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여자는 이스라엘 작가 드로 미샤니의 작품으로 세 여자가 등장하는 심리 스릴러다. 세 여자 모두가 동시에 등장하는 것은 아니고 세 챕터로 나뉘어 있는데 각 챕터마다 한 명씩 등장해 그 여자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첫 번째 여자는 오르나. 전남편과 이혼 후 정신적, 경제적으로 힘들어하는 여성이다. 전남편의 바람으로 인해 이혼을 하게 되었는데 이혼 후에도 새로운 가족을 꾸리며 잘 살아가고 심지어 자신의 아들까지 그 가족의 구성원으로 데려가려고 하는 걸 보면서 오르나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마치 오르나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심리 묘사가 사실적이다. 오르나는 이혼 후 아들과 다시 새로운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면서도 조금만 비틀어지면 무너질 것처럼 힘들어한다. 자신에게는 쓰레기 같은 전남편이지만 자식에게는 그저 아버지임을 조금씩 받아들인다. 객관적으로 본다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다. 증오하는 전남편 그리고 그를 닮은 자식. 자식에게 내가 그토록 증오하는 전남편은 아버지일 뿐이며 자식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는 내가 그토록 증오하는 것을 티를 내면 안 되고 전남편과 행복해하는 것을 지켜보기만 해야 한다. 전남편을 증오하는 마음보다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커야만 가능할 듯하다.
두 번째 여자는 에밀리아. 외국인 노동자 신분으로 요양원에서 환자들을 돌본다. 환자들을 돌보는 게 쉽지 않지만 돈을 벌어야 하고 비자 문제 때문에 다른 일을 하기 쉽지 않으니 묵묵히 요양일을 해낸다. 에밀리아처럼 힘든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언어 문제와 비자 문제를 겪으며 힘들어하다가도 성당에서 위로를 받는 에밀리아의 모습을 보면서 같은 외국인 노동자로서 동질감을 느꼈다. 다만 에밀리아는 마음이 잘 맞는 신부, 테티우스를 찾아 다 터놓았지만 나는 아직 그럴만한 곳을 찾지는 못 했다. 묵묵히 혼자 생각하는 편이라 터놓고 싶지 않은 건지도 모르겠다.
세 번째는 엘라. 세 자녀를 둔 엄마이면서도 대학원생이다. 엘라의 이야기는 앞에 나온 두 여자에 비해 결이 살짝 다른 느낌인데 책을 끝까지 읽으면 왜 그런지 알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을 그다지 추천하지는 않는다.
심리 스릴러라고 해서 심리 묘사가 잘 나와있어서 정말로 이 사람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마무리가 의아하다. 작가는 이 부분을 놓고 기존의 스릴러와는 달리 기습적으로 놀라게 해주고 싶어서 그랬다고 한다. 하지만 다소 용두사미 같은 전개에 놀라기보다는 이렇게밖에 풀 수 없었나 싶어 의아하고 실망스러웠다. 앞에서 잘 풀어나가다가 갑자기 뚝딱하고 ‘기존의 스릴러와는 다르지?’하며 마무리 짓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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