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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 먹고

👩🏻‍🍳 한국 친구들과 한식 파티

by Hyedy 2020. 2. 15.

인터넷에서 종종 '외국에 나가면 한국 사람을 제일 조심해라. 같은 한국인들끼리 뒤통수친다.'라는 말을 본다. 그래서 겁을 먹고 나오긴 했으나 한국인을 안 만나진 않았다. 독일에 좀 살다 보니 너무 지루해서 한국인을 만날 기회만 있으면 만났다. 운이 좋은 건지 우려와는 다르게 다 너무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중에 어느 친구들끼리는 돌아가면서 집에 초대해서 저녁을 먹곤 하는데 이번 달이 내 순서였다. 

 

사실 내 순서가 되기 훨씬 전부터 친구들이 오면 뭘 해줄까 엄청 고대하고 있었다. 한식을 잘 안 해 먹으니까 친구들이 온 김에 거하게 먹고 싶기도 했고 다른 친구들은 이전에 찜닭, 떡볶이, 김밥 등을 해줬는데 그때 너무 맛있게 먹어서 나도 맛있는 걸 해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그 날을 생각하며 이것저것 추가하다 보니 메뉴가 엄청 많아졌다.

 

 

 

 

원래는 보쌈이랑 골뱅이 소면만 하려고 했는데 동그랑땡, 고기 완자가 들어간 계란국도 했다. 그리고 디저트로는 Arne 만든 수제 아이스크림! 별 재료가 안 들어가는데 진짜 맛있다. 내 친구들을 초대하는 거니까 해달라고 말은 안 하고 '있으면 좋을 텐데'라고 생각만 했다. Arne가 내 생각을 읽은 건지 선뜻 자기가 먼저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준다고 했다. 아이스크림은 전날 만들어서 미리 얼려놨다.

 

요리는 당일 오기 전에 시작했는데 동그랑땡 같은 건 고기를 미리 사놔서 일찍 반죽을 만들어놨다. 보쌈은 Arne가 아침에 슈퍼 가기 귀찮다고 해서 자기가 놀고 들어오면서 필요한 고기를 사 온다고 했다. 그런데 계획보다 늦어져서 나도 보쌈을 시작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요리가 늦어지고.. 

 

 

친구들이 보통 여유롭게 와서 시간이 좀 있겠지하고 있었는데 그날따라 다들 정말 딱 맞춰서 왔다. 나는 어떡하지 하며 당황해서 정신없이 돌아다니고 오히려 Arne가 침착하게 친구들에게 웰컴 드링크를 나눠주고 거실로 안내했다. Arne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Arne 때문에 늦어지긴 했지만 너무 잘 도와줘서 용서해줬다. 

 

친구들은 거실에 앉아서 수다를 떨고있고 보쌈도 어느 정도 돼서 요리가 마무리되었다. 조금 지났지만 설날에 못 먹은 동그랑땡도 부치고 직접 담근 양파 장아찌랑 새우젓이랑 이것저것 담고 보쌈도 담았다.

 

 

 

 

많은 메뉴들을 하다보니 일찍 했던 동그랑땡이 좀 식고 골뱅이 소면도 좀 건조했는데 친구들은 너무 맛있다며 잘 먹어줘서 얼마나 고마웠던지. 그렇게 엄청난 맛이 아닌데도 착한 친구들은 맛있다고 해줬다. 밥을 어느 정도 먹고 나서 조명을 끄고 초만 켜놓으니까 또 분위기가 색다르다. 친구가 가져온 디저트도 먹으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했다.

 

 

 

 

친구들이 우리집 너무 예쁘다며 이사하는 게 너무 아깝다고 했다. 그래도 뭐 별 수 있나. 얼른 새 집으로 이사 가면 거기도 예쁘게 꾸며서 친구들 초대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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