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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 디자이너

독일 워킹홀리데이 :: 해외취업을 위한 여러가지 면접

by Hyedy 2018. 6. 28.

여기저기 이력서를 넣고 면접을 볼 때 당황스러웠던 게 전화면접화상면접이다. 화상면접은 그래도 좀 들어봐서 그렇구나 했는데 전화 면접은 굳이 화상전화를 놔두고 왜..?라는 생각도 들었고 별로 주변에서 보지 못해서 준비도 안 했었다. 이번에 취업 준비를 하면서 전화면접도 봤고 화상면접도 봐서 해외 취업을 준비하는 다른 분들께 도움이 될까 하고 후기를 남겨본다. 물론 이 두 가지 면접 모두 직접 면대면으로 하는 면접의 전 단계일 뿐이다.

 

 

 

 

|  전화 면접 

 

전화 면접 제의가 온 곳은 Graphic Designer 포지션이었고, 광고 관련 스타트업이었다. 면접을 보기 전에 앞서 자료 조사를 하려고 회사 소개를 봤는데 계속 봐도 회사가 뭘 하는지 잘 이해가 안 됐다. 그렇게 뭐하는 회사인지 감만 잡은 채로 면접 봤다. 전화 면접이라고 해도 그냥 바로 전화하는 건 아니고 이메일로 언제 전화를 할지 얘기하고 다른 면접처럼 시간 잡는다. 나는 당연히 디자이너가 전화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디자인을 하나도 모르는 인사팀에서 하는 듯했다. 왜 그렇게 생각했냐면 전화 면접이 그쪽에서 질문을 하면 내가 대답을 하고 곧바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는 테스트 형식이었기 때문이다.

 

 

📌 Graphic Designer 포지션에 받은 질문들 

 

- 자기소개

- 포토샵에서 어떤 기능을 써서 사진을 보정하는지

- 에프터이펙트에서 user epxress 인가 이거 뭔지 

- 에프터이펙트에서 camera의 목적이 뭔지

 

- 왜 이 회사에 지원했는지

- 왜 이 프로필에 내가 적합하다고 생각하는지

- 이때까지 일하면서 있었던 사람들 사이에서 갈등은 뭐고 어떻게 풀었는지

- 일하면서 어떤 실수를 했고, 어떻게 다시 하지 않으려고 하는지

- 이 회사에 비지니스 모델과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 회사에서 출근 첫 날 하루 종일 사진 리터치 작업만 주고 이게 앞으로의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하면 어떻게 대응할지

 

- 월급은 얼마나 생각하고 있는지

 

 

대략 이 정도 질문을 받았다. 이만큼 많은 질문을 받았는데 총시간은 20분 정도 걸렸다. 위에서 말했듯이 질문에 내가 대답을 하면 거기에 대해 얘기하며 대화를 이어가는 게 아니라, 그게 맞는 대답인지 아닌지 체크하고 다음 질문을 하는 식으로 질문-대답-질문-대답 이렇게만 진행돼서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질문들이 보통 면접이라고 하면 받을 것 같은 뻔한 질문들이지만 전화 면접에서 받을 줄은 몰랐기에 적지 않게 당황했다.. 특히 포토샵이랑 애프터 이펙트 같은 질문들;; 평소에 사용하긴 하지만 어디에 있는 어떤 기능을 쓰지 그 기능들 이름을 외우면서 쓰지는 않아서 바로바로 대답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갈등... 실수... 등등 정말 입에서 나오는 대로 대답했던 것 같다. 솔직히 대답하면서도 이렇게 얘기하는 게 무슨 소용인가 싶었다.. 그리고 인사담당자의 악센트 때문에 알아듣지 못한 게 있는데 계속해서 물어보기도 좀 그랬다. 면대면에서는 그냥 편하게 물어봐도 되는데 전화에서 계속 물어보는 건 뭔가 불편하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전화 면접은 별로 내 입장에선 어필하기도 어렵고 별로 이득이 될 게 없어 보였다. 질문이 끝난 뒤 디자이너한테 나랑 전화면접했던 자료를 디자이너한테 넘겨주고 통과되면 디자이너가 연락 준다고 했다. 

