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을 하고 돌아와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옷을 갈아입고 숨 막히는 브라를 벗는 것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브라는 당연히 입어야 하는 것이었고 별 다른 생각을 한 적도 없었다. 사이즈도 모른 채 맞지도 않는 브라를 입기도 했고 불편하긴 했지만 다들 그러고 사니까 그게 맞는 줄 알았다. 숨 막히는 와이어 브라 외에 다른 선택지들이 있는 줄도 몰랐다. 하지만 이제는 와이어 브라 외에도 많은 선택지가 있음을 알고 다시는 브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 브라렛 (Bralette)
브라렛을 검색하면 와이어와 패드가 없는 브라라고 나온다. 와이어는 절대 없지만 가끔 패드 있는 브라렛도 있다. 와이어 없는 브라렛을 써보고 너무 편했지만 패드 없이는 너무 비쳐서 있는 제품을 사용했다. 외국은 탈브라로 다녀도 아무도 신경 안 쓴다고 하지만 그 외국이 미국을 말하는 건지 몰라도 내가 사는 독일은 아니다. 남 이야기, 가십거리를 좋아하는 건 여기도 마찬가지라서 100% 뒷말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
와이어가 없는 것만으로도 너무 편한데 예쁘기까지 해서 한동안은 이런 브라렛을 입었다. 근데 아무리 입어도 레이스는 간지럽고 까끌까끌해 적응이 안 됐다. 굳이 속옷에 레이스가 필요할까 싶어서 다른 브라를 찾았다.
| 무봉제 브라렛 (Seamless Bralette)
와이어 있는 브라는 싫고 그렇다고 불편하게 레이스 잔뜩 들어간 브라렛은 싫어서 찾다 보니 무봉제 브라렛을 발견했다. Seamless bralette 또는 Seamfree bralette 검색하면 많이 나온다. 무봉제 브라의 좋은 점은 어깨끈마저도 천으로 되어있고 얇아서 어깨가 안 아프다는 것이다. 일반 브라렛은 기존의 브라처럼 플라스틱 느낌의 두꺼운 어깨끈이라 어깨를 조여온다는 느낌이 있어서 불편했다. 개인적으로는 브라렛을 고를 때 어깨끈은 얇고 밑가슴에 잡아주는 부분은 적당히 두꺼운 걸 좋아한다.
그런 면에서 ellesse의 Seamfree Bralette이 제일 편했다. 끈도 얇고 밑 부분은 적당히 두꺼워서 딱 좋다. 속옷 브랜드 매장에 가서 사기보다는 TK maxx 같은 곳에 가면 여러 브랜드들의 브라렛을 다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곳으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스포츠 브라처럼 생기긴 했지만 꽉 조이는 거 없이 편안하다.
무봉제 브라로 정착을 하나 싶었는데 날씨가 더워지니 이것마저 답답해졌다. 날씨가 좋아 근처 공원에 갈 참이었다. 답답한 브라를 하기 싫었지만 별 다른 선택지가 없으니 브라를 입고 위에 반팔을 입고 외출을 했다. 공원에 누워서 경치를 감상하던 중 옆에 앉아있는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아예 윗옷을 벗고 있었다. 자연스러운 그 광경이 너무 부러웠다. 나는 브라에 반팔에 너무 답답한데 저 남자는 저렇게 상의탈의를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 집에 돌아와 탈브라를 하기 위해 여러 후기들을 찾아봤다.
| 실리콘 니플 커버 (Silikon Nippelabdeckung)
탈브라 후기를 보니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니플 패치나 니플 패드를 쓰는 것 같았다. 니플 패치를 검색하면 반창고처럼 생긴 게 나오는데 크기가 너무 작기도 하고 일회용이라 실리콘으로 찾아봤다. 사실 언젠지 기억도 안 나는데 예전에 급하게 H&M에서 실리콘 니플 커버를 산 적이 있다. 꽃 모양으로 귀엽게 생겼지만 쓰레기다. 붙이고 5분 있으면 다 떨어진다. 실망한 뒤로 실리콘 니플 커버는 별로라는 인식이 었었는데 좀 더 큰 걸 사면 괜찮지 않을까 하고 찾아봤다. 대부분이 비슷한 크기로 6cm 내외였다. 그러다 8cm짜리 실리콘 니플 커버를 발견했다.
H&M에서 산 제품은 5,6cm 정도에 두께도 일정했는데 이 제품은 중심 쪽은 두껍고 바깥쪽으로 갈수록 얇아져서 티가 안 난다고 한다. 제품 후기에 사람들이 올려놓은 사진을 보면 진짜 티가 안 나서 반신반의하며 구매했다. 배송이 꽤 빨라서 며칠 만에 받아 바로 써보니 진짜 티 안 나고 접착력도 좋다. 아무것도 없이 탈브라를 하기엔 망설여지는 모든 여성들에게 다 써보라고 하고 싶을 정도로 너무 만족스럽다. 한 통에 8개나 들어있어서 가격도 이만하면 괜찮다. 예전이면 이걸로 브라 하나 정도밖에 못 샀을 것이다. 이제는 브라로 다시 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너무 편하다.
비슷한 제품을 파는 한국 사이트를 찾았다. 후기를 보니 티도 안 나고 얇고 좋다고 한다. 다만 내가 산 제품은 4세트에 2만 원이어서 1세트에 16000원이라는 가격이 조금 비싸게 느껴지긴 한다.
나에게 맞는 실리콘 니플 커버를 찾아 만족스럽긴 하지만 탈브라를 향한 여정의 종착역은 아니다. 언젠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체 다녀도 자연스러운 세상이 오길 바란다. 날씨가 더우면 나도 자연스럽게 상의탈의를 하고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그런 날이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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