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살던 집에서 나오게 되면서, 함부르크에 계속 살지 아니면 다른 도시로 이사할지를 고민하게 됐다. 함부르크에서 꽤 오래 살기도 했고, 어차피 다시 집을 구해야 한다면 다른 도시로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후보로 두고 고민했던 도시는 두 곳, 회사가 있는 베를린과 한국인이 많이 사는 뒤셀도르프였다. 베를린은 회사 일로 자주 가서 이미 어느 정도 익숙한 도시였고, 뒤셀도르프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서 도시 분위기가 어떤지 직접 보고 싶었다. 그래서 주말을 이용해 뒤셀도르프 여행을 다녀왔다. 도시 자체는 아기자기하고 맛집도 많았고, 특히 하나로마트가 정말 잘 되어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다만 도시 규모가 생각보다 작아서 반나절이면 주요 지역은 거의 다 볼 수 있었고, 주말여행으로는 좋지만 장기 거주하기에는 조금 지루할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동안 계속 대도시에서 살아왔던 터라 이 점이 더 크게 다가왔다. 이렇게 고민 끝에 베를린에서 집을 찾아보기로 결정했고, 본격적으로 지원을 시작했다. 그런데 정말… 다들 말하던 것처럼 베를린에서 집 구하는 건 거의 풀타임 잡에 가깝다. 내가 힘들다고 징징거리자 주변에서는 최소 3개월은 각오해야 한다며, 쉽게 생각하면 안 된다고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든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하는 집은 아니었지만 한 달 만에 꽤 괜찮은 집을 구하는 데 성공했다.
📌 베를린 집 희망 조건
월세
- Max 1200유로. 보통 독일에서는 세후로 월세 3배 이상은 벌어야 세입자로 선택받을 수 있다. 물론 필수는 아니라서 더 적게 벌어도 잘 사는 친구들을 봤지만 경쟁률이 높은 베를린에서는 월세가 높을수록 확률이 더 올라가지 않을까.
- Festmiete는 고정 월세인데 독일에는 매년마다 자동으로 월세가 오르는 Indexmiete, Staffelmiete 등이 있다. 단기 거주면 몰라도 장기로 거주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무조건 고정 월세를 찾았다. 참고로 Heimstaden처럼 부동산 회사에서 관리하는 집들은 다 Indexmiete였다.
크기, 방 개수
- 최소 40㎡, 방 1.5-2개
- 재택 근무를 하기 때문에 일하는 공간이 분리되었으면 했고 그래도 너무 답답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최소 40㎡, 12평 정도를 희망했다.
위치
- A,B 존이면 좋지만 지하철이랑 잘 연결되어 있고 통근 시간이 40분 정도 이내라면 괜찮다.
기타
- 발코니 ✅
- 화장실 창문 필수 ✅
- 오픈 키친이 아니고 주방 따로 ✅
- 가구 없는 unfurnished 집 ✅
- 중앙 난방 ❌
- 전기 보일러 ❌
- 바닥 카펫 ❌
- 지하 창고(Keller)가 있으면 좋음
- 층고 높은 옛날 집(Altbau) 선호
- 주방은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괜찮음
한국이었다면 “이게 무슨 조건이지?” 싶었을 것들이, 독일에서는 꽤 흔하다. 예를 들면 집 전체 바닥이 카펫으로 깔려 있다든지, 아예 바닥이 없는 상태라 입주자가 직접 바닥을 깔고 도배까지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주방이 텅 비어 있어서 싱크대부터 가전까지 하나하나 직접 설치해야 하는 집도 많다. 한국에서 집을 구해본 사람이라면 꽤 낯설게 느껴질 조건들이었다. 물론 정말 급한 상황이었다면 이런 조건들을 따질 여유 없이, 일단 되는 곳으로 들어가서 나중에 더 괜찮은 집으로 옮기는 선택도 했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이사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고, 당장 급한 상황도 아니었기 때문에 웬만한 부분에서는 타협하지 않고 괜찮은 집을 찾고 싶었다. 그중에 가장 원했던 건 발코니 🌸
🏠 베를린에서 집 구하기
01. 집 매물 찾기
부동산 중개 플랫폼
https://www.immobilienscout24.de/
ImmoScout24 – Die Nr. 1 für Immobilien
Umziehen Kostenlose Angebote für deinen Umzug
www.immobilienscout24.de
한국의 다방, 직방처럼 집 구하는 플랫폼이 여러군데가 있는데 다른 도시는 모르겠지만 경쟁률이 높은 베를린에서는 유료 회원이 아니면 정말 집 구하기가 어렵다고 해서 한 군데만 유로로 쓰기로 했다. 여기가 제일 많이 쓰이는 거 같아서 여기에 프리미엄으로 결제했다. 프리미엄 회원만 볼 수 있게 해 놓은 매물도 종종 올라오고 무료회원보다 유료회원의 메시지가 먼저 보인다고 들었다.
