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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 디자이너

독일 취업 :: 독일에서는 디자이너를 어떻게 뽑나, 독일의 채용 프로세스

by Hyedy 2023. 4. 12.

이전에 이직을 했을 때 블로그에 독일 채용 프로세스에 관해서 적은 줄 알았는데 개별 회사마다 포스팅을 했더라. 지난번 이직 때의 경우 지원하고 면접 본 회사가 얼마 없어서 그랬나... 이번에는 지원도 엄청 많이 하고 면접도 여러 번 봤지만 매번 떨어질 때마다 스트레스가 감당 안 돼서 딱히 정리하고 싶지도 다시 보고 싶지도 않기 때문에 개별 포스팅은 무리고 이번에는 두 번째 이직 경험을 바탕으로 독일의 전반적인 채용 프로세스에 대해 다뤄본다. 

 

  2021 2022-2023
지원 16 83
서류 합격 11 21
최종 합격 2 1

21년에 이직을 했을 때보다 훨씬 더 많은 회사에 지원을 했지만 합격률은 훨씬 더 낮다 🙈 첫 인터뷰를 본 게 2022년 8월인데 2023년 3월에야 오퍼를 받았으니까 약 8개월 동안 이직에 대한 스트레스로 아주 고통받았다. 물론 잘린 것도 아니고 이직을 급하게 해야 하는 것도 아니라서 초반에는 그다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는데 계속되는 면접 탈락으로 인해서 자존감이 아주 낮아졌다. 이직한다고 나불댄 탓에 주변에서도 이직 어떻게 됐냐고 자꾸 물어봤는데 할 말이 없었다. 그래도 중요한 건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 '급한 건 아니니까~' 위로하며 계속 지원했다. 덕분에 21개의 회사 면접을 봤고 어떤 채용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는지 대충 감이 잡혔다. 가끔 한국의 채용 프로세스는 어떻게 되는지도 듣는데 독일이랑은 너무 달라서 신기했다.

 

 

🎯 독일의 채용 프로세스

1️⃣ HR 스크리닝 면접

2️⃣ 매니저 면접 (Hiring Manager)

3️⃣ 포트폴리오 발표 

4️⃣ 화이트보드 챌린지 or 과제 발표

5️⃣ 컬처 핏 or 팀 면접

6️⃣ 임원 면접 (VP of Product Design, CDO, etc)

7️⃣ 피드백

 

 

모든 회사가 6단계를 다 거치진 않고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다. 3단계와 4단계를 하루에 같이 하는 곳도 있다. 독일은 아직도 리모트나 하이브리드로 일하는 곳이 많기 때문에 모든 면접은 다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1. HR 스크리닝 면접

지난번 이직 때는 HR 스크리닝 면접이 그렇게 많지도 않았고 대부분 전화로 간단하게 물어봤었는데 이번에는 인사팀이 부족하거나 작은 스타트업을 제외하곤 거의 모든 회사에 스크리닝 면접이 있었다. 전화로 하는 곳도 두 군데 정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화상 면접이다. 인사팀 면접을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굳이 해야 한다면 전화보다는 화상이 낫다. Google Meet이나 Teams로 하면 cc을 켜놓을  수 있어서 말을 좀 못 알아들어도 대충 대답할 수 있는데 휴대폰은 그게 어렵다. 면접을 하면 할수록 인사팀 면접은 하는 질문들이 비슷해서 크게 어렵지 않았다.

 

💡 예상 질문

- 희망 연봉

- 입사 가능 시기

- 이직 이유

- 디자인 프로세스

- 협업 과정

 

위의 3가지 예상 질문은 100% 물어볼 거고 나머지는 회사마다 다르다. 디자인 프로세스라든지 협업을 어떻게 하는지, 갈등이 있을 때 어떻게 해결하는지 이런 것들을 이 면접에서 물어본 회사도 있었고 단순히 회사 설명과 필수 질문만 하고 끝난 면접도 있었다. 한국 취업 팁을 보면 면접 전에 회사를 엄청나게 조사해서 시가 총액까지 외우고 가라는 걸 봤는데 경험상 독일 면접들은 그렇게 힘들지 않다.

 

👤: 우리 뭐 하는 회사인지 아세요?
1. 뭐 하는 회사인지 아는 경우 혹은 회사 제품 및 서비스를 써본 경우
2. 처음 들어보는 듣보 회사라 찾아본 경우

 

둘 다 '써봤지만 혹은 찾아봐서 이러 이런 일을 하는/서비스를 가진 회사인걸 알고 있지만 네가 더 자세하게 설명해 주면 좋을 것 같다' 이렇게 얘기하면 아주 잘 설명해 준다. 회사 면접을 보면서 회사를 잘 몰라? 너 탈락! 전혀 이렇지 않다. 

