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공고를 보면 이 회사가 어떤 것을 중요시하며 어떤 분위기의 회사인지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이직 준비를 하며 한국의 디자이너 공고는 어떤지도 궁금해서 한 번 훑어봤는데 일단 복지를 적어 놓은 곳이 그리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몇몇 있는 복지들을 봤을 때 독일 회사와는 확실히 다른 복지들을 강조하고 있었다.
밥심으로 일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인 한국에서는 점심, 저녁 등 식대를 지원하고 간식이 상비되어있다는 먹을 거에 관련된 복지들이 많다. 나도 먹을 거에 진심이라 가끔 구내식당이 좋다는 한국 회사들을 볼 때마다 너무너무 부럽다. 독일에서는 식대를 전액 지원하는 회사는 잘 보지 못 했고 보통 구내식당이 있어서 직원 할인으로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 현재 회사도 구내식당에서 직원은 저렴한 가격으로 먹을 수 있는데 입사하고 나서야 알았다. 여기 구내식당은 먹을 거 없을 때 저렴한 가격에 대충 먹으러 가는 거라 굳이 이걸 베네핏에 적어놓는 회사는 잘 없는 듯하다.
또 다른 한국에서 자주 보이던 복지는 실손 보험이라든지 건강 검진인데 직원의 가족들까지 지원해준다는 게 신기하다. 독일 회사 공고에선 이와 관련된 복지를 한 번도 본 적 없다.
그럼 독일 회사들은 어떤 복지들을 제공하고 있을까. 회사를 고르는 데 있어서 연봉도 중요하지만 복지도 무시 못 한다. 이직을 준비하면서 복지에 관한 기준을 세우고 그에 충족하는 회사들로만 지원을 했다.
1. 휴가
독일에서 근로자에게 제공해야 된다고 법으로 명시된 휴가는 주 5일 기준 20일이다. 그렇지만 많은 독일 회사들이 20일보다 훨씬 많은 휴가들을 제공한다. 도시마다 다를 수 있는데 지금 있는 함부르크에서는 30일을 주는 회사가 많다. 현재 일하는 곳도 30일을 제공하고 있어 이직할 회사를 고를 때 30일 이하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휴가 30일이라고 적어놓은 회사는 '휴가도 이렇게 넉넉히 주는데 다른 것도 괜찮겠지'하는 마음으로 지원했다. 현재 회사에서는 30일 휴가 + 크리스마스 전 휴가 + 해 마지막 날 휴가 이렇게까지 주고 있는데 이건 회사마다 다르다.
2. 보너스
보너스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첫 번째 퍼포먼스에 따라 주는 보너스고 두 번째는 한국에서 설날과 추석에 주는 것처럼 크리스마스와 여름에 주는 보너스다. 퍼포먼스 보너스는 또 두 가지로 회사 전체 퍼포먼스에 따라 직원들에게 퍼센트로 나눠주는 방식과 직원 개개인의 퍼포먼스에 따라 받는 보너스가 있다. 안타깝게도 현재 일하는 회사에서는 아무 보너스도 없다 😓 다음에 일하는 회사는 보너스도 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보너스를 준다고 적어놓은 회사가 생각보다 별로 없었다. 딱 한 군데가 보너스도 준다고 적어놨는데 들어보니 개개인은 아니고 회사 전체 퍼포먼스에 따라서 월급의 100% 뭐 이렇게 퍼센트를 정해서 주는 방식이라고 한다.
3. 교통비 지원
독일 교통비가 꽤 비싸서 그런지 많은 회사들이 교통비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 다니는 곳도 부분적으로 지원하고 있는데 100€인 월 정액의 교통권을 신청하면 회사가 40€를 지원해줘서 60€만 내면 되는 식이다. 60€는 자동으로 빠져나가고 남은 금액을 월급으로 받는다. 이렇게 일정 금액만 지원해주는 곳도 있고 아예 전액 지원해주는 곳도 있다. 코로나 이전 출근을 할 때라면 전액 지원이 엄청난 혜택이지만 1년째 재택근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다지 매력 있는 복지는 아니다.
4. 교육비 지원
이건 자기 개발비라고 한국에서도 많이 본 복지다. Training Budget이라고 개인 혹은 팀 별로 예산이 주어져 이 안에서 워크샵도 가고 책도 사고 온라인 코스도 듣는다. 독일어 학원이 비싸기 때문에 항상 부분에 관한 복지가 있는지 확인했다. 현재 일하는 곳에서는 수습 기간이 끝난 후 독일어 수업에 관한 비용을 100% 지원해줘서 맘 놓고 비싼 괴테 어학원으로 다녔다 😄현재는 온라인 수업인 Lingoda로 하고 있는데 이것도 100% 지원을 받는다. Training Budget과는 별도로 회사 내에 어학 수업을 제공하는 곳도 있다.
5. 리모트 근무 (NEW)
코로나 이후 베네핏에 Home office & Flexible working hours를 적어놓은 곳이 정말 많아졌다. 3년 전 독일에 와서 구직 활동을 할 때는 거의 본 적 없던 걸로 기억한다. 반대로 지금은 재택근무를 하고 있지만 상황이 괜찮아지면 출근할 것이라고 적어놓은 회사들도 있다. 재택근무를 해본 결과 더 이상 매일 출근하면서 일하고 싶지 않기에 홈 오피스를 장려하는 회사들 위주로 찾았다. 나중에 한국에 가서 일할 가능성도 생각하면 더더욱 재택근무다. 이번에 오퍼를 받은 곳 중 한 곳에서는 재택근무를 하니 인터넷 비용 20€를 주겠다고 계약서에 적혀있었다. 리모트 근무에 관해 굉장히 신경 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여기까지가 회사를 고를 때 신경 썼던 조건들이다. 이 외에도 맥북과 아이폰을 제공하거나 원하는 장비를 선택하게 해주는 것, 피트니스 회원권 할인, 자전거 대여 서비스 할인, Dog friendly office 등등 기본적이거나 신경 쓰지 않았던 복지들도 있다. 그 외에는 예를 들면 배달 서비스 회사의 경우에는 배달료 할인이라든지 자사 제품에 관한 복지들이 있다.
막상 이렇게 적어놓으니 한국 회사들이 제공하는 복지에 비해 좀 적어 보이는 느낌이다. 한국은 굉장히 세심한 복지들이 많다면 독일은 많진 않지만 크게 크게 휴가 30일! 100% 재택근무 가능! 이런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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