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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읽고

책 :: 디자이너, 서른

by Hyedy 2021. 6. 17.

나이가 한국만큼 중요하지 않은 독일에 살다 보니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30살이라고 한다. 별로 한 것도 없는 것 같고 어영부영 살아온 것 같은데 벌써 30살이라니 믿기지가 않는다. 갓 20살이 되었을 때 4,5살만 많아도 너무 어렵고 어른 같아 보였다. 시간이 흐르고 내가 어렵게 생각했던 그 나이 때가 되었을 때 깨달았다. '별 거 아니구나.' 시간이 흘러 나이만 먹었을 뿐 그리 특별한 것도 없는데 왜 그렇게 어려워하고 벽을 쳤는지 모르겠다. 만으로 하면 30세까지 조금 남았지만 한국 나이로 치면 곧 서른이라고 하니 이 책 제목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디자이너, 서른』은 서른 살이 된 디자이너들의 인터뷰들로 구성되어 있다. 다른 디자이너들은 과연 서른 살이 되었을 때 어떻게 살고 있는지,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지 너무 궁금했다. 그리고 이 책에서 인터뷰한 디자이너들은 디자인 잡지 혹은 매체에 등장하는 1%의 디자이너가 아닌 99%의 평범한 디자이너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해서 더 마음에 들었다. 

 

각 인터뷰는 디자이너들의 소개와 함께 공통된 질문을 하며 이어진다. 각각의 인터뷰를 읽고 난 후 든 생각은 하나같이 다 자신만의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누구는 돈이 제일 우선순위라 돈을 보고 일을 한다고 하지만 또 다른 사람은 가족이 최고이며 최대한 빨리 결혼해서 가족을 이루고 싶다는 사람도 있었다. 서른 살을 콕 집어 이때는 이래야 한다 같은 지침을 주거나 서른 살을 대단한 것으로 여기기보다는 다른 나이와 같이 시간의 흐름 속에 한 시기일 뿐이며 자신의 가치관에 맞게 살아가면 된다고 나에게 말해주는 것 같았다. 

 

책에 나온 질문들로 스스로 인터뷰를 해보고 10년 뒤 40살이 되었을 때 보면 재밌지 않을까? 이렇게 서른 살도 금방 되었는데 마흔 살은 더 금방 되겠다.

 


 

- 당신에게 서른 살이란? 

29살과 31살의 사이일 뿐 별 의미를 두려고 하지 않는다. 

 

- 결혼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요?

가족이 아닌 생판 남인 사람과 평생 사랑하고 함께 할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약속을 하는 게 대단하다. 아이를 낳고 싶은 생각이 없으니 굳이 결혼을 해야 하나 싶은 마음이 있다. 주변 말을 들어보면 짝을 만나면 '결혼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딱 든다는데 과연 그런 날이 올까. 

 

- 삶의 우선순위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행복해지는 것. 돈도 행복하기 위해서 번다. 나도 행복하고 가족들도 행복했으면 좋겠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 현재에 불행하기보다는 미래에는 조금 행복하더라도 현재에 최고로 행복했으면 좋겠다. 

 

- 여가시간에 무엇을 하는지 이야기해 주세요.

요즘 베이킹에 빠졌다. 맛있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에 나눠줄 수도 있고 사람들도 좋아해 줘서 재미있다. 

 

- 앞으로의 계획 혹은 꿈은 어떻게 되시나요?

재미있는 디자인을 하면서 돈도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 거창한 목표가 있기보다는 항상 그랬듯이 '어떻게든 되겠지'하며 흘러가듯이 살 것이다. 

 

- 한국의 디자인 현실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한국에서 일하고 있지 않아서 패스..

 

- 디자인 전공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전공자들에게 해야 할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디자인의 가치와 중요성을 이해하고 모든 디자이너들이 그에 맞는 대우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전공자들이 디자이너로서 자신의 가치를 알아봐 주는 곳을 찾고 그곳에서 성장할 수 있길 바란다. 그리고 그 조건을 한국에만 한정 짓기보다는 해외로 넓혀보면 좋겠다. 좁은 땅덩어리에서 많은 디자이너들이 굉장히 열심히 살고 있고 능력도 뛰어난 게 한국을 벗어나니 더 눈에 잘 들어온다. 많은 한국의 디자이너들이 해외에서도 좋은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가장 소중한 물건은 무엇인가요?

여기저기 이사를 다니다 보니 딱히 물건에 애정을 가지지 않게 되었다. 소중한 물건이라고 했을 때 대부분의 물건들이 대체 가능하기 때문에 마땅한 게 생각나지 않는다. 편지, 책, 전시 물품 등 당시에는 소장하려고 모아 놓은 것들도 계속 이사를 하면서 다 처분해버려서 가지고 있는 게 없다. 물건이라고 하기엔 애매하지만 가족들과 영상 통화를 할 때마다 화면 녹화를 해서 모아놓고 있다. 이 영상들은 대체도 불가능하고 없어지면 많이 슬플 것 같아 이것들이 현재 제일 소중한 것이지 않을까. 

 

 

 

 

디자이너, 서른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서른 살 평범한 디자이너들의 이야기. <디자이너 서른> 프로젝트는 올해 서른 살이 된 디자이너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살고 있으며, 어떻게 살고

www.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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