들으면서 따니까 금방 가방이 채워졌다. 따고 있는데 다른 독일인들도 하나둘씩 와서 명이를 따가더라. 

 

 

 

 

 

작년엔 초행길이고 숨겨진 스팟을 찾느라 고생을 했는데 이번엔 자전거로 훨씬 쉽게 왔다. 자전거 최고 🚲🚲

 

 

 

 

짠 🍃 내 소중한 명이들. 길에 있는 명이를 이렇게 캐도 되는지 제대로 된 규정을 찾아본 건 아니지만 팔려고 작정하고 따는 게 아니라 그냥 내 먹을 정도만 따는 건 괜찮다고 한다. 그래서 마음 같아선 가방을 가득가득 다 채우고 싶었지만 한 1/5 정도만 채워서 왔다. 

 

 

 

 

 

그럼 이제 딴 명이들로 어떻게 했냐. 생 명이는 부추랑 비슷한 맛이 나서 그냥 생으로 먹어도 맛있다. 비빔밥에 넣어 먹기도 하고 파스타에 넣기도 한다. 명이를 따고 온 다음날이 만두를 만들기로 한 날이었는데 만두 재료에 부추가 들어갔던 게 생각나서 즉흥적으로 명이를 넣고 만두를 만들었다. 소에 명이를 엄청 많이 넣었는데 생각보다 향이 별로 강하지 않아 고기만두에 살짝 부추향이 들어간 정도다. 만두는 역시 집에서 만들어서 바로 쪄먹는 게 제일 맛있다. 

 

 

 

 

두 번째로는 명이 페스토. 독일 애들은 명이를 따다가 죄다 페스토를 만든다. 레시피도 엄청 쉽다. 올리브 오일, 잣, 마늘, 파마산 치즈, 명이 등등을 넣고 갈면 된다. 빵에 발라먹기도 하고 파스타 소스로도 쓴다. 

 

 

 

 

마지막으로 다가올 바베큐 시즌을 위해 필수인 명이 장아찌 🙌 한식도 양식도 무조건 쉬운 레시피대로 하기 때문에 간장1 식초1 설탕1 물2 이 비율대로 했다. 뭔가 작년에 비해서 조금 덜 단 거 같긴 한데 그래도 그럴싸하게 됐다. 명이 장아찌도 잘 담갔으니 이제 삼겹살 구울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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