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필립스의 인간의 흑역사, 부제는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외국 저자의 책인데 부제가 밈에서 나온 문구라 원제가 뭔지 궁금해 찾아보았다. 원제는 Humans, 부제는 A Brief History of How We F*cked It All Up..😂한국어판 부제는 순화된 버전이구나. 역사 책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챕터를 넘길 때마다 지루할 틈 없이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하고 번역도 찰떡같이 해놔서 술술 읽힌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작가는 거침없이 표현을 하는 편이다. ‘인간은 발길 닿는 곳마다 엉망으로 만들어 놓는 존재다.’ 라든지 이 책 내내 얼마나 인간이 멍청한 존재인지 계속해서 이야기한다. 오늘도 마침 인간이 버린 플라스틱 때문에 과일과 야채에서조차 미세 플라스틱이 나온다는 뉴스를 읽었는데 이 책 생각이 났다. 인간의 바보짓은 아직도 진행 중이라 인간의 흑역사 책이 시리즈로 나오고도 남을 듯하다.
저자는 환경, 전쟁, 정치 등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며 인류의 실패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치 역사 시간에 선생님이 교과서에 있는 내용을 이야기하다가 딴 길로 새서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해주는 것 같다. 인간의 바보짓들에 대해 저자는 가끔 담담하게 농담도 던진다. 역사 속 지도자들의 미친 짓들을 서술하며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나라를 다스리고 싶어 한다는 것부터가 일단 사람이 좀 이상한 것 아니겠는가. 평범한 사람은 아침에 무슨 양말을 신을지도 정하기 어려운데, 온 나라 백성이 신을 양말을 정해주고 싶어 하는 그 마음은 도대체 뭘까?”
있는 둥 마는 둥 조용히 살고 싶은 나로서는 궁금하긴 하다. 왜 그럴까? 왜 전쟁을 하면서까지 지배하고 통제하고 싶어 하는 걸까? 저자는 인간의 역사란 멀리서 바라보면 제국들이 흥했다가 망하고 서로 학살하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제 인류는 서로 학살하는 것을 넘어서 자연적으로도 망해가고 있는 게 아닐까..
이 책의 대부분 흑역사는 몇 사례를 제외하곤 대부분이 남성, 그것도 백인 남성의 실패사다. 이에 대해 저자는 실패할 기회 자체가 그들에게만 주어졌기 때문이라 한다. 다음에 또 인간의 흑역사 책이 나온다면 그때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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