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는 주로 남자친구가 하니까 파스타 같은 음식들을 자주 먹고 한식은 별로 먹을 일이 없었다. 가끔 남자친구가 자기도 내가 해주는 요리가 먹고싶다고 할 때 쯤 김치찌개를 매번 해주곤 했다. 그런데 저번주부터 2주간 남자친구가 출장을 가서 요리해주는 사람이 없으니 이것저것 시도해봤는데 첫번째로 매번 카페에서 사먹던 Bulgur 샐러드를 만들었다. 양파, 마늘, 당근, Bulgur, 토마토 소스를 다 때려놓고 넣어 어찌 완성을 하긴 했는데 카페에서 사먹는 맛은 안 나더라. 이게 내가 요리를 안 하는 이유다. 그렇게 노력을 들여서 했는데 맛은 그냥 그저 그런 맛. 그러니 그냥 사먹고 말지.
쿠스쿠스보다 씹히는 맛이 있어서 Bulgur가 더 좋은데 또 다른 맛있는 곡물은 없으려나 하고 찾아봤다. 보통 밥을 지을 때 한국쌀은 아니고 슈퍼에서 Milchreis라고 적힌걸 사서 지으면 인도쌀처럼 풀풀 날리지 않는 밥을 지을 수 있다. 독일 디저트 중에 우유랑 쌀을 넣고 만든 디저트가 있는데 그때 쓰는 쌀이다. 처음에 폴폴 날리는 쌀로 밥을 짓다가 우연히 찬장에서 이 쌀을 봤는데 한국쌀처럼 생긴게 아닌가.
👩🏻: 이거 한국쌀이랑 생긴게 비슷한데?? 다음에 이걸로 밥 해보자
👱🏻♂️: 확실해??....이거 밀크라이스 만드는건데....
👩🏻: 쌀이 다 쌀이지 뭐 생긴건 비슷하자나 그냥 해보자
👱🏻♂️: ㅇㅋ....
이후 못 미더워하는 남자친구를 두고 내가 한 번 밀크라이스로 요리해봤는데 완벽한 한국식 밥이었다. 오예~ 아시안마켓에 갈 필요 없이 페니에서 밀크라이스를 사면 됐던 것! 나만 발견할 줄 알았는데 어제 친구들과 이야기하다보니 다들 이미 알고 있더라 😒그 뒤로 밀크라이스로 밥을 지었는데 계속 쌀밥만 먹기도 질려서 잡곡밥을 도전해보려고 부드니에 갔다.
곡물 관련 독일어
Hirse 조, schwarzer Reis 흑미, Natur Reis 현미 ,kleber Reis 찹쌀, Quinoa 퀴노아, Gerste 보리, Roggen 호밀, Weizen 밀, kichererbsen 병아리콩, Hafer 귀리
부드니에서 구매한 6가지 종류가 섞인 잡곡
가격은 부드니나 레베나 같았다. 아무데서나 사도 될 듯
원래 잡곡만 보려고 간 건데 내가 좋아하는 병아리콩도 있어서 샀다.
보통 병아리콩은 캔에 들어있는걸 사서 먹었는데 알고보니 캔에 안 좋은 물질들이 있다고 해서 한 번 사봤다.
집에와서 설레는 마음으로 밀크라이스, 잡곡 1:1로 넣어서 밥을 했는데 결과는 대만족~ 나는 모든 음식에 씹히는 맛이 있는걸 대체적으로 선호하는 편인데 이 밥도 씹히는 맛이 있어서 완전 마음에 들었다. 양도 1kg라서 완전 많다. 잡곡밥하고 연어랑 아보카도 올려서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다. 어제도 먹고 맛있어서 오늘 아침도 똑같이 해서 먹었는데 오늘은 잡곡 양을 많이 넣고 좀 덜 익혀서 그런지 계속 씹어서 턱 아파 죽겠다. 역시 뭐든지 적당히 해야 좋은 법이다. 다음엔 병아리콩도 넣어서 밥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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