아래는 베를린에 매물이 있는 부동산 회사들인데 부동산 중개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바로 신청해도 된다. 여기서 주의해야할 점은 WBS라고 소득이 낮은 사람들을 위한 매물이 있기 때문에 조건을 잘 보고 지원해야 한다.
https://www.degewo.de/immosuche
https://www.wbm.de/wohnungen-berlin/angebote/
https://heimstaden.com/de/wohnimmobilien/
https://www.gewobag.de/fuer-mietinteressentinnen/mietangebote/wohnung/
독방
https://www.dokbang.com/
여기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집을 찾아주는 부동산 업체인데 문의를 했는데 내가 맞는 조건에는 하기 힘들다며 거절당했다 🙂↔️ 중개 수수료로 칼트 미테의 3배를 내야 하기 때문에 그럴 거면 좀 더 깐깐하게 조건을 설정해야겠다 싶어서 그렇게 보냈는데 희망하는 집을 찾기 힘들 거라는 답변을 받았다. 예산이 아주아주 많고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다면 이용하기 좋을 듯하다. 거절을 받고 내가 너무 까다롭게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마음에 드는 집 잘 찾았다고요 🙂↕️

02. 집 방문 신청하기
플랫폼에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했다면 이제 메세지와 함께 지원을 해야 한다. 베를린 매물의 경우는 엄청 많은 사람들이 메시지를 보내기 때문에 한 5-10분 뒤면 비활성화하는 공고들이 많다. 그래서 나는 항상 템플릿을 준비해 두고 단어들만 조금 바꿔서 복붙 해서 바로바로 지원했다.
Guten Tag,
mein Name ist [이름 성], ich bin [나이] Jahre alt und komme aus Südkorea. Seit [이사온 년도] lebe ich in Deutschland und arbeite als [직업] bei einem Berliner IT-Unternehmen. Aktuell wohne ich in Hamburg und plane nun meinen Umzug nach Berlin, weshalb ich auf der Suche nach einer Wohnung bin.
Die Wohnung in [지역] hat mich sofort angesprochen, insbesondere [사진이나 공고에서 마음에 들었던 점].
Kurz zu mir:
- [나이] Jahre alt, aus Südkorea
- Seit [이사온 년도] in Deutschland
- Fest angestellt (unbefristeter Arbeitsvertrag) bei einem Berliner IT-Unternehmen seit Juli 2023
- Nichtraucherin, keine Haustiere, ich lebe alleine
- Sehr ordentlich, zuverlässig und ruhig
- Haftpflichtversicherung vorhanden
Finanzen:
- Jahresgehalt: [연봉]
- Monatliches Nettoeinkommen: [월급]
Umzug:
- Zeitlich sehr flexibel, ein Umzug ist jederzeit möglich
Ich würde mich sehr über eine Einladung zu einem Besichtigungstermin freuen. Zeitlich bin ich flexibel. Vielen Dank für Ihre Zeit und Rückmeldung.
Liebe Grüße
[이름 성]
이런 식으로 짧은 자기소개와 함께 핵심 정보만 요약한 메시지를 보냈다.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고 있다는 점과 집 보험이 있다는 점을 함께 언급했고, 독일에 오래 거주해 왔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언제부터 독일에 살았는지도 적었다. 또, 집주인들 사이에서 IT 분야 종사자가 비교적 선호된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어서, 해당 부분도 자연스럽게 포함했다. 각자 상황에 맞게 나이, 직업, 거주 기간 등의 정보만 조금씩 수정해서 사용하면 된다.