 

📕 팁

- 회사를 찾아볼 때 공식 웹사이트가 아닌 유튜브 채널이나 블로그도 있는지 봐라. 거기에 회사 프로덕트에 대한 자세한 설명, 채용 프로세스가 어떻게 되는지, 어떤 걸 중요하게 여기는지 등이 나와있다. 

 

 

2. 매니저 면접 (Hiring Manager)

대부분 인사팀 면접 다음은 나의 미래 매니저와 면접을 하게 된다. 이때 면접 때 어떤 걸 얘기할지는 회사마다 달라서 면접이 잡혔을 때 메일로 면접 구성이 어떻게 되는지, 준비해야 할 게 있는지 물어보는 게 좋다. 1시간 내내 얘기만 하는 곳도 있고 아예 이때 포트폴리오도 발표할 수 있으니 같이 준비를 하라고 알려주는 경우도 있다. 매니저 면접은 보통 45분에서 1시간 정도로 잡히는데 반반으로 매니저가 질문, 내가 질문 이렇게 하는 경우도 있고 3분의 1 정도 시간만 질문할 시간으로 주어지는 경우도 있다. 생각보다 질문할 시간을 많이 주니까 주어진 모든 시간을 활용하려면 질문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 

 

면접 분위기는 매니저에 따라서 천차만별로 아직도 기억나는 극과 극의 두 면접이 있다. 면접관이 2명 들어왔는데 한 명이 내 미래 매니저였고 한 명은 그냥 쉐도잉 하려고 들어온 사람이었다. 둘 다 굉장히 차가운 분위기였고 면접을 주도하는 매니저는 그냥 계속해서 질문만 퍼부었고 나는 계속되는 질문 공격 속에 허우적대면서 겨우 대답을 했다. 쉐도잉 중인 그 매니저는 처음에 인사만 간단히 하고 인터뷰 내내 아무 말도 안 했다. 압박 면접까지는 아닌 거 같은데 그래도 진땀이 났다. 한 질문은 농담을 하면서 대답을 했는데 아무도 웃지 않아서 굉장히 뻘쭘했다. 이후 몇 번 면접을 더 거쳤지만 분위기는 비슷했고 최종 면접까지 갔을 때 이 회사에서 일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다른 하나는 굉장히 편안한 분위기에서 본 면접인데 매니저가 자기는 딱딱한 면접 싫다면서 솔직하게 얘기하자고 했다. 물론 몇 가지 기술적인 질문들을 했는데 이때도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지 말고 솔직한 대답을 달라고 해서 진짜 솔직하게 말했다. 이후에도 뭐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등등 얘기하면서 분위기가 아주 좋았고 여기가 최종 오퍼를 받고 행복하게 사인을 한 곳이다. 

 

이렇듯 매니저 면접 분위기는 들어오는 매니저의 성격에 따라 다르지만 질문들은 대부분 비슷하다. 디자이너로 어떻게 일을 하는지, 프로젝트들은 어떤 게 있는지, 실무 관련해서 예상 질문들을 준비하면 된다. 

 

💡 예상 질문

- 디자인 프로세스

- 협업 과정

- 가장 좋아하는 프로젝트/프로세스/디자인

- 가장 싫어하는 거/자신 없는 거

- 우리는 xxx 가능한 사람을 찾고 있는데 가능한지?

→ 자신 없어도 무조건 가능하다고 해라. 어차피 다음 주에 바로 일 시작하는 것도 아니고 일 시작 전까지 시간이 있으니 그 사이에 어떻게든 배우거나 하면 된다. 

- 실패한/성공한 프로젝트 예시

- 갈등 어떻게 해결하는지? 예) 디자인 발표했는데 사람들이 안 좋아함

 

📕 팁

- 일정이 잡히면 면접 때 준비해야 할 게 있는지 물어보기

- 보통은 누가 들어오는지 미리 알려주는데 알려주지 않았다면 물어보기

- 면접관 이름 구글링해서 조사하기

- ⭐️ 어떤 능력/기술을 가진 사람을 찾고 있는지 물어보기 ⭐️

 

 

마지막 팁은 나도 어디서 본 건데 그 이후로 항상 면접 때 어떤 사람을 찾고 있고 어떤 스킬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물어본다. 그리고 백이면 백 다들 좋은 질문인데?라고 대답했다. 답변에 따라 이 포지션을 채우는 데 있어서 포커스가 어디에 맞춰져 있는지 알게 되고 이후 면접에서도 그 부분을 강조하면서 어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한 회사는 하드 스킬로는 여러 가지 테스트를 하면서 빠르게 디자인할 수 있는 사람, 소프트 스킬로는 협업 가능한 사람을 찾는다고 했다. 이후 면접에서도 프로젝트를 혼자 한 게 아닌 협업을 통해 이루어 냈다는 걸 여기저기서 어필했고 이 부분에 대해서도 좋은 피드백을 받았다. 

