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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 사는

독일 생활 :: 새로운 취미 재봉틀 도전 🧵

by Hyedy 2024. 6. 14.

요리, 베이킹, 스케이트보드 등 다양한 취미를 즐기다가 코로나 이후로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취미에 할애하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한국에서 도구도 많이 가져왔던 베이킹조차 가끔 생일이나 회사 이벤트가 있을 때만 하게 되었다. 달달한 걸 자제하다 보니 이제 별로 안 끌리기도 하고, 먹어줄 사람이 많지 않으니 재택근무에 2인 가구에서는 처리하기도 난감하다. 최근에는 자전거 타는 재미에 푹 빠져 있었지만, 사고로 인해 당분간 자전거도 못 타고 운동도 못 하게 되면서 다시 취미 생활에 관심이 생겼다.
 
사실 재봉틀은 이미 작년 크리스마스에 나에게 주는 선물로 저렴하게 구매했다. 회사에서 받은 후드티를 수선해서 입고 싶어서였다. 당시 재봉틀을 구입하기 전에 회사 리브랜딩 행사에서 후드티를 받았는데, 수선하면 되겠지 싶어 너무 큰 오버사이즈를 선택했다. 독일에서 보통 S 사이즈를 입는데, 이 후드티는 XXXL로 가져왔다. 보통 회사에서 받는 옷은 잠옷으로 쓰거나 그냥 두는데, 이번에는 내 스타일대로 수선해서 입고 싶었다. 한국이었으면 그냥 수선을 맡겼을 텐데 독일이라서 직접 하기로 한다. 
 
이전에도 취미를 하다 말다 했던 걸 생각해보면, 재봉틀도 언제까지 할지 모르니까 너무 비싼 건 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딱히 고민도 안 하고, 보급형에 사람들이 많이 산 걸로 아마존에서 그냥 샀다. 재봉틀 쓰는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다들 좀 더 비싼 걸 쓰고 있어서 살짝 고민했지만, 결국엔 저가 모델이지만 많이들 사용하는 이유가 있겠지 싶어 그걸로 결정했다.
 
 
 

 
이 꽃무늬는 도대체 왜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재봉틀을 들고 다니는 것도 아니니 그냥 눈 딱 감고 샀다. 왜 이런 꽃무늬를 넣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지금은 귀여운 스티커들로 대충 가려놓았다. 크리스마스 당시 세일 덕분에 100유로 초반대에 샀는데, 지금 보니 가격이 많이 올랐다. 150유로라니 😳 그때 안 썼어도 미리 사두길 잘한 것 같다. 몇 유로 아꼈다!!!
 
 
 
재봉틀을 사놓고 한동안 방치하다가 올해 초 회사에 갈 일이 생겼다. 마침 회사 후드티를 입으면 좋을 이벤트가 있어서, 이때다 싶어 드디어 재봉틀을 꺼냈다. 사놓고 한 번도 안 써봤던 터라 불량품이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잘 작동되더라. 이 모델이 대체 뭔지도 모르겠고, 한국에선 잘 쓰지도 않는 것 같아서 유튜브를 보면서 겨우 공부했다. 기본 사용법은 다 비슷한데, 이건 저렴한 모델이라 자동 실 끼우기는 안 된다. 실은 대충 끼우면 되니까 아직까지는 그렇게 불편하지 않았다.
 
유튜브에서 '시보리 수선', '후드티 수선', '후드티 기장 줄이기' 등 키워드로 검색해가며 어떻게든 수선을 해봤는데, 시보리를 겉과 안을 바꿔서 달았더라 😞. 비록 초보라 삐뚤빼뚤하고 안쪽은 엉망이지만, 기장을 성공적으로 줄였다는 데에 의미를 두기로 했다. 첫 성과라 아주 뿌듯했다! 재봉틀 처음 하는데 후드티를 수선하다니, 대단한 거 아닌가? 하지만 정말 힘든 첫 도전이었다... 그리고 동봉된 재봉틀 바늘을 다 부러뜨려서 더 할 수도 없었다. 재봉틀 바늘을 아마존에서 검색해보니 꽤 비싸서 본능적으로 네이버에 검색해 봤더니 훨씬 저렴하더라. 그래서 한국에 가면 많이 사 와서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하고, 한동안 또 휴식기를 가졌다.
 
