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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 디자이너

독일 워킹홀리데이 :: 독일 회사에서의 일주일

by Hyedy 2018. 7. 12.

지난 주 월요일부터 시작해서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오늘이 수요일이니 일주일보다 조금 더 지났는데 벌써 이렇게 시간이 지나다니.. 하루 하루는 느리게 가는 것 같지만 돌이켜보면 벌써 이렇게 시간이 지났나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인이 한 명도 없는 독일 회사에서 일하면서 좋은 점도 있지만 '한국이었다면 겪지 않았을텐데..'하는 그런 생각도 가끔 든다. 

 

 

가장 적응 안 됐던 게 점심시간이 딱히 없고 그냥 다들 알아서 먹는 분위기라는 거다. 한국에서 일할 때는 점심시간만 기다리며 땡하면 같이 밥먹으러 가는 게 낙이었는데, 여기서는 12시 지나도 밥도 안 먹고 12시 반 쯤지나면 그냥 알아서 하나 둘 씩 사라진다..아무말도 없이..출근 둘째 날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나를 챙겨주지 않았다. 나는 아는 사람도 없는 일주일된 신입인데 알아서 혼자 먹어야 하니까 며칠 동안 점심 시간이 좀 두려웠다. 그래서 샐러드 사와서 주방에서 혼자 먹고 그랬다. 이건 팀마다 다른 것 같은게 다른 팀들은 주방에서 같이 먹기도 하고 Arne 회사도 지금 일하는 팀은 알아서 먹지만 전에 같이 일하던 팀은 한국처럼 땡하면 점심 먹으러 갔다고 한다. 그리고 좀 놀랐던 게 점심을 정말 간단히 먹는다. Arne도 가끔 "점심 뭐 먹었어?" 라고 물어보면 바나나 하나 먹었다거나 아예 안 먹었다고 할 때가 있다. 밥도 많이 안 먹고 어떻게 일하는걸까....? 회사에서 점심에 빵 하나 먹거나 요거트 하나만 먹는 사람들을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그에 반해 한국인인 나는 매끼 잘 챙겨먹는다. 오늘도 점심으로 연어 아보카도 덮밥 먹었다. 예전 한국에서 일 할 때 점심 시간마다 먹던 제육볶음 정식, 보쌈 정식 이런 음식들이 그립다 😭 점심에 뭐먹을지 생각하고.. 매끼 배부르게 맛있는 거 먹어서 행복했는데..

 

 

 

일 한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독일 회사에서 일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점은 독일어다. 일하는거야 디자인해서 보여주고 이야기하면 되니까 어려움 없이 잘 하고 있는데, 문제는 동료들이 스몰톡을 엄청나게 하는데 다 독일어로 한다는 것이다. 독일어로 이야기 할 때 마다 나도 같은 공간에 있고 다 들리는데 안 들리는 척하고 있기도 뭐하고, 이야기할 때 마다 "뭔 얘기하는 거야?" 라고 물어보기도 좀 그랬다.그래서 며칠 전 팀 상담 때 언어 이야기가 나왔다. 앞으로 어떻게 하면 나를 팀원으로 좀 챙겨 줄 수 있을지 Agile Coach랑 이야기했다. 그 결과 우리 팀은 나를 위해서 2달 동안 모든 이야기를 영어로 하기로 했다 🎉회의 끝나고 스몰톡도 다 영어로 하는데, 이해가 되니까 너무 감격스러웠다. 자기들끼리만 이렇게 재밌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단 말이야??!!!!??!?! 팀의 일부가 된 것 같아서 너무 좋았다. 그래도 자기들끼리 영어로 이야기하기가 어색한지, 가끔 독일어로 이야기할 때가 있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냐...2달 동안 독일어 공부 열심히 해야겠다. 

 

 

Arne랑 같이 출근은 보통 8시에서 8시 반 사이에 하고 Arne는 맨날 늦게까지 일해서 퇴근은 나 혼자 5시 조금 넘어서 했다. 야근 없는 세상이라니 너무 좋다. 요즘은 한국도 52시간인가 뭔가 해서 야근 없앤다고 칼퇴하는 분위기인 것 같던데, 여기는 한국처럼 퇴근 시간에 땡하면 가는 건 아니고 자기가 알아서 간다. 며칠 전에는 할 일이 너무 없어서 4시에 퇴근하고 쇼핑했다~~ 얼른 월급 받아서 쇼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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