 

 

 

3. 포트폴리오 발표

나왔다. 한국이랑 달라서 너무 깜짝 놀랐던 부분. 한국 UXUI 디자이너 오픈채팅에서 누가 포트폴리오 발표 몇 개에 어느 정도 하냐고 물어보길래 나는 보통 1개에 20-30분 정도 한다고 하니까 다들 그 정도는 지겹지 않냐면서 10분 넘어가면 지겹다고 보통 10분 정도 발표하고 길게 해도 15분이 최대라고 했다. 어떻게 10분 만에 발표를 하지? 충격 😳 그럼 나머지 면접 시간에는 뭐 하지? 

 

이때까지 했던 포트폴리오 발표 면접을 보면 30분-1시간 사이로 면접이 잡히는데 보통 회사에서 1-2개를 발표하라고 말해준다. 한 프로젝트 발표하면 20-25분 정도 되기 때문에 질문 시간까지 포함하면 1시간 정도는 금방 가서 보통 1개만 발표하는데 한 회사는 내가 어떻게 다양하게 문제를 해결하는지 보고 싶다고 1시간 면접에 무조건 2개를 발표할 것을 요구한 적도 있다. 프로젝트마다 20분 발표하고 10분 질의응답 시간 해서 1시간 꽉꽉 채워서 이 면접은 아주 지쳤던 기억이 난다. 포트폴리오의 구성에 따라 다르겠지만 비슷하게 프로젝트 당 20분 정도 걸리고 이 회사처럼 필수로 2개를 발표할 것을 요구받은 게 아니라면 하나만 발표해도 충분하다. 

 

면접관들은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디자이너뿐만이 아니라 데이터 분석가, PO, 개발자 등등 다양하게 들어온다. 그러니 디자인 질문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시각에서 준비하면 좋다. 특히 PO, PM들이 질문을 많이 한다. 

 

💡 예상 질문

- 다시 이 프로젝트에 일하게 되면 어떻게 다르게 할 건지

- success metrics

- 목표는 어떻게 세웠는지

- data 관련 디테일 예) a/b 테스트 얼마동안 몇 명 대상으로 했는지, 설문조사 몇 명한테 한 건지

 

📕 팁

- 면접 구성을 알려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물어보자. 예) 프로젝트 몇 개, 발표 시간 등등

 

 

 

4. 화이트보드 챌린지 or 과제

a. 화이트보드 챌린지

지난번 이직 때는 과제를 내주는 회사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확실히 대부분의 회사가 화이트보드 챌린지를 내줬다. 화이트보드 챌린지란 협업 가능한 Miro 또는 Figma 툴을 이용해서 사전 준비 없이 주어진 시간 내에 즉흥적으로 과제를 받아서 풀어나가는 형태다. 집에서 혼자 열심히 하기만 하면 되는 과제랑 다르게 실시간이고 면접관들이 내 마우스를 다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엄청 긴장된다. 

 

예를 들면 '뉴욕에 사는 사람들을 위한 룸메이트를 구하는 앱을 만들어라', '타임머신을 디자인해라' 등등 이런 가상의 주제를 받는다. 그러면 이제 이거 가지고 어떻게 프로덕트를 만드는지 1시간 내에 보여주면 된다. 사실 이 단계에서는 별로 잘하지 못했기 때문에 할 말이 별로 없다 😞 유튜브나 미디엄 같은 곳에 화이트보드 챌린지 어떻게 하는지 자세히 나와있어서 찾아보길 추천한다. 많이 연습하면 좋다고 하는데 해도 해도 너무 어렵더라. 주제를 받고 당황하지 않는 게 중요한데 말이 쉽지 받고선 항상 얼어버렸다. 

