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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 디자이너

독일 회사 생활 :: 두 번째 사직서를 체출하다. (+퀀디궁 양식 Kuendigung Arbeitsvertrag)

by Hyedy 2023. 4. 5.

6개월의 기나긴 구직 기간 끝에 드디어 마무리가 되었다. 두 번째 이직 때와는 달리 회사를 고르는 기준들이 몇 개 더 추가되었기 때문에 훨씬 더 오래 걸렸다. 이렇게까지 오래 걸릴 줄은 몰랐는데 그래도 드디어 끝나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두 번의 인터뷰만에 바로 합격한 사무직 친구를 보면서 디자이너는 최소 4차 면접이며 과제나 화이트보드 챌린지가 있는데 이거 너무 불공평한 거 아닌가 싶었다. 그러면서도 이직은 하고 싶으니 계속 찾아봤다. 과제는 어떻게든 하겠는데 화이트보드 챌린지는 왜 이렇게 어려운지. 1시간 만에 어떻게 내가 일하는 거를 평가하는지. 사실 실무에서는 그렇게 일하는 것도 아닐 텐데 말도 안 된다 싶어서 회사를 비난하다가도 화이트보드 챌린지를 잘 통과해서 합격한 사람들도 있으니까 '내가 못하는 건가' 이런 식으로 무한 굴레에 빠지게 됐다. 결국 채용 과정에서 과제도 화이트보드 챌린지도 없는 회사에서 아주 좋은 평가와 함께 계약서를 받았다. 

 

 

3월 말부터 최종 오퍼를 받고 연봉 협상이라든지 조정을 하고 3개월 통지 기간이 있기 때문에 7월달부터 시작하기로 얘기를 했었다. 그러려면 3월 안에 사직서를 내야 했는데 벌써 3월 마지막주라서 시간이 좀 빠듯했다.

 

 

  • 3월 22일 (수)
    첫 오퍼
  • 3월 23일 (목)
    오전: 첫번째 카운터 오퍼
    오후: 두번째 오퍼
  • 3월 24일 (금)
    오전: 두번째 카운터 오퍼
    오후: 세번째 오퍼 -> 합의 🥳

 

그래도 타임라인을 보면 알겠지만 아침에 이메일을 보내면 점심이나 오후에 바로 답장이 왔다. 이렇게 답장이 빨리 오는 곳이라니. 급한 것도 있겠지만 소통이 잘 되는 것 같아서 벌써 좋은 느낌이 든다. 몇 번의 협상 끝에 협상을 아주 잘한다는 말을 들으며 서로 합의된 금액으로 금요일을 마무리했다. 그럼 이제 계약서를 받아서 사인할 일만 남았는데 1주일 남았지만 이렇게 답장이 빨리 오는 회사니까 디지털로 계약서 받아서 사인하는 건 문제없겠지 싶었다. 

 

 

  • 3월 28일 (화)
    간이계약서를 보내고 확인하면 종이계약서를 집으로 보내준다함. EU 법이 바뀌어서 종이계약서에 사인을 하는 게 필수라고 함. 
  • 3월 29일 (수)
    우편이 오는데까지 시간이 걸리니까 먼저 리뷰할 수 있게 스캔본을 보내달라고 요청함. 
  • 3월 31일 (금)
    스캔도 안 보내주고 종이계약서도 못 받아서 나 사직서 못 내니까 일 시작날짜 8월로 바꿔달라고 메일 보냄. 

 

 

환승 이직을 할 때는 먼저 그만두면 어떻게 될지 모르니 보통 새 회사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다니던 회사에 사직서를 낸다. 그래서 4월에 사직서를 낼 테니 시작 날짜를 8월로 바꿔달라고 금요일 아침에 메일을 보냈는데 바로 답장이 왔다. 자기들이 급하니까 디지털 계약서를 보내줄 테니까 오늘 사직서를 내줄 수 없겠냐고 😂 재택으로 일을 하고 있었는데 31일이 또 3월 마지막이라서 이 날 안내면 안 돼서 사직서를 내려고 짐을 챙겨서 부랴부랴 나왔다. 다행인 건 아침에 답장이 와서 오후에 사직서를 낼 시간이 좀 남았다는 거다. 

 

보통은 매니저한테 그만둔다고 말하고 그 다음 인사팀에다가 사직서를 내는데 하필 또 이 날 매니저가 외부 워크샵이 있었다. 그래서 인사팀에 가서 먼저 사직서를 제출하고 이후에 매니저한테 그만둔다고 말했다. 이미 매니저랑은 이전에 오퍼 받았을 때 고민 중이라고 얘기를 했었기 때문에 별 거 없이 짧게 끝났다. 딱 마지막날 제출했기 때문에 서류를 못 봤니 어쩌니 말이 나와서 1달 늦어질까 봐 퀸디궁 서류 밑에 날짜랑 담당자 사인까지 받았다.

 

 퀸디궁 독일어 양식 다운로드 👇

Muster_Kuendigung_Arbeitsvertrag.doc
0.02MB

 

사직서를 낸 날 전자 계약서를 받고 사인을 하긴 했지만 종이계약서를 받지 않아서 불안했는데 이제 종이계약서까지 받았다. 이제 진짜로 이직을 한다. 구직기간이 너무 길어서 사직서도 내고 계약서까지 썼는데도 믿기지도 않고 뭔가 얼떨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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