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아이폰 텐이 나오고 다들 얼굴 인식으로 이모지를 만들고 놀 때도 나는 아이폰 6S를 쓰고 있었다. 홈버튼 없는 게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지만 그런 이유는 아니었고 딱히 휴대폰 바꿀 필요성을 못 느껴서 그대로 썼다. 독일 온 지 한 달쯤 됐나 기차에서 휴대폰을 잃어버리고 새 휴대폰을 사야 했는데 당시 일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었고 6S를 잘 쓰고 있었기 때문에 저렴한 아이폰 7로 구매했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잘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불편함 없이 아주 잘 썼다. 이후 지난 몇 년간은 회사폰으로 아이폰 13을 지급해 줘서 휴대폰을 2개 가지고 다니면서 필요할 때마다 유용하게 썼는데 이직을 하면서 반납했다. 새 회사도 휴대폰을 지급하지 않을까 기대를 했지만 그런 건 없었고 다시 예전 휴대폰 아이폰 7로 돌아왔다. 이때가 7월인데 회사폰이 없다는 걸 알자마자 휴대폰을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엄청 고민했다. 애플에서 보통 9월쯤 새 휴대폰을 발표하는데 그게 얼마 안 남아서 기다리는 게 더 이득이지만 그러면 또 비싼 돈 주고 최신폰을 사야 하고 그때까지 용량 32기가짜리 아이폰 7로 버틸 자신이 없었다. 회사폰으로 쓰던 아이폰 13을 그냥 사버릴까 하다가 새로 나올 아이폰 15에는 라이트닝 대신 usb-c가 들어갈 가능성이 높대서 기다려보기로 했다.
시간은 왜 이렇게 안 가고 용량은 왜 이렇게 부족한지. 주기적으로 카톡방을 돌면서 사진 및 동영상을 지워줘야 했고 오랜만에 어플을 열려면 매번 새로 다운로드를 해야 했다. 9월에 새 폰을 발표하더라도 애플 제품은 한국에서 사는 게 더 저렴해서 한국 가서 사 올까 고민했는데 두 달을 아이폰 7로 쓰면서 더 싸고 나발이고 출시하면 바로 사야겠다 결심했다. 9월 8일 드디어 아이폰 15를 발표했는데 대부분의 루머가 맞았다. usb-c였고 티타늄에 색깔도 유출됐던 티타늄 색이었다. 발표 당시에 가족들과 여행 중이었는데 호텔에 돌아와서 여동생과 같이 영상을 봤다. 딱히 우와 하는 건 없었고 베젤이 엄청 얇아졌다고 호들갑이던데 그런 거 치고는 그렇게 줄은 거 같지는 않았다. 일반을 살지 프로를 살지 잠깐 고민하다가 아이폰 7을 오래 썼으니 괜찮은 거 사서 오래 쓰자 싶어서 프로로 가기로 했다. 색상은 당연히 내추럴 티타늄 🩶
독일에서는 낮 2시부터 사전 예약이 가능했는데 이때 밖이라서 이따 집에 가서 해야지 하고 3시쯤 아이폰 15 프로, 256GB, 내추럴 티타늄을 주문하려고 봤더니 이미 품절이었다. 아직 제품이 나오지도 않았으니 정확히 말하면 품절은 아니고 매장에서 픽업이랑 배송 옵션이 있는데 픽업은 가능한 매장이 없었고 배송은 10월 초쯤에나 가능했다. 10월 초 배송이라니 그럴 거면 그냥 매장 가서 사지.
👩🏻: 내추럴 티타늄만 없다… 그냥 다른 색깔 살까? 검정이나 블루 같은 거
👤: ㄴㄴ폰 오래 쓰는데 맘에 드는 색깔 사야 됨
👩🏻: ㅇㅋ 그럼 내추럴 티타늄 존버한다. 출시되면 매장가든지 해야지
다른 색깔을 살까 싶었는데 여동생이 마음에 드는 걸 사라고 했다. 함부르크에도 애플 오픈런을 하는지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정보도 없고 금요일 아침 9시 30분에 문을 열어서 직장인으로서는 무리다 🥲 그래도 아쉬워서 애플 공홈을 뒤적거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9월 24일 하노버에 픽업 옵션이 떴다.
하노버??? 하노버?? 왜 하노버를 생각 못 했지? 함부르크 품절일 때 바로 하노버 확인해 볼걸!! 하노버까지 Deutschland 티켓으로 갈 수 있어서 얼마나 걸리는지 보니까 1시간 정도 걸리더라. 이 정도면 정말 좋지 여행하는 겸 다녀와야겠다 싶어서 픽업 시간도 고르고 페이팔로 결제 수단도 하고 확인하고 결제를 눌렀는데 웬걸… 이제 이 매장 픽업 옵션이 안 된다고 뜨더라. 아니 그래도 내가 이 정도 결제 단계까지 있으면 물건 잡아둘 줄 알았는데 그 사이에 나갔다고? 😭 가뜩이나 오늘 용량이 없어서 왓츠앱도 이제 안 된다고 메시지가 떠서 더 스트레스였다. 누워있다가 아쉬우니까 몇 번 더 해보자 싶어서 계속 새로고침 해봤다.
애플 홈페이지에서 사고 싶은 옵션 클릭하면 새로 고침해도 옵션이 저장된다.
이렇게 선택해 두고 맨 밑으로 스크롤해서 계속 새로고침 하다 보면 저기 Abholung에 가능한 매장이 있다고 뜰 때가 있다. 설마 싶어서 계속해봤는데 하노버랑 베를린에서 물량이 있다고 간간히 뜨더라. 어차피 그 주에 베를린을 갈 예정이라서 그때 픽업을 할까 하고 봤다. 화, 수 이렇게 베를린 가는데 하필 또 월요일까지밖에 옵션이 없더라. 하노버라도 걸려라 하고 분노의 새로고침을 계속했는데 웬걸 갑자기 함부르크가 떴다.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된 일인지 어리둥절. 하노버 때처럼 놓칠까 싶어서 후다다닥 결제했다.
그 결과 아이폰 15프로 256GB 내추럴 티타늄 예약 주문 성공! 9월 23일에 픽업한다. 더 일찍 픽업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제일 빠른 시간이 저거였다. 지금 봐도 감격 😭 하노버 갈 생각까지 하고 있었는데 함부르크라니! 아이폰 7, 32GB에서 아이폰 15, 256GB라니 그 변화가 엄청나게 체감될 듯. 아주 설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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