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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 사는

독일 생활 :: 택배 안 와서 창고로 받으러가기

by Hyedy 2020. 2. 1.

거실에 소파도 있고 빔프로젝터도 있지만 우리는 거의 주방이나 안방에서 생활한다. 주방에서 밥만 먹고 안방으로 와서 침대에 거의 붙어있다. 침대에서만 모든 걸 하다보니 요즘 들어 허리가 아팠다. 반쯤 누운 자세가 허리에 그렇게 안 좋다고 하던데 침대에 있으면 계속 그렇게 앉게 되서 그런지. 그렇다고 또 책 읽자고 책상에 앉기는 싫어서 침대에서 계속 누워있었다. Arne랑 이런 얘기를 하다가 이 때가 마침 크리스마스 전이라서 선물로 안방에 작은 소파 어떻냐면서 하나 사기로 했다. 중요한건 우리가 크리스마스 2주 전 쯤 주문했다는거다. 

 

 

 

https://www.maisonsdumonde.com/DE/de/p/2-sitzer-polsterbank-senfgelber-samtbezug-sacha-175541.htm?page=2

 

Maisons du Monde에서 이전에 주문한 서랍이 다 긁혀 와가지고 교환하는데만 2달이 걸렸던 악몽 같은 기억이 있었지만 여기 소파가 제일 마음에 들어서 어쩔 수 없이 주문했다. 가구는 잘못이 없지.. 가구는 참 예쁜게 많다. 주문할 당시에는 재고가 있고 바로 배송을 시작한다고 해서 괜찮겠지하고 혹시라도 크리스마스전에 받을 수 있을까 두근두근하며 주문했는데.. 택도 없었다.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얘네들이 1월말이나 2월초에 배송을 한다고 했다. 시간이 좀 지나고나서 정확한 날짜가 떴는데 그게 마침 또 평일이었다. 보통 가구는 집 안까지 배송을 해주는데 여기는 집 안 까지 배송을 안 해준다고 적혀있었다. 평소에 배송 올 게 있으면 나 혼자 재택근무를 하는데데 이번엔 부피가 큰 가구고 집 안까지 배송을 안 해준다니까 Arne도 같이 있어야 했다. 

 

Arne가 전화를 해서 그 배송 날짜를 토요일으로 바꿀 순 없냐고 물어보니 안된대서 금요일로 바꾸고 우리 둘 다 재택근무를 하기로 했다. 금요일이 되고 우리 둘 다 집에서 기다리는데 기다리고 기다려도 배송이 안 왔다. Arne가 하는 말이 수요일인가 목요일인가 두 번이나 배송기사가 전화와서 자기 지금 우리꺼 가지고 있는데 오늘 배송가도 되냐고 물었단다;; 아니 금요일에 온대놓고 왜 말도 없이 그 전에?? 작은 택배도 아니고 부피가 그렇게 큰 걸..당연히 우리는 일하고 있어서 안 된다고 했고 금요일에 오라고 했다. 

 

근데 또 금요일이 되니까 왜 안오냐고!! 다행히도 Arne가 이전에 전화를 받은 덕에 배송기사의 개인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어서 왜 오늘 안 오냐고 전화를 했다. 

 

👨🏼: 저희 오늘 배송오는건데 왜 안오세요? 10시에 온다면서요? 

👤: 아 저희 오늘 배송 못 해요

👨🏼: ??? 오늘 온다면서요? 그리고 저 오늘 밖에 시간이 안 되는데요 (다음주부터 계속 출장이라 재택근무를 할 수 없는 상황)

👤: ;; 그럼 창고에 님 택배 있긴 한데 직접 가지러 가실래요?

👨🏼: 참나..알겠음

 

배송 한동안은 별 문제 없이 오길래 괜찮나 싶었더니 여전히 그지같은 독일의 택배 시스템이다. 여기저기 전화해도 모르니 어쩌니 하더니 이제는 우리보고 직접 찾으러까지 가라네. 그래도 창고가 집에서 15분 정도고 가구를 넣을 수 있을만큼 큰 차가 있어서 다행이지 없었으면 우린 하루를 날리고 또 기다려야할 뻔 했다. 

 

 

 

배경이 너무 을씨년스럽게 나왔지만 전형적인 함부르크 날씨다. 이번주 내내 비가 내리고 날씨가 좋지 않았다. 언제쯤 쨍쨍한 날이 오려나.. 

 

 

 

 

Selbstabholer가 적혀있는걸 보니 그지같은 택배 시스템 때문에 찾으러 오는 사람이 꽤 있나보다. 

 

 

 

택배 찾으러왔다고 접수를 하고 기다렸다. 접수해준 사람이 와서 하는 말이 우리 택배가 창고에 있으니 차가지고 뒤로 가서 받으라고 했다. 

 

 

 

 

여기가 바로 창고. 이 상황이 너무 어이가 없었다. 여기까지 우리가 와야한다니!!! 우린 택배비도 냈는데!! 😡택배비 환불해달라고 해야지

 

 

 

 

저렇게 창고 문이 열리면 택배차에 물건을 싣는다. 

 

 

 

준비됐다고해서 온건데 또 기다리래서 차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중..이게 다 뭔일이냐고.. 

 

 

 

 

 

한 10분정도 기다리니까 우리 택배를 가져왔다. 주문 후 몇 달만에 드디어 마주한 우리의 소파!!!! 반갑다 반가워

 

 

 

 

뒷자석을 접으니 딱 들어갔다. 아 우리차가 이렇게 안 컸으면 어쩔 뻔 했냐고!! 

 

 

 

조립은 쉬웠다. 소파 다리가 어두운 나무인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그냥 가짜 나무였다. 소파가 싼 가격도 아닌거같은데 왜 이렇게 구린 재료를 쓴거지..더 싸게 산 가구도 다리는 다 진짜 나무썼던데..색도 홈페이지에서는 쨍한 머스타드 색으로 나와있는데 약간 톤 다운된 색이다. 그래도 색은 나쁘지 않았다. 원래 소파 위에 걸려고 그림도 다 사놨는데 소파가 너무 안 와서 그림을 주방에 걸어버렸다. 그래서 벽이 좀 휑하네..

 

 

 

 

넘 휑해서 Arne가 전구를 둘러놨다. 약간 크리스마스 같기도하고 아늑한 분위기 ❤️소파를 결국 받아서 다행이지. 진짜 독일에서는 택배 받는 것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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