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스케일링을 받으러 치과에 갔을 때 혹시 이갈이를 하냐고 물어봤다. 예전에 가족들이랑 살 때 아빠가 이갈이를 한다고 말해주긴 했지만 Arne가 별 말도 안 하길래 그때는 안 한다고 대답했다. 집에 와서 확인차에 Arne에게 물어봤다.
👩🏻: 치과 의사가 나보고 이갈이 하냐고 물어보더라. 근데 난 너가 별 말 안 해서 안 한다고 대답했어.
👱🏻♂️: 음..너 이갈이 해
👩🏻: 머??? 그동안 왜 말 안 했어?!?! 나 몰랐자나
👱🏻♂️: 맨날 말해준다는 게 까먹었어. 네가 이 갈 때 좀 무서워.. 네가 가진 이의 반을 빼서 걔네들을 입에 넣고 나머지 반 이로 그걸 씹는 소리가 나. 아니면 뮤즐리를 먹는데 우유 없이 먹는 거야. 그런 소리들이 나
👩🏻: (충격)
그렇게 내가 이갈이를 한다는 걸 알게 된 이후로 치과에 다시 가려고 약속을 잡았다. 대충 가기 전에 구글링을 해보니 한국에서는 마우스피스가 비싼 것 같은데 독일에서는 지금 가지고 있는 공보험 TK로 커버가 된다고 하길래 안심했다. 치과에 가니 이갈이 때문에 온건 알지만 지난번에 진료한 뒤 6개월 정도 지나서 지금 이 상태는 괜찮은지 간단히 보자고 했다. 요 며칠 감기 걸렸을 때 잠깐 이가 아파서 그 부분을 물어봤는데 이를 보더니 퍼펙하다고 별 문제없다고 그랬다. 지금은 괜찮지만 감기 걸렸을 때 왼쪽 어금니 부분이 아파서 고생했다. 괜찮다니까 안심되긴 했지만 왜 아팠던 걸까?
이갈이에 대해서는 이갈이 방지용 마우스피스 (Schiene)를 맞출 수 있는데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한다. 첫 번째는 공보험으로 커버가 돼서 추가 비용이 없는 저렴한 버전. 두 번째는 120유로인가 아무튼 100유로 넘게 내야 하는 비싼 버전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더 비싼 버전은 내 입안의 움직임을 완벽히 커버해준다고 그랬다. 착 달라붙어서 완벽하게 방지해준다고 해야 하나. 그렇지만 나는 처음 하는 거기도 하고 100유로나 되는 돈을 더 내기도 싫어서 저렴한 버전으로 일단 해보고 괜찮은지 보자고 했다.
의사 선생님이 윗니로 할지 아랫니로 할 지 물어봤는데 난 처음 하는 거라서 모른다고 하니까 그러면 윗니로 하자고 했다. 입을 아 벌리고 있으라더니 거대한 풍선껌 같은걸 내 윗니에 붙였다. 몇 초간 대고 있다가 떼더니 이걸 이제 랩으로 보내서 마우스피스를 만든다고 했다. 제작 후에는 다시 치과에 와서 착용해보고 잘 맞는지 확인을 해야 한다. 제작 기간은 얼마 안 걸려서 바로 다음 날 오후쯤에 와서 가능하다고 했지만 나는 오후엔 일을 해야 해서 이틀 뒤 아침으로 다시 약속을 잡았다.
드디어 이갈이 방지용 마우스피스 (Schiene)를 받고 착용해봤는데 느낌이 진짜 이상했다. 주의할 점은 뜨거운 물로 씻으면 형태 변형이 일어날 수 있으니 씻지 말고 착용 초반 며칠은 적응되는 기간이 필요할 거라고 했다. 첫날 끼고 잤는데 느낌이 진짜 이상했다. 이가 갑갑한 느낌. 불편하긴 했는데 웃기게도 잠들기까진 얼마 안 걸렸다 😂잠잘 때 하는 건 이제 적응됐는데 아침에 빼고 나서 한 10-15분 동안 이가 아픈 느낌은 아직도 적응이 안 됐다.
밤새 누가 내 이를 꾹 누르고 있던 느낌이다. 혹시 나만 그런 걸까, 문제가 있는 걸까 하고 치과에 전화해서 물어봤더니 통증이 있을 수도 있고 몇 분 있다가 없어지는 거면 괜찮다고 했다. 몇 주 동안 착용해보고 그래도 나아지는 게 없으면 다시 치과에 와서 어떻게 할 수 있는지 한 번 보자고 그랬다. 이제 계속 착용하다 보니까 적응되는 거 같기도 하고.. Arne도 내가 이를 안 갈아서 행복하다고 하고 내 이에도 좋고 공보험비 내는 것도 뭔가 드디어 혜택을 받은 것 같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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