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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 디자이너

독일 워킹홀리데이 :: 에이전시 그래픽 디자이너 면접

by Hyedy 2018. 5. 12.

오늘 면접을 본 에이전시는 집에서 30-40분 정도 좀 멀리 떨어져 있었다. 너무 떨렸는데 막상 도착하니 담당자가 미팅 중이라서 기다리라고 했다. 그래서 주는 물먹고 초콜릿 먹으면서 기다리다 마침내 담당자가 와서 면접을 봤다. 스타트업 에이전시라 그런지 자기소개, 장점, 단점 이런 거 하나도 안 물어보고 그냥 내가 했던 프로젝트 설명하면서 직무에 관한 이야기만 했다. 내가 작업들을 설명할 때 학생 작업 맞냐고 너무 좋다고 한국인들 포함해서 공모전 수상자 같은 거 보면 아시아인들이 정말 많다고. 심지어 학생들도 많다고 그러면서 정말 내 프로젝트가 좋다고 했다. 큽... 계속 서류 광탈해서 포트폴리오에 대한 확신이 없었는데 이렇게 말해주니 정말 기분이 좋았다 😭 아무래도 이 에이전시에서 추구하는 방향이랑 내 스타일이랑 잘 맞아서 그런 듯하다. 

 

 

내 작업 소개가 끝나고 에이전시에서 했던 작업들 보여주면서 내가 일하게 되면 할 프로젝트 등등 이야기했다. 그러다 담당자가 자기는 예스라고 나랑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데 거의 2시간 넘게 이야기를 했는데 끝까지 연봉 얘기를 안 꺼내면서 자꾸 나한테 질문 있냐고 물어봤다. 저 쪽에서 절대 연봉 이야기를 먼저 꺼내지 않을 거 같아 "솔직히 이거 어색한 거 아는데 네가 질문 있냐고 해서 먼저 물어보는 거다" 이렇게 얘기하면서 내가 먼저 이 포지션에 얼마 정도 생각하고 있냐 물어봤다. 그랬더니 희망 연봉을 물어봐서 말했더니 반응이 "Whaaaaaaat......" 이러면서 완전 이거 너무 많다고 그러는 것이었다. 텍스 빼면 내가 받는 건 그렇게 많지도 않은데 말이다. 그래서 내가 그럼 네가 생각하는 기준은 뭐냐고 물어봤다. 그들이 생각하고 있던 연봉은 내가 말한 것에서 에서 월 -400유로였다. 세금 전으로 계산하면 신입으로 적은 돈은 아니지만 세금 낸 뒤를 생각하면 한국 에이전시에서 신입이 받는 평균이랑 비슷했다.

 

 

그때 마침 또 다른 CEO가 방에 들어와서 담당자가 지금 연봉 얘기한다고, 내가 말한 연봉을 얘기했는데 바로 단칼에 내가 바로 앞에 있는데 쳐다보지도 않고 "Too much"라고 했다. 그리고 자기들이 줄 수 있는 연봉을 제시했다. 나도 이게 첫 번째 면접이라 정말 내가 독일 디자이너의 연봉을 몰라서 말도 안 되는 연봉을 부른 건가 해서 너네도 내가 인턴십에도 지원한 걸 보면 알겠지만 돈이 가장 중요한 파트가 아니다. 이해할 수 있고, flexible 하다 등등 뭐 이런 식으로 이야기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자기들은 나랑 일하고 싶고 자기들이 제안한 연봉에 내가 오케이 하면 된다고 계약할지 말지는 나한테 달려있다고 했다. 

 

 

딱 한 가지 걸리는 게 있다면 디자이너가 한 명인데, 그 유일한 디자이너가 다음 주부터 2달 동안 휴가를 가서 7월 말에나 돌아온다는 것이다. 일을 구하면서 내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게 시니어 디자이너가 있냐 없냐 이거였는데, 직장 생활을 막 시작하는 초년생으로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이걸 고려해서 그럼 6월부터가 아닌 7월부터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더니 그쪽에서는 내 맘대로 하라고 했다. 그래도 선임 없이 한 달가량 일을 해야 한다. 이 부분이 좀 걱정이다. 자기가 내가 할 일이나 뭐 그런 걸 만들어놓고 가겠다고 하는데, 그게 쉬울지는 잘 모르겠다. 한편으로는 한 달이니 시간 금방 갈 것 같기도 하고. 이 부분이 제일 고민이다. 비자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는데, 내가 가진 비자는 1년이지만 만약에 일하면서도 잘 맞으면 비자 문제도 도와주겠다고 했다. 직원은 20명 정도지만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도 있고 여기 일하는 브라질 사람도 이전에 비자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해결해서 내 경우도 뭐 어떻게 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해줬다. 

 

 

마지막으로 자기들은 예쓰라고 계속 말했으니 나한테 달려있다고 했다. 내가 생각해본다고 하니 자기네들한테 다음 주 금요일까지 확답을 달라고 했다. 무슨 왜 이렇게 일을 빨리빨리 처리하는지.. 아무튼 생각 좀 해보고 다른 데도 더 지원해보고 금요일엘 답장을 줄 생각이다. 작업도 괜찮았고, 월급도 그냥 뭐 한국에서 취업하는 거 생각하면 정말 나쁜 수준은 아니라서.. 생각보다 이렇게 빨리 잡 오퍼를 받아서 신기하다.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내 포폴이 충분하지 않은가 다른 작업을 더 해야 하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아무튼 생각보다 잘 풀리는 것 같아 다행이다. 시간이 늦어서 엄마 아빠가 전화를 안 받아서 친구들한테만 말했는데 얼른 자고 일어나서 엄마 아빠한테도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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