 


한국에서 재봉틀 기초를 배워두고 싶어서 클래스를 하나 신청해서 들었다. 원래 강아지 도안인데 동생 주려고 동생 고양이 모습으로 만들었다. 코를 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어쨌든 완성했다. 엄청나게 비싼 코스터!!! 여동생한테 선물로 줬다. 기초도 배웠고 다른 건 응용해서 유튜브 보면서 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자신감 덕분에 원래는 목도리, 파우치 등등 여러가지 들으려고 했는데 고민하다가 안 듣고 원단 쇼핑이나 갔다. 
 
 

 

 

 
짜잔~~ 드디어 채어진 재봉함(?) 앤틱함 덕분에 장식으로 쓰자고 데려온 건데 실제로 쓰게 될 줄은 몰랐다. 한국에서 챙겨 온 자잘 자잘한 물건들로 가득 채웠다. 요즘 재봉이나 뜨개질을 많이 해서 그런지 다이소에서 웬만한 재료들은 다 살 수 있더라. 몇 개는 온라인에서 구매했는데 나중에 다이소에 보니까 훨씬 더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었다. 무조건 다이소를 먼저 확인할 것... 똑딱이 단추 다는 것도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독일 오기 직전에 주문했는데 역시 총알배송 한국! 무사히 받아서 가져올 수 있었다. 하트 똑딱이 단추라니 독일에선 절대 못 구할 귀여움이다 🥰 이거 말고도 귀여운 라벨지라든지 자수 패치 같은 것도 가져왔다. 좀 더 가져올걸... 귀여운 자수 패치는 비싼 게 아니라 정말 없다. 
 
 
 
 
 

 
한국 서문시장에서 산 귀여운 원단들. 가운데 튤립 원단이 내 최애다🌷 체크 원단들을 보려고 핬는데 너무 맘에 드는게 많아서 고민하다가 다 샀다. 가격도 한 마에 4천 원, 5천 원 이 정도라서 부담 없다. 튤립만 이중거즈라서 한 마에 8천 원으로 조금 비싼 가격이다. 독일에도 이런 귀여운 원단을 어딘가 팔지도 모르겠지만 어디서 봐야 할지도 모르겠고 비쌀 거 같아서 한국에서 잔뜩 사 왔다. 맨 왼쪽에 있는 원단이 특이하고 예쁜데 어디다 쓰면 좋을지 몰라서 아껴두는 중이다. 커튼 같은 거 만들면 좋을 거 같은데 우리 집 커튼은 다 암막 커튼이라 🧐 
 
 
 
 

 
제일 먼저 하고 싶었던 건 바로 북커버! 가방에 넣으면 책이 구겨져서 예전부터 북커버를 갖고 싶었는데, 마음에 드는 게 없어서 지퍼백에 넣어 다녔다. 재봉틀 클래스에서도 북커버 만드는 수업이 있었지만, 5만 원이 넘는 가격 때문에 유튜브를 보고 혼자 만들었다. 혼자 만든 첫 북커버 치고는 꽤 괜찮지 않나? 🤭 겉감을 체크로 할지 초록으로 할지 엄청 고민했는데, 체크로 하길 잘한 것 같다. 초록색 곰돌이 패치와 하트 단추 덕분에 더 귀여워졌다. 나만의 루틴으로 새로운 책을 읽을 때마다 커버를 만들고 싶은데, 과연... 할 수 있을까?

 

 

 

 

 

다음은 머리끈~ 헤어슈슈, 헤어 스크런치라고 하더라 만들기 엄청 쉽다. 이거나 잔뜩 만들어서 팔고 싶다. 곰돌이 라벨 덕분에 더 귀여워. 

 

 

 

 

예정에 없었지만 갑자기 만들어버린 쿠션 커버. 마트에 갔는데 등받이용으로 나온 메모리폼 쿠션이 있더라. 일 할 때 등에 일반 쿠션을 대고 쓰는데 메모리폼으로 쓰면 더 좋을 거 같아서 샀다. 쿠션이 흰색이라서 커버를 만들면 좋을 거 같다 싶어 친구한테 받은 천으로 유튜브를 보고 급 만들었는데 완전 그럴싸 하게 됐잖아???? 유튜브 보고 왜 이렇게 하는지도 모르고 얼레벌레 따라 했는데 지퍼까지 숨겨지는 꽤 괜찮은 쿠션 커버가 만들어졌다. 방 꾸미기 레벨이 업그레이드 됐다. 마음에 드는 쿠션 커버가 없어서 천년만년 고민 중이었는데 잘됐다. 직접 만들어버려야지. 다음으로 만들고 싶은 건 닌텐도 파우치, 아이패드 파우치, 베개 커버, 쿠션 커버, 컵홀더... 욕심 한가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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