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역사의 쓸모, 최태성

고등학교 때 좋아했던 과목 중 하나가 역사다. 중학교 때는 그리 좋아하지 않았는데 고등학교 가선 뭐가 달라진 건지. 역사 과목 자체도 재밌었고 역사 선생님도 좋아서 열심히 공부했더니 고등학교 내내 역사 과목에선 딱 한 문제만 틀렸다. 그 한 문제는 거의 10년이 지난 지금도 틀린 게 아직도 아쉽다. 옳지 않은 것을 골라야 했으나 옳은 것을 골라서 틀렸다.  

당시에 역사를 공부하면서 EBS에서 최태성 선생님의 강의를 봤다.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당시에도 수학은 ㅇㅇㅇ, 영어는 ㅇㅇㅇ 이렇게 과목별로 유명한 선생님이 있었다. 최태성 선생님이 지금은 너무나도 유명하신 분이지만 역사가 필수가 아닌 선택 과목이라 정보가 별로 없어서인지 그때는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그래도 EBS니까 괜찮겠지 반신반의하면서 봤는데 필기도 수업 내용도 너무 마음에 들었다. 그 이후론 줄곧 최태성 선생님의 강의를 봤다. 

많은 도움을 받았던 최태성 선생님이 흥미로운 제목의 책을 내셨길래 오늘 읽어봤다. 책의 제목은 <역사의 쓸모>다. 당시에 내가 역사 공부를 열심히 하고 좋아하자 ‘그거 서울대 지원하는 애들만 할텐데 굳이 왜 하냐’는 말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흔히 역사는 영어, 수학 등과 달리 쓸데없는 학문으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책에서 최태성 선생님은 역사를 통해서 우리가 어떤 것들을 배우고 어떻게 우리의 삶에 적용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역사의 쓸모, 최태성 ©YES24

롤모델을 설정할 때 흔히 살아있는 사람들로 설정하는 경우가 많다. 미디어에서 많이 접하고 더 친근해서 일까. 나는 롤모델을 딱히 설정한 적은 없지만 만약 했다면 나도 평소에 살면서 많이 보고 들어왔던 사람을 꼽았을 것이다. 하지만 살아있는 사람에 대한 평가는 언제라도 달라질 수 있다. 만약 그 사람이 이후에 나의 가치관과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면 어떻게 될까? 이에 대해 최태성 선생님은 동시대의 사람보다는 역사 속 인물을 롤모델로 삼으라고 한다. 왜 이 생각을 못 했을까. 이미 죽은 사람은 그 사람 인생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볼 수 있으니 나만의 기준으로 판단해 롤모델로 삼을 수 있다. 설사 시대가 다르다 하더라도 분명히 배울 점이 있을 것이다. 

선생님이 소개해준 역사 속 인물 중 가장 흥미로웠던 사람은 정약용이다. 정조와의 관계도 재밌고 다방면에 뛰어나서 한국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니 더 알고 싶어졌다. 이다음 책은 정약용에 관한 책을 읽어볼까 생각 중이다. <역사의 쓸모> 초반에는 예전에 선생님이 강의하실 때 했던 말들이 많아서 그런지 약간 잘 안 읽혔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재밌는 역사 얘기도 나와서 잘 읽힌다. 간간히 역사 인물들에 관한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자세하게 다루진 않는다. 그래서 <역사의 쓸모>는 다 읽고 나면 다른 역사책을 읽고 싶게 하는 티저 같은 느낌의 책이라 역사 입문서로 좋겠다.

 

 

역사의 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