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해산물 해산물 먹고 싶다 노래를 부르니 친구가 3월 31일부터 4월 3일까지 리들에서 생굴을 12개에 8.99유로 판다는 꿀 정보를 줬다. 독일에서 굴 12개에 9유로 밖에 안 하면 진짜 엄청 싼 거다. 예전에도 한 번 사 먹었는데 한 개에 2-3유로 했었다. 비싸서 세 개밖에 못 샀는데 무려 12개라니!!!
이건 당장 사야 하는 건데!!!! 안타깝게도 집 근처에 마트가 3개나 있지만 그중에 리들은 없다. 비싸기만 한 에데카 대신 리들이나 알디 좀 생겼으면 좋겠다. 제일 가까운 리들이 걸어서 30분, 자전거로 15분 거리에 리들이 있어서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했다. 100% 굴이 있다고 하면 당장 가는데 앙게봇에 있어도 막상 매장 가면 없는 경우도 있다. 그 매장에 아예 들어오질 않거나 아님 품절인 경우. 굴을 위해서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싶어 고민을 했다 😒 아 해산물 마음껏 먹으러 한국 가고 싶다.
독일은 부활절로 이번 금요일부터 다음 주 월요일까지 쉰다. 긴 주말이라 Arne는 가족들과 시간 보내러 본가에 갔는데 이때다 싶어서 친구를 초대했다. 이 친구가 바로 굴 세일 정보를 알려준 친군데 혹시나 싶어 오기 전에 리들에 가면 굴 사 와줄 수 있냐고 부탁했더니 아주 흔쾌히 사다 주었다. 꺄아아아악 🥳 리들에 굴 4박스가 있다길래 나 2개 친구 2개 이렇게 다 샀다.
귀한 굴님 실물 영접...💜 12개나 들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크기가 꽤 컸다. 플라스틱에 담긴 것도 아니고 무슨 나무 박스에 담겨있다. 밀봉이 된 것도 아니고 나무박스 위에 플라스틱으로 그냥 한 번 감싸진 형태였다. 프랑스에서 건너온 거라고 적혀있는데 굉장히 허술한 포장이네..😒
대박인 게 굴 12개에 9 유로면 엄청 싼 건데 굴 까는 칼까지 들어있다. 2박스를 사서 굴 까는 도구도 2개나 생겼다. 칼이 아니라 이 도구로 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굴은 쉽게 까졌다. 가끔 안 까지는 게 있을 때 다 때려치우고 싶었지만 침착하게 다른 굴을 먼저 까면서 화를 다스렸다 😌 친구 말로는 망치를 이용하면 더 쉽다고 한다.
굴을 한 판 다 까서 영화 보면서 맥주와 함께 먹었다. 굴인지 석화인지 그런 건 모르겠고 맛있다. 오랜만에 먹는 바다의 맛~~ 이제 굴은 적당히 먹은 거 같으니 멍게가 먹고 싶어 졌다. 독일에서 멍게는 진짜 못 구할 거 같다. 어제 한 판을 생굴로 먹고 오늘 아침에는 굴 라면을 해 먹고 싶었는데 집에는 컵라면 밖에 없었다. 그래서 컵라면에 굴을 3개 정도 까서 넣었는데 아주 대 실망적인 맛이었다.
일단 굴이 쪼그라들어서 너무 먹는 느낌도 안 났고 컵라면이라 그런지 국물에 굴 향은 무슨 그냥 컵라면이었다. 3개만 넣어서 다행이었다. 굴을 다 때려 넣어서 굴밥을 할까 생각도 했었는데 그냥 생굴로 먹기로 했다.
저녁엔 남은 굴을 부지런히 까서 고기와 함께 먹었다. 수육을 해서 갓 만든 김치와 함께 먹고 싶었지만 마트에는 배추도 없었고 친구가 굴을 사 올 줄 모르고 얇은 삼겹살로 사놨었다. 그래서 일단 구워서 먹긴 했는데 그렇게 잘 어울리진 않았다. 역시 굴에는 수육인가. 그러고 보니 오늘이 독일에 온 지 딱 3년째다. 뭐 어찌어찌 독일에 잘 적응해서 잘 먹고 잘 사는 것 같아서 뿌듯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독일에 와서 뭐 해 먹을 때마다 항상 드는 생각 '독일에 오니까 별 걸 다 하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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