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ne와 나는 육류 섭취를 줄이려고 되도록이면 평일에는 채식을 하려고 한다. 비건까지는 아니고 해산물은 먹는 페스코 베지테리언이라고 하면 되려나. 그렇다고 깐깐하게 성분표 보면서 하는 건 아니고 육류를 좀 줄이자 정도?
어제도 저녁에 뭐 먹을까 이야기하면서 채식 레시피를 찾아봤는데 죄다 내가 싫어하는 주키니, 버섯, 가지 등을 이용한 요리였다. 채식 요리를 먹고 싶은 것이지 맛없는 음식을 먹고 싶은 건 아닌데! 그러다 갑자기 예전에 중독됐다가 질릴 때까지 먹어서 잊고 있었던 당근 버터 밥이 생각났다. 그래서 저녁으로 당근 버터 밥을 먹었는데 어제저녁에 먹은 뒤로 또 중독이 되어서 오늘 점심에도 해 먹었다. 근데도 내일 점심에 또 해 먹고 싶다.
한 때는 나는 당근을 정말 싫어했는데 내게 맞는 요리법을 못 찾은 것이었다. 내가 먹는 당근은 항상 살짝만 익혀져서 따뜻한데도 그 아삭한 당근 식감이 남아있어서 별로였다. 아직도 생 당근은 후무스가 없으면 먹지 않지만 죽을 때까지 익힌 당근은 달달하면서도 말랑해서 정말 좋아한다. 당근 버터 밥은 달달하고 짭짤해서 밍밍한 밥이랑 잘 어울린다. 기본 재료도 당근과 버터만 있으면 돼서 해먹기도 간단하다.
맛있는 채식 요리 :: 당근 버터 밥 🥕
🍴 락토 베지테리언 식단 (Lacto-Vegetarian)
📌 기본 재료
당근 - 취향껏! 손바닥만 한 당근 6개를 썼는데 그래도 나는 부족했다.
버터 - 어차피 소금을 넣을거라서 무염버터, 가염버터 상관없다
📌 선택 재료
완두콩 - 색도 잘 어울리고 당근이랑도 맛이 괜찮다
생 할라피뇨 - 청양고추가 그리웠는데 생 할라피뇨가 청양고추 같은 향과 맛이 나서 여기저기 넣어먹는 중이다
파 - 파는 뭐 여기저기 다 잘 어울리니까
계란 - Arne는 비빔밥에 무조건 계란을 올려야 해서 한 번 넣어봤는데 당연히 잘 어울렸다. 다만 계란 맛이 너무 강해서 당근 맛이 좀 죽는다. 나는 계란 없이 먹는 걸 좋아하지만 계란을 넣어도 맛있다.
부추 - 부추는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해서 올려먹었는데 알싸한 부추 향이 좀 강하긴 했다. 맛있었지만 구하려면 아시아마트를 가야 해서 잘해 먹진 못 한다.
일단 당근 채를 많이 썰어준다. 한국에서 봤던 당근과 달리 독일에는 손가락만 한 작은 당근들도 판다. 그런 당근들로 하려면 너무 많이 썰어야 하니까 이왕이면 큰 당근들로 하는 게 좋다. 저렇게나 많이 썰어줬는데도 내 기준에 부족~적당 사이였다. 다음에는 더 많이 넣어서 해야지.
사실 요리 과정이랄게 별 거 없다 🙄 저렇게 채 썬 당근에 버터를 넣고 중불에 볶다가 조금 익었으면 약불에 놓고 계속 볶으면 된다. 겉이 노릇노릇하게 튀겨진 것처럼 될 때가 있는데 그러면 다 익은 거다.
💡 소금으로 간을 한 다음 취향에 맞게 시즈닝을 뿌려준다. 나는 카이엔 페퍼, 훈제 파프리카 파우더를 뿌려줬다. 후추는 요리를 다 한 다음 마지막에 위에 뿌리는 걸 추천한다. 예전엔 한 번 마늘을 넣은 적 있는데 별로 잘 안 어울리는 맛이었다. 거의 모든 요리에 마늘과 양파를 쏟아붓는데 유일하게 마늘도 양파도 넣지 않는 음식인듯하다.
어제 먹은 당근 버터 밥. 너무 오랜만에 해서 그런지 감이 떨어졌다.. 한눈에 봐도 적어 보이는 당근ㅠ
오늘 점심에 당근 양도 늘리고 위에 할라피뇨도 늘려서 해 먹었는데!!! 그래도 부족했다.. 당근은 많으면 많을수록 맛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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