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코니가 있는 집에 이사 온 뒤로 바베큐를 하려고 전기 그릴도 사고 날씨가 좋아지길 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러다 친구가 한국에서 놀러 오기도 했고 전기그릴도 써볼 겸 드디어 바베큐를 하기로 결정! 바베큐 하기 하루 전 Arne와 나는 고기를 샀고 채식주의자인 친구를 위해서는 연어를 준비했다. 드디어 당일 저녁이 되었는데 전날만 해도 날씨가 정말 좋아서 완전 바베큐 날씨였으나 급격하게 흐려지고 비가 오는 날씨 때문에 어떻게 할까 하다가 그냥 주방에서 할까? 하고 주방에서 시도를 하게 되었다. 연기가 날까 걱정했는데 전기그릴을 쓰니 연기가 하나도 안 나서 신기했다.
목살도 올리고 꼬치도 올리고~ 꼬치는 맛이 뭔가 양꼬치 같았는데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목살도 독일 바베큐용으로 양념된 걸로 샀다. Arne가 마늘과 주방에서 키우는 각종 허브를 넣고 재워뒀던 연어도 올렸다.
점점 익어가는 음식들. 생각보다 그릴이 엄청 잘되어서 연어도 잘 익고 고기들도 잘 익었다. 먹느라 바빠서 사진은 못 찍었으나 삼겹살도 맛있었고 연어도 맛있었다. 독일 삼겹살은 사실 껍질이 있어서 삼겹살은 아니고 오겹살이다. 껍질을 싫어하는 나는 맨날 다 잘라내고 먹는다. 그래서 보통 껍질을 잘라낼 필요 없는 목살을 좋아하는데 목살은 전기그릴에 구었을 때 뭔가 퍽퍽해져서 삼겹살이 훨씬 더 맛있었다.
그렇게 첫 전기그릴 바베큐를 끝내고 어제는 Arne가 집에 없는 날이라 집들이 겸 처음으로 친구들을 초대해서 바베큐를 했는데 이번엔 날씨가 좋아서 발코니에 그릴을 뒀다. 야외라 그런지 안에서 익는 것보다 훨씬 시간이 오래 걸렸다.
삼겹살과 곁들여 먹을 샐러드, 콘치즈, 골뱅이탕, 치즈 등등을 준비했다. 콘치즈는 만들기도 쉽고 안주로 먹기도 좋다. 그리고 골뱅이탕은 내가 쫄깃쫄깃한 음식이 먹고 싶다고 하니 친구가 한국에서 가져와줬다. 뚜껑을 열였을 때는 좀 이상해 보였는데.. 고추랑 파랑 넣고 끓이니까 완전 한국의 맛!!! 감격스러운 맛있었다. 친구가 골뱅이탕 국물을 한 숟가락 떠먹더니 자기는 소주도 못 먹는데 소주 생각이 난다며 🤣 칼칼하고 맛있는 맛이었다.
음식을 준비할 때만 해도 Arne도 집에 있었는데 샐러드 준비하는 걸 도와주다가 골뱅이 탕을 봤다. 냄새도 이상하고 생긴 거도 이상하다며 완전 🤮이거라고 질색팔색을 했다. 물론 비쥬얼이 이상한 건 맞지만.. 약간 번데기를 보는 느낌이려나? 번데기는 나도 싫어해서 이해한다. 그런데 주방에 올 때마다 자꾸 정말 이상하다면서 🤮 그래 가지고 뭐라고 그랬다!! 아니 내가 먹으려고 준비하는 음식 보고 자꾸 그렇게 해야 하냐고 그거 진짜 기분 나쁘다고 하니까 자기도 미안하다면서 사과했다. 히히 그리고 나는 골뱅이 탕을 아주 맛있게 먹었다.
술은 친구들이 레드와인, 화이트 와인, 로제 와인 아주 종류별로 다 가져왔고 나는 맥주랑 내가 좋아하는 베일리스, Berliner Luft를 준비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다. 베일리스를 모른대서 줬더니 깔루아처럼 맛있다며 바로 원샷을 해버렸다. Berliner Luft는 달달한 민트맛이 나는 술인데 깔끔하다며 다들 좋아했다 히히 18도로 소주보다 더 독한데도 달달하고 하나도 안 써서 소주보다 더 좋아하는 술이다. 사실 소주는 맛이 없어서 별로 안 좋아하기도 하고 독일에서 먹으려면 엄청 비싸게 때문에 먹고 싶지도 않다. 반면 베일리스랑 Berliner Luft는 웬만한 슈퍼에서는 다 쉽게 구할 수 있다. 이 날 베일리스는 한 병 다 먹어서 조만간 또 한 병 더 사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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