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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 사는

독일 생활 :: 크리스마스 기분내기 🎄

by Hyedy 2019. 12. 15.

크리스마스 한참 전인 11월부터 Arne는 들떠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자고 난리였다. 특히 사기는 작년에 샀지만 귀찮아서 안 했던 Adventskalender를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꼭 해야 한다며 자꾸 어디에 걸면 좋을지 물어봤다. 초콜릿 등등이 담겨있는 Adventskalender를 살 수도 있지만 직접 만드는 사람도 많다. 우리가 Depot에서 산 Adventskalender도 조그만 주머니에 하나씩 넣는 식이었다. 

 

 

솔직히 귀찮아서 미루고 미루다가 Arne가 계속 물어보길래 못 이기는 척 달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만족스러웠다. 가구만 채웠지 빈 벽이 많아서 침실 빈 벽에 고작 이거 하나 달았을 뿐인데 크리스마스 느낌이 물씬 풍겼다.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취해서 크리스마스 노래를 들으려고 하니까 아직 11월이라서 안 된다면서 참나.. 장식하는 건 되고 노래 듣는 건 12월부터 할 수 있단다 😒

 

다음으로 한 크리스마스 장식은 바로 트리! Arne는 휴가라서 집에서 놀아 혼자 퇴근하고 돌아와보니 거실에 트리가 이렇게 딱!! 🎄

 

👩🏻: 와아아아아ㅏㅏ아아 이거 뭐야!! 이거 뭐야~~~~~~

👨🏼: 트리~~~ 낮에 사 왔어 대박이지!!!

👩🏻: 와 근데 진짜 나무 같이 생겼다 감쪽같아

👨🏼: 응 진짜 나무니까

 

 

아니 그렇게 환경보호를 중시하는 독일에서 크리스마스 잠깐을 위해서 수많은 나무를 베다니. 가짜 트리를 사면 평생 계속 쓸 수 있을 텐데 대부분의 독일인들은 진짜 나무를 베고 사서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술 먹으면서 쌓아놓고 다 태운다. 이게 하나의 전통인데 나로선 도무지 이해할 수 없지만 그냥 계속 그래 왔기에 다들 그런다고 한다.

 

 

👩🏻: 킁킁..근데 이거 무슨 냄새야??? 

👨🏼: ??;;;;; 아무 냄새 안 나는데;;;; 

👩🏻: 나무에서 나는 건가? 좋은 숲 향기 나

👨🏼: 아 그럼 트리에서 나는 냄새 맞아 ^______^ (이상한 냄새나는 줄 알고 시치미 뗀 거였음ㅋㅋㅋ) 

 

 

진짜 나무라서 그런지 거실이 좋은 숲 향기로 가득 찼다. 그래서 진짜 나무를 쓰는 건가? 은은하게 숲 향이 나서 일부러 지나가면서 거실에 들러서 향기 한 번 더 맡고 그랬다. 나무는 Arne가 혼자 사 왔지만 트리를 꾸밀 각종 장식은 같이 Depot에서 샀다. Budni나 Dm, Rossmann 등에도 각종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을 팔지만 가짜 플라스틱을 쓸 수 없다는 Arne의 크리스마스 트리 철칙 때문에 Depot에서 유리로 된 진짜 장식들만 담아서 50유로가 넘게 나왔다. Arne가 평소에는 전혀 까탈스럽지도 않은데 크리스마스에 관한 거는 절대 양보하지 않고 유독 깐깐하게 군다. 

 

 

마지막으론 Arne가 꽃집에서 사 온 크리스마스 느낌 나는 꽃이다. 꽃이 아니고 그냥 잎이 빨간색인 건가? 무슨 식물인진 모르겠지만 잎을 만지면 초콜릿 냄새가 난다. 이외에도 각종 조명도 달고 크리스마스 쿠키도 굽자며 쿠키 틀도 사고 Arne는 잔뜩 들떴다. 한국에서도 이 정도까지 한 적은 없는데 예쁘기도 하고 연말 분위기가 물씬 나는 게 나쁘지 않다. Arne는 어렸을 때부터 매년 이랬을 텐데 질리지도 않는 게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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