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구직활동을 할 때 연봉 협상에 관해서는 별로 고민하지 않았던 것 같다. 특히 나 같이 신입으로 들어가는 경우는 친구들만 봐도 협상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보통 회사 내규에 따라 주는 대로 받고, 스타트업의 경우는 협상 가능했던 것 같긴 한데 거의 회사에서 주는 대로 받는 것 같다. 그런데 독일에서 구직활동을 한다면 마지막 문단에 항상 언제 시작할 수 있는지, 연봉은 얼마 받고 싶은지 같이 적어서 보내라고 한다. 처음 면접이 잡혔을 때 연봉을 당연히 물어볼 텐데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좀 조사해봤는데 독일의 큰 기업의 경우는 Glassdoor, Kununu, Gehalt에 이런 직군은 얼마 정도 받는지 등등을 볼 수 있다.
📌 https://www.glassdoor.de/index.htm
위에서 찾을 수 없다면 구글에 검색해도 대충 나온다. 신입의 경우는 'entry level ____________ salary in Germany' 빈칸에 직군을 넣어서 검색하면 된다. 조사했을 때 독일 신입 UXUI Designer의 경우는 어디서 봤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적정 월급이 2300 - 2900유로라고 했다. 그래서 첫 면접 때 조사한 걸 바탕으로 에이전시 면접을 봤을 때 2700을 불렀는데 너무 많다고, 자기들은 2300까지 줄 수 있다고 했다.
나는 독일에서 일 한적도 없고 독일에서 일하는 다른 디자이너들도 없어서 내가 구글에서 찾은 게 맞는지 정말로 스튜디오 말대로 너무 많이 부른 것인지 알 길이 없었다. 기겁하는 반응에 알았다고 하긴 했지만, 결국 이 회사는 가지 않았다. 연봉이 이유는 아니고 다른 이유 때문에. 그리고 기타 다른 회사를 지원할 때는 이게 희망연봉이긴 한데 Flexbile 하다고 말하면서 지원했다. 그리고 연봉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항상 세전이다.
마지막으로 좀 큰 회사 면접을 갔을 때는 내가 얼마를 불러야 할지 감이 안 왔다. 큰 회사라서 충분히 더 줄 수 있는데 내가 적게 부르면 자기들한테 이득이니까 오케이하고 나는 아무것도 모른 체 일하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그냥 물어보기로 했다. 면접관이 이런저런 질문들을 하다 얼마 정도 받고 싶냐?라고 물었을 때 "나는 이제 일을 시작하는 단계라 월급에만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일 자체에 대해 좀 더 집중하고 싶다. 너네가 줄 수 있는 범위는 어느 정도 되는지 궁금하다." 이런 식으로 대답했다. 그랬더니 자기도 HR 부서에 물어봐야 한다고 했고, 목요일에 합격 전화를 받고 연봉을 물어봤는데 자기도 아직 몰라서 다음 주에 알려준다고 했다.
그리고 오늘 전화를 받았는데, 내가 부르려고 마음먹었던 액수보다 더 많이 줄 수 있다고 했다. 듣는 순간 '오예~~~~~~~ 내가 먼저 안 말하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3초 후 '아 내가 이 액수를 불렀으면 더 줄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며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는 걸 느꼈지만..😂경력이라면 기존 연봉을 기준으로 가늠하면 되지만 신입인 나는 아무것도 없어 정 모르겠다면 물어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회사가 제안한 연봉도 내가 오케이했으니, 이제 계약서를 적는 일만 남았다. 이메일로 보내거나 우편으로 계약서를 보내주고 서명한 뒤, 다음 달 1일부터 일하기로 했다. 아직 일한 것도 아닌데 벌써 받을 월급 생각에 사고 싶은 것이 한가득이다.... 킨들, 전동 킥보드 또 뭐 사지... 다음 달에 일하기 전에 여행이라도 다녀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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