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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 이야기

다사다난한 2025년 😮‍💨

by Hyedy 2025. 11. 10.

 

할로윈이 끝나고 하나둘씩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기 시작하니, 올해도 정말 끝나가는구나 싶다. 2025년은 참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함부르크에서 베를린으로 이사를 오기도 했고, 독일 생활 8년 만에 처음으로 혼자 살게 되었다. 집을 구하고, 새로운 도시에 적응하고, 독일어를 배우고, 영주권까지 신청하느라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블로그는 완전히 잊고 살았다. 이제 이사 온 지도 곧 1년이 되어가고, 날씨도 추워져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 문득 블로그가 떠올라 오랜만에 글을 쓴다.  

베를린으로 이사 온 것도, 혼자 살게 된 것도 정말 잘한 결정이라고 느낀다. 올해는 운동도 꾸준히 하게 되어 눈에 보이는 변화가 생겼고, 그게 참 뿌듯하다. 이제는 운동을 안 가면 불안할 정도로 일상이 되어버렸다. 새 도시로 이사 오긴 했지만, 다행히 회사 동료들도 있고 예전부터 알던 친구들도 있어서 인간관계를 새로 시작해야 한다는 부담은 없었다. 오히려 기존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벅차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야겠다는 마음이 크게 들지도 않았다.  

이사 온 시기가 겨울이라 우울한 독일 겨울을 지내며 처음엔 ‘혼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하는 걱정이 많았다. 할 게 없어서 인텐시브 독일어 수업을 매일 들었고, 덕분에 영주권도 신청해서 곧 받는다. 처음 혼자 살 때는 모든 게 두려웠다. 한국이었다면 아무렇지 않게 했을 가스나 전기 신청도 괜히 잘못할까 봐 겁났고, 집주인과 문제라도 생기면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됐다. 지금 돌아보면 별일 아니었지만, 그땐 모든 게 낯설고 무서웠다. 가구 배달부터 각종 행정 절차까지, 하나하나가 걱정거리였다.  

이제는 10개월이 지나서 자리도 어느 정도 잡았다. 집도 예쁘게 꾸몄고, 운동도 꾸준히 하고, 친구들도 많이 생겨서 베를린 생활을 즐기고 있다. 다만 혼자 살다 보니 예전보다 ‘E’ 성향이 강해진 것 같다. 함께 살 땐 주말에 집에 있어도 심심하지 않았는데, 요즘은 너무 조용해서 오히려 심심할 때가 많다. 외롭다기보다 그냥 심심하다. 매일 나가서 놀 수도 있지만, 혼자 있는 시간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주말 중 하루는 일부러 혼자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아직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루틴은 잡히지 않았지만, 나만의 시간을 잘 보내는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이렇게 잊고 있던 블로그를 다시 열어 일요일 저녁을 마무리하며 오랜만에 글을 써본다.  

남들은 독일에 처음 왔을 때 한 번쯤 겪는 어려움들을 나는 이제야 겪고 있다. 그래서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예전에 어디서 봤던 문장이 마음을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Life is like Tetris. You can’t just sit there regretting one misplaced block because the blocks keep coming down. What matters more is how you stack the blocks that keep coming. You can’t change the blocks you’ve already placed wrong. And eventually, a day will come when you’ll have the chance to clear those misplaced blocks by arranging the new ones proper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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