 

b. 과제

밑도 끝도 없이 'xxx를 개선해라', '최고의 xxx를 만들어라'는 식으로 내주는 양심 없는 회사들도 있다. 그중 몇 개는 그렇게까지 가고 싶은 회사는 아니어서 과제를 거절했고 하나는 그래도 가고 싶었던 곳이라 하긴 했는데 양심 없는 과제를 내준 탓에 과제도 좋은 피드백을 받고 통과했지만 일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져서 결국 거절했다. 한국은 그래도 과제비를 내주는 곳도 있다고 들었는데 독일에서 아직까지 과제비를 내주는 곳은 못 봤다. 

 

구직을 하면서 과제를 하기도 했지만 현재 회사에서도 디자이너를 구하기에 면접관으로서 과제를 평가하기도 했는데 내가 과제를 볼 때 평가하는 기준 두 가지다.

 

1. 이 사람이 우리 프로덕트와 디자인 시스템을 잘 이해했는가. 
2. 이 사람이랑 같이 일을 할 수 있는가

 

첫 번째는 왜 디자인을 그렇게 했는지 질문해 보면 알 수 있다. 한 지원자가 CTA 버튼을 현재 색상과 완전 다른 색상으로 했길래 왜 그렇게 했냐고 질문을 했다. 주요 색상을 바꾸고 프로덕트의 전체 분위기가 바뀌었기 때문에 어떤 이유로 이렇게 디자인한 건지 궁금했는데 현재 색상이 자기 상식으로는 굉장히 이해가 안 되는 색이라서 바꿨다고 했다. 딱히 다른 합리적인 이유는 없었고 자기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다 🤔 자연스럽게 두 번째 기준을 고민하게 된다. 이런 식으로 디자인하는 사람과 일할 수 있을까?

 

 

📕 팁

- 화이트보드 챌린지를 할 때 deliverables이 뭔지 물어보자. 와이어프레임까지 다 그리는 걸 기대하는 회사도 있고 user flow까지 해도 된다고 말하는 곳도 있으니 기대치가 어느 정도인지 미리 알면 시간 분배를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 과제 발표를 할 때 항상 왜 이런 디자인 결정을 내렸는지 설명을 하자. 보지 않을 것 같은 작은 디테일이라 설명을 할지 말지 고민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좋은 피드백을 받았다. 만약 설명을 하지 않았더라면 면접관은 몰랐을 것이다. 

 

 

5. 컬처 핏 or 팀 면접

이 단계까지 왔으면 이제 하드 스킬은 통과됐고 이제 소프트 스킬을 보여줄 때다. 이 사람이랑 일을 할 수 있을지, 이 사람이 회사의 적합한 인재상인지 본다. 현재 다니는 회사에서는 GTKTT(Get To Know The Team)라고 6명 정도 들어가서 단체로 면접을 본다. 1대 다수라서 살짝 긴장될 수는 있지만 이전의 실무 면접들보다는 훨씬 편안한 분위기다. 이때 면접관으로 들어간 사람들은 이후에 scorecard를 제출해야 하는데 이를 바탕으로 합격, 불합격이 결정된다.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scordcard에는 아래와 같이 여러 가지 항목들을 strong no, no, neutral, yes, strong yes로 평가하게 되어있다. Collaborative, Likes to share knowledge 등등 한 번이라도 언급을 했을 경우에 더 좋은 점수를 주기 때문에 이런 키워드를 생각하면서 이야기하면 유리하다. 

물론 위의 항목들도 다 중요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호감상!! 한번 GTKTT 끝나고 면접관들이 피드백 미팅에서 이야기를 하는데 이런 얘기들이 나왔다. 

 

👤: 면접자랑 맥주 마시고 싶나? 질문했을 때 예스야 그래서 나는 합격 줄래. 

👤: 중간에 한 번 정적 돌면서 어색한 적 있었잖아 그때 먼저 질문도 하고 이야기하더라고. 적극적인 거 같아서 좋아. 나도 합격. 

 

물론 디자인 스킬도 중요하지만 이전 면접에서 이미 검증된 사람이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는 이 사람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을 본다. 어떤 인재를 찾고 있는지는 회사의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많은 회사들이 홈페이지에 value를 적어놓기 때문에 미리 알아두면 좋고 그렇다고 해서 너무 꾸민 듯이 하면 가짜인 게 티가 나니까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인재상에 적합하면서도 호감상으로 보일 수 있게 하자. 

