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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 사는

독일 생활 :: 독일 시골에서 보내는 크리스마스

by Hyedy 2024. 1. 17.

한국에서는 설날이 가족들을 만나고 함께 맛있는걸 먹으며 보내는 날이라면 독일에는 크리스마스가 바로 그날이다. 설날에 떡국을 먹는 것처럼 독일에서는 라클렛, 퐁듀 등을 먹는다. 이제 너무 옛날이라 한국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챙겼는지 기억도 안 난다. 가족 행사라기 보다는 뭔가 로맨틱한 분위기라 주로 애인과 보냈던거 같다. 독일에 몇 년 살다보니 가족적인 크리스마스에 익숙해져 이제는 나도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보내고 싶어졌다. 작년에는 이맘때쯤 한국에 있었는데 올해는 일 시작하고 휴가도 별로 없어서 독일에서 보내게 되었다.

독일에서는 크리스마스 저녁에 꼭 가족이 아니더라도 파트너나 친한 친구들을 초대하기도 한다. 그래서 올해 크리스마스는 나도 파트너를 따라 그의 고향으로 갔는데 정말 너무 작은 도시라서 딱히 할 게 없는 곳이다. 마트도 차를 타고 나가야하고 근방에는 집밖에 없다. 도착해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독일 음식 중 하나인 Grünkohl을 먹고 밥도 먹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크리스마스 준비를 한다.

첫 단계는 트리 꾸미기! 매년 똑같은 장식을 쓰는 거라 크게 달라지진 않지만 올해는 리본으로 색다르게 꾸며봤다. 반짝이 리본이 은근히 잘 어울리네. 아이폰 인물모드로 해서 이렇게 찍었더니 다들 너무 잘찍었다고 다들 사진 보내달라고 그랬다 😎 히히




트리를 다 꾸몄으면 조명도 켜주고 크리스마스 답게 선물도 트리 밑에 놔준다. 선물이 다 작은 것들이라서 트리 밑이 허전하다고 빈 상자도 가져와서 놓고 난리였다 🤣






트리를 다 꾸미고 앉아서 한 잔하는데 이웃 주민이 놀러왔다.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면서 처음 만난 나한테까지 귀여운 선물을 줬다. 석고로 만든 장식인가…?  





흰 장식들이 모여있는 장식장 위에 같이 놔두니까 딱이다 너무 귀엽다





그리고 다음날 드디어 크리스마스 저녁 테이블을 준비했다. 매년 파트너의 가족집, 이모집 번갈아가면서 크리스마스 저녁을 준비하는데 올해는 파트너 가족집의 차례였다. 퐁듀 냄비랑 그릇을 준비하고 이것저것 소품들을 올려서 꾸며본다.







테이블에 놓는 휴지도 제대로 꾸미고 싶어서 티슈로 휴지 접는 법 검색해가면서 열심히 만들었다 총 10명이 모이는 자리라서 10개 만드느라고 한참 걸렸다 😂 저녁을 먹는데 다들 이 트리 뭐냐고 너무 잘 준비했다고 다들 알아봐줘서 뿌듯했다 😎 이렇게 테이블을 다 준비하고 나서 사진 100장 찍었다.






먹기 직전에 한 컷! 위험하다고 풀떼기는 다 치웠다. 독일에서 먹는 퐁듀는 2종류가 있는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치즈 퐁듀랑 기름 퐁듀다. 기름 퐁듀는 샤브샤브처럼 고기를 익혀 먹는건데 육수가 아니라 기름에 튀기는거다. 위험하고 그렇게 맛있지도 않은데 왜 이렇게 먹냐 했더니 그냥 전통이라고… 생고기를 그냥 기름에 튀기는 거기 때문에 익힌 다음 따로 간을 안 하면 그냥 밍밍한 고기다. 그래서 소스를 엄청 많이 뿌려 먹거나 소금, 후추를 찍어먹어야 맛있다. 그러면 치즈 퐁듀는 어떻게 먹냐?? 고기가 아니라 빵이랑 감자 같은걸 찍어 먹는다. 그 치즈도 에멘탈, 체다 이런 무난한게 아니라 냄새가 엄청 심한 치즈라서 내 입맛엔 별로 안 맞았다. 그래서 소고기 퐁듀만 조졌다.





다음날 간단히 먹는데 선물 받은 장식을 달아서 식탁을 또 꾸며봤다. 올해 크리스마스도 먹기만 하다가 끝났다~!!






올해는 함부르크에 눈이 진짜 많이 왔다. 눈이 쌓인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다. 직접 만든 귀여운 눈강아지로 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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