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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 디자이너

독일 회사 생활 :: 추천서 혹은 경력 증명서 받기 (Arbeitszeugnis)

by Hyedy 2020. 7. 1.

같이 일하던 팀장이 4월에 이직을 한다고 했다. 한국에서는 퇴사를 몇 주 전, 한 달 전에 말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독일에서는 최소 한 달이고 세 달 전에 말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지금 일하는 곳도 퇴사 사실을 세 달 전에 말해야 한다. 그래서 팀장이 그만둔다고 말한 뒤로 시간이 조금 있었는데 그때 그가 나가기 전에 추천서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팀으로 일하면서 너무 좋았고 인간적으로도 너무 좋았던 사람이라서 왠지 추천서를 잘 써줄 것 같았다. 

 

 

👩🏻 : 같이 일하는 거 너무 좋았는데 다른 회사 간다니까 너무 아쉬워. 가기 전에 너한테 추천서를 받을 수 있을까? 

👱🏻‍♀️ : 당연하지 이거 채워서 나한테 보내줘

 

 

팀장은 채워서 달라며 Zeugnis라고 적혀있는 폼을 줬다. Arbeitszeugnis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지금과 같이 내가 퇴사하는 것은 아니지만 매니저가 퇴사하기 때문에 받는 Zwischenzeugnis 그리고 퇴사 전에 받는 Endzeugnis가 있다. Zeugnis는 번역을 하면 말 그대로 증명서(Certificate)이지만 한국의 경력 증명서와는 조금 다르다. 

 

 

한국의 경력증명서 예시 ©Google Image

 

독일의 Arbeitszeugnis 예시 ©Google Image

 

칸에 기본 정보만 입력하면 끝인 한국의 경력증명서와는 달리 독일의 경력증명서는 글로 엄청 길게 적혀있다. 독일의 경력증명서에는 단순히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떤 직함으로 어떤 일을 했는지에 대한 정보가 나와있을 뿐만이 아니라 그 사람의 업무 능력, 결과에 대한 평가까지 같이 나와있다. 그래서 추천서를 달라고 했더니 팀장이 Arbeitszeugnis 관련 서류를 준 것이다. 추천서를 생각하고 팀장이 알아서 다 적어주는 줄 알았는데 Arbeitszeugnis는 내가 해야 될 게 있었다. 

 

 

- Persönliche Daten, 인적사항

어디서 태어났는지 도시까지 적고 이름 생년월일을 적는다. 

 

- Art des Zeugnisses, 증명서 종류

팀장이 퇴직하기 때문에 받는 거니 Zwischenzeugnis에 체크한다. 만약 퇴직 시에 받는 거라면 Endzeugnis를 선택하면 된다.

 

- Aufgabenschwerpunkte, 주요 업무

주요 업무를 간결하게 서술한다. e.g. Identifizieren und Beheben von UX-Problemen. 나는 다섯 가지 정도로 적었다. 

 

💡 팁: 관련 분야의 구인 공고를 찾아보면 주요 업무가 무엇인지 간결하고 명확하게 서술하고 있다. 그 문장들을 참고해서 적으면 좋다. 

 

- Bewertungskriterien, 평가

Befähigung für die Aufgaben, Kreativität und Initiative, Selbstständigkeit 등등 여러 가지 항목이 있고 1에서 5로 평가할 수 있는데 숫자가 적을수록 높은 점수다. 

 

- Besondere Stärken, die u. U. hervorzuheben sind..., 강조하고 싶은 항목

이 서류를 작성해서 제출하면 인사팀에서 이 서류를 바탕으로 Zeugniss를 만든다. 이때 특히 더 강조했으면 하는 나의 장점들을 적으면 된다. 

 

 

위와 같은 사항들을 적어서 제출했더니 두 달이나 지나서 드디어 Zwischenzeugnis를 받았다. Arne말로는 Arbeitszeugnis는 솔직하고 긍정적으로 작성해야 해서 아무리 실력이 모자란 사람이라도 절대 부정적인 말을 적지 않고 인사팀에서만 알 수 있는 좋은 말로 포장해서 적는다고 한다. 예를 들면 작업 결과물에 대해서 나무랄 게 없다라든지 그냥 그랬다는 말을 돌려서 적는다고 한다. 하지만 Arne는 내가 받은 Arbeitszeugnis는 그걸 감안하더라도 너무 좋다고 했다. 

 

대충 번역을 해보니 초반에는 인적 사항과 회사 소개가 적혀있다. 이후에 내 업무 평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와우.. 이렇게까지? 조금 부담스러울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팀장이 정말 좋게 평가를 해줬나 보다. 과대평가된 것 같아서 이직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걸 보고 너무 기대하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하지만 쓸데없는 걱정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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