 

 

 

6. 임원 면접

스타트업의 경우 꽤 많은 회사들이 헤드나 리드와의 면접을 마지막 단계로 두고 있었다. 그 사람들 바쁘지 않나? 일개 IC 디자이너 하나 뽑는데 임원 면접까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뭐 그렇다는데 어쩌나... 한 번도 헤드급이랑 면접을 봐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VP와 면접이 잡혔을 때 어떤 질문을 받을지 감이 안 왔다. 다른 디자이너들한테도 이런 면접에서는 어떤 질문을 받았는지 물어보기도 하고 면접 종류가 Leadership Interview로 왔기 때문에 이런 면접에서는 어떤 질문들이 오가는지 구글링을 해가며 준비를 했다. 예를 들면 주니어와 시니어의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 게 있는지, 시니어로서 중요한 스킬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등등 실무보다는 추상적인 질문들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준비를 했는데 실제로 인터뷰에서는 실무 위주의 질문들을 받았다 😂  예상치 못한 질문에 당황했지만 이미 이전에서 다 받았던 질문이었기 때문에 잘 대답했다.

 

이전에도 말했듯이 면접관이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구글링을 해보는 게 중요하다. 한 번은 면접관의 미디엄 페이지를 보다가 '면접관으로서 면접자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은 면접 팁' 뭐 이런 식의 제목의 글을 스크랩해 놓은 것을 발견했다. 마지막 문단에 면접자로서 해야 할 질문, 하지 말아야 할 질문들이 있었다. 해야 할 질문들은 대부분 내가 이미 하고 있던 질문들이었고 한 가지 새로운 질문들도 있길래 메모해 놓고 이후 면접에서 물어봤다. 이것 때문일까. 면접 분위기가 내 기준으로는 좋긴 했지만 그렇게 좋은 정도는 아니었는데 그 사람이 나에게 아주 좋은 피드백을 줬다고 들었다. Strong YES였다고 😄 하지 말아야 할 질문으로는 예를 들면 복지는 어떻게 되는지 등 다른 단계에서도 충분히 물어볼 수 있는 질문들인데 굳이 물어보는 질문들이다. 

 

 

 

7. 피드백

기나긴 면접 과정을 다 끝냈으면 피드백이 남았다. 합격했을 경우 당연히 회사에서 먼저 피드백과 함께 오퍼를 할 테고 그러면 연봉 협상 단계로 가면 된다. 산너머 산이지만 한시름 놔도 된다. 불합격했다 하더라도 눈물을 머금고 피드백을 꼭 요청하길 바라고 HR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추천한다. 꽤 구체적으로 피드백을 주는 회사들이 많기 때문에 나도 피드백 덕분에 포트폴리오를 수정하고 면접에서도 그 부분을 반영해 매번 더 나은 결과물들을 보여줄 수 있었다. 초반에 포트폴리오나 과제에 있어서 Problem Space보다 Solution Space로 바로 넘어가서 아쉽다는 피드백을 받았는데 이후 포트폴리오에 Analysis, Discovery, Hypothesis 등 단계들을 많이 추가했다. HR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건 이후 나중에 비슷한 포지션이 열렸을 때 또다시 한번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링크드인 커넥트 하는 것도 좋다. 실제로 아쉽게 탈락했지만 좋은 피드백을 받았던 회사에서 이후 다른 포지션이 새로 열렸을 때 이전에 면접 봤던 사람한테 연락해 스크리닝콜 없이 바로 매니저랑 면접을 보기도 했다. 

 

 

이직 준비 당시 초반에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있을 때 가고 싶은 회사가 디자이너를 구하길래 잘 됐다 싶어서 얼른 포트폴리오 완성하고 지원해야지 하면서 매일 공고를 확인하곤 했다. 얼마 후 드디어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고 지원하려고 했는데 그 공고가 내려갔다. 분명 그 전날까지 있었는데 😔 그렇게 여기저기 탈락하면서 마음고생을 좀 하다가 6개월 후 같은 회사에 새로운 디자이너 포지션이 나왔고 이번에는 재빠르게 지원해서 쟁취했다. 탈락을 할 때마다 부족한 게 아니라 회사랑 맞지 않는 거라고 맞는 회사가 있을 거라고 위로했는데 그때는 자기 합리와 같았지만 이렇게 또 이직을 한 거 보면 맞는 거 같기도 하다. 붙여주지도 않았지만 이전에 면접 봤던 회사들이 아니라 이 회사로 가게 돼서 잘됐다. 일 시작하면 다를지도 모르지만 아직은 일 시작도 전이라서 모든 게 다 좋게만 보인다 🙈 

 

실제로도 기나긴 여정이었는데 글로 쓰니까 더 길게 느껴진다. 이 긴 여정이 엄청 스트레스였는데 이렇게 끝나다니. 끝났다는 게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이렇게 이직하기가 힘들어서야... 다음 회사는 평생 다녀야 할까 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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