 

전화 면접을 망했다고 생각했는데, 디자이너한테 연락이 왔었다. 전화 면접을 통과하면 이제 면대면 면접인 줄 알았는데, 디자이너가 통화 한 번 하자고 했다^^.... 왜 이렇게 전화를 좋아하는지.. 그래서 또 시간 약속 잡서 전화했는데, 이번에는 과제 내줄 테니까 과제 해보고 괜찮으면 면접 보자고...아니 무슨 스타트업인데 이렇게 절차가 많거야..ㅠ 과제 준 걸 봤는데 별로 하고 싶지도 않은 과제라서 그냥 안 맞는 것 같다고 과제 못 하겟다고 보냈다. 복지가 너무 좋고 회사 분위기도 좋아서 지원했던 회사인데 이렇게 채용 절차가 복잡할줄은 몰랐다. 

 

 

 

 

 

|  화상 면접 

 

화상 면접을 제의한 회사는 한국으로 말하면 직방, 다방 같은 부동산 중개를 하는 스타트업이다. 독일에 회사가 있긴 한데 외국인도 많고 대표가 영국인이라고 했다. 면접을 보기 전에 내 이력서에 답장을 하며 과제를 내줄테니 과제를 보고 이야기하자고 했다. 과제도 엄청나게 어려운 것은 아니었고 주어진 시간 내에 화면 구성하는 거여서 과제를 해서 냈다. 곧바로 답장이 왔는데 회사 방향이랑도 잘 맞는 것 같다고 화상 전화를 하자고 했다. 이후 스케줄을 잡고 구글 행아웃 링크를 줬다. 면접 당일이 됐을 때 진짜 면접 가는 것처럼 옷도 깔끔하게 입고 준비하고 해야 하나 싶다가도 화상 전환데 뭐 하고 대충 받았다. 행아웃은 한 번도 안 써봤는데 구글 행아웃 링크를 클릭하니까 바로 연결이 됐다;; 연습한다고 미리 클릭하지 않고 정각에 클릭한 게 다행이었다. 대표들도 편하게 자기 집, 사무실에서 하는 것 같았다. 

 

 

화상 면접을 하는 이유는 대표가 2명인데 한 명이 지금 베를린에 있어서 그렇다고 했다. 회사 설명을 한 뒤, 내 소개도 하고 제출했던 과제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왜 이렇게 했는지, 개선할 부분 등등 별로 어려운 것은 없었다. 기술적인 용어로 설명하길 원했는데 내가 그건 모르고 풀어서 말했더니 한국에서 교육받아서 영어 용어를 모르지만 내용을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당황스러웠던 질문을 했다.

 

🧔🏻 : 만약 채용이 된 다음 네가 해고가 된다면 무슨 이유일 것 같냐?

 

이게 무슨...... 내가 어떻게 아냐? 아직 채용도 안 된 마당에. 그래서 내가 "음... 잘 ㅁ르겠는데...? 독일어를 못 해서?" 이랬더니 "아냐 네가 채용됐다는 건 이미 독일어는 상관없다는 거지, 무슨 이유일 것 같아?" 이래서 ㅋㅋㅋㅋ진짜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 : 나는 이때까지 한 번도 해고된 적 없어서 잘 모르겠어 ^^;;;;

 

라고 대답했더니 좋다고 unfirable 한 거냐 자신감 있다고  그랬다. 애초에 무슨 대답을 바라고 질문한 건지.. 그리고 좀 걸렸던 게 회상 면접에서 끝까지 월급에 대한 얘기는 안 하고, 끝난 뒤 대표 둘 중 한 명이 메일로 월급은 얼마 생각하냐라고 물어보며 화상 면접 결과는 1주일 뒤에 알려준다고 했다. 1주일 뒤 오피스에서 면접 보자고 했지만 나는 이미 더 마음에 들었던 곳에 오퍼를 받아서 면접은 안 가기로 했다. 

 

 

 

 

 

한국에서 취준을 했다면 잘 겪을 일이 없을 전화 면접, 화상 면접이었는데 솔직히 직접 보고 하는 면접이 더 편하고 나를 어필하기도 좋고 재미있다. 면대면 면접이 포폴에 대한 피드백도 받을 수 있고 일할 회사가 어떤 분위기인지도 알기 쉽다. 회사 입장에서는 전화나 화상 면접이 편하긴 하겠지만 나는 이 방법이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훨씬 더 긴장됐다. 당분간은 면접 볼 일 없어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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