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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 디자이너

독일 회사 생활 :: 두번째 썸머 파티 ☀️

by Hyedy 2019. 8. 25.

장소도 음식도 날씨조차도 다 좋았던 썸머 파티 ☀️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는 1년에 두 번 썸머 파티, 크리스마스 파티를 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썸머 파티를 한다고 한 달 전부터 스케줄을 비워놓으라며 메일을 받았다. 솔직히 갈까 말까  당일까지도 엄청 고민했다. 작년에 내가 있었던 팀은 어떻게 하면 나를 포함해서 팀원들이 더 친해질 수 있을지 이런 고민도 하고 해결 방안으로 나한테 이야기하는 게 아니더라도 아예 다 영어로 이야기하기로 하기도 했다. 여러모로 많이 신경 써줬던 팀이었는데 작년 파티에서도 그 팀원들이랑 같이 재밌게 놀았다. 이 팀원들 정말 다 좋았는데 아쉽게도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고 나가고 하면서 올해 팀이 바뀌었다. 

 

새로운 팀은 전의 팀보다 인원이 많은데 나랑 같이 일하는 디자이너 말고는 다들 전혀 나를 신경 쓰지 않고 독일어로만 말한다. 고맙게도 동료 디자이너는 이런 문제에 대해서 꾸준히 문제를 제기하며 다른 사람들도 나를 배려해야 한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영어로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다른 팀원들은 영어로 이야기하는 게 어색한지 영어로 물어도 독일어로 대답을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내가 직접 물으면 영어로 대답해긴 하지만 그 외의 경우에는 독일어로만 이야기한다. 

 

문제는 다들 이야기하고 있으면 한 마디씩 거들면서 친해지는 거 같은데 나는 그들이 무슨 얘기하는지를 모르니 도통 대화에 끼기가 어렵다. ‘모르는 게 있으면 언제든지 물어봐.’라고 하지만 뭔 이야기하는지 알아야 끼든 지 말든지 하지 대화하는 걸 볼 때마다 ‘너네 무슨 말 해?’라고 할 수 도 없는 노릇이다.  나랑 다른 디자이너가 영어로 이야기하고 있으면 다들 우리가 무슨 이야기 하는지 아니까 가끔씩 다른 사람들이 우리 대화에 끼는데 반대로는 안된다. 이게 항상 아쉽다. 그래서 썸머 파티에 가서도 다들 독일어로 말하는데 나 혼자 소외감 느끼면서 있을까 봐 갈까 말까 고민했었다. 

 

두려움이나 걱정 때문에 할까 말까 고민할 때 나는 항상 하는 쪽으로 결정한다. 그렇지 않으면 편하기야 하겠지만 나는 계속 Comfort Zone에만 머물 것이고 발전 없이 살 것 같아서 Comfort Zone을 벗어나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대부분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 어제도 걱정이 태산이었지만 결국 썸머 파티를 갔고  좋은 동료들과 재밌게 놀았다. 다행히도 다른 팀원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고 그들이 독일어로 말하더라도 대충 뭔 이야기하는지 단어로 눈치채고 ‘이거 이야기하는 거야?’라고 내가 먼저 물어봤다. 보통 나는 누가 먼저 ‘우리 이런 이야기 하고 있어’라고 이야기할 때까지 가만히 있었던 적이 많은데 어제는 왠지 그냥 먼저 내가 물어보고 싶었다. 내가 저렇게 물어보면 다들 흔쾌히 영어로 이야기하고 나도 능동적으로 대화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음식도 너무 맛있었고 좋은 동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서 좋았다. 가길 잘했다. 

 

옥수수도 구워줬다. 너무 맛있어서 더 먹고싶었지만 배불러서 못 먹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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