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 집에서도 살만한 것 같은데 왜 이사가지..그냥 돈도 아낄 겸 여기서 살면 괜찮지 않으려나' 했는데 막상 이사 오니까 넓고 예뻐서 집에 있는게 행복하다. 새 집에 산 지 이제 한 달정도 되었는데 주말마다 너무 정신도 없었고 인터넷 문제 때문에 이제야 글을 올린다. 새 집은 이제 필요한 가구도 거의 다 갖췄지만 아직 꾸미려면 새 소파도 와야하고 한 달 정도 남았다.
이삿짐 센터가 없이 독일에서 이사하는 건 상상보다 더 힘들었다. 한국에서도 나는 세 번 (대구->서울, 서울->서울, 서울->대구) 정도 이사한 적이 있지만 가구도 그렇게 많지 않았고 이삿짐 센터를 부르니 짐을 다 옮겨줬기 때문에 혼자서도 충분했다. 독일에선 작은 이사는 그냥 각자 다 알아서 지인들을 부르고 불러서 하는 듯 했다. 그래서 우리도 Arne 엄마, 동생, 동생친구를 불렀다. 사실은 Arne 사촌도 오기로 했지만 아파서 못 왔다.
회사에서 이사가는 날에 휴가를 쓸 수 있대서 딱 2월 1일이 마침 금요일이라 휴가도 썼는데 Arne를 포함한 이사를 도와주기로 한 모든 사람들이 금요일에 일을 해야해서 어쩔 수 없이 금요일에는 집주인을 만나서 집보고 키만 받아서왔다. 드디어 토요일 이사 당일 오전 운이 좋게 건물 앞에 주차할 곳이 있었다. 전문가 없이 어떻게 이사를 할까 감도 안 잡혔는데 Arne 동생이 뚝딱뚝딱하더니 세탁기도 다 분리해서 싣고 우린 계속 짐을 날랐다.
새로 이사 가는 집은 예전 집에서 30분 정도. 예전 집은 홍대와 같은 시내 근처 번화가에 있었다면 새 집은 좀 더 사람들 사는 주거지역 쪽에 있다. 예전 집과 달리 깔끔하고 조용하고 아이들도 많다.
오전에 이사를 시작했는데 2번 왔다갔다하니 벌써 어둑어둑해졌다. 끝나갈 때 쯤 비도와서 정말 지쳤다 😭그래도 낮에 비가 안와서 다행이었지. 이 뒤로도 청소하고 짐가지러 예전 집에 갔는데 당시에 살 때는 몰랐지만 다시 가보니 거기에 어떻게 살았지 싶었다. 살만한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새 집을 보고 다시 보니 예전 집에선 다시 못 살 것 같다. 새 집이 가격이 거의 2배라 지출이 많이 늘었지만 훨씬 더 행복하니 후회는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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