03. 집 방문하기
베를린에 와서 너무 충격 먹었던 게 경쟁자가 너무 많았다. 나는 Besichtigungstermin을 받아서 아 그래도 집 곧 찾을 수 있겠다 싶었는데 웬걸 최소 10명 아니면 아예 그냥 오픈으로 해놓고 사람들이 들어왔다 나가는 형태의 Besichtigungstermin이 진짜 많았다. 함부르크는 그래도 테어민 받으면 1:1이거나 한 두 팀정도 같이 보는 정도였는데 베를린은 심각했다. 사람들이 많고 너무 정신없으니까 정신 똑바로 차리고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 체크리스트
- 화장실 창문 유무
- 창고 유무
- 중앙난방, 개별난방
- 난방 방법: 가스, 전기
- 월세: Indexmiete, Festmiete, Staffelstaffel
- 세탁기 설치 가능한지 (세탁기 설치가 안 되는 집도 있다.)
- 창문 방향 (남->동->북->서)
- 동네 주변 분위기 (낮, 밤 둘 다 가보기)
- 슈퍼, 드럭 스토어가 주변에 있는지
- 근처 지하철역, 트램 등이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사실 더 자세하게 본 것도 많지만 대략 이 위주로 봤다. 많은 집을 방문할 경우에는 사진 보다는 영상으로 찍어서 남겨놓는 게 나중에 기억하기 더 편하더라. 중개인 혹은 집주인한테 사진 찍어도 괜찮은지 동의를 구하면 대부분 다 괜찮다고 찍으라고 한다.
💡 Tip
집 방문에 오는 사람이 워낙 많기 때문에, 중개인이나 집주인에게 기억에 남는 인상을 남기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집을 보면서 단순히 “집이 너무 마음에 들어요”라고 말하기보다는, “회사까지 자전거로 15분밖에 안 걸려서 위치가 정말 마음에 들어요”처럼 구체적인 이유를 함께 이야기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그리고 테어민 이후에 보내는 메일에서도 이 내용을 다시 한번 언급하면, 중개인 입장에서는 “아, 그 얘기했던 사람이구나” 하고 떠올리기 쉽다.
실제로 나는 이런 식으로 접근한 이후에 이전보다 더 많은 오퍼를 받을 수 있었다. 지인의 경우에는 매번 “가족이 살기 좋아 보여요”라고만 이야기했을 때는 큰 반응이 없었는데, 아이들과 함께 집 방문을 했을 때 훨씬 좋은 인상을 주었고, 결국 그 집에서 오퍼를 받아 계약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오퍼까지 받았다면 거의 집을 구한거나 다름없다. 계약서를 꼼꼼히 잘 보고 계약하면 끝! 집 구하기 어려운 베를린이라지만 다들 집 잘 구하더라. 얼마가 걸리느냐가 문제다 🥲

포기할 수 없었던 발코니를 올리며 마무리 🌸
⬇️ 독일에서 집 구하기 좀 더 자세한 버전을 보고 싶다면
https://hyedy.tistory.com/211
독일 생활 :: 독일에서 집 구하기 (1) - 집 찾기
집주인의 사정으로 우리는 4월 말까지 집을 빼야 해서 요즘 새 집을 알아보고 있다. 예전에도 독일에서 집 구하는 것과 관련해서 포스팅을 했었지만 그때는 운 좋게 한 번 만에 구하기도 했고 Arn
hyedy.tistory.com
💡 Tip
베를린에 올라오는 매물들을 알려주는 텔레그램 계정
https://t.me/BerlinFlatsBot
Berlin Flats
Automate searching of apartments in Berlin. Get notifications when new apartment will be available. Feedback: @spyzhov
t.me
나는 거의 ImmoScout24에 필터를 걸어두고 올라오자마자 알람을 바로바로 확인해서 지원을 했는데 이게 훨씬 더 빠르고 여기는 살짝 더 늦게 올라온다. 그래도 알람을 바로바로 확인하기 어렵다면 이 계정을 추가해 두면 좀 더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독일에서 > 사는'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독일 생활 :: 베를린에서 EU 영주권 받기 📑 (2) | 2026.01.26 |
|---|---|
| 독일 생활 :: 베를린 혼성 독일 사우나 바발리 Vabali 후기 및 팁 ♨️ (2) | 2026.01.11 |
| 독일 생활 :: 설치 없이 바로 사용 가능한 독일 심카드 인터넷 Congstar (2) - 라우터 구매 후 사용하기 (0) | 2026.01.04 |
| 독일 생활 :: 설치 없이 바로 사용 가능한 독일 심카드 인터넷 Congstar (1) - 신청 방법 (0) | 2026.01.03 |
| 독일 생활 :: 재외국민 한국 쇼핑 세금 환급 받기 (텍스 리펀) 💸 (0) | 2026.01.0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