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시작 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팀장이랑 점심으로 뭐 먹을지 이야기하다가 근처에 한식당 Zweierlei가 있다길래 한국 맛인지 독일인에 맞춘 한국 식당인지 알아보자며 같이 갔다. 보통 한식당 이미지는 약간 어둡고 깨끗하지 않은 그런 이미지였는데 Zweierlei의 첫 인상은 작지만 깨끗해보였다. 팀장은 야채비빔밥을 시켰고 나는 고기가 들어간 비빔밥을 시켰다. 비빔밥은 주문할 때 사이드로 김치를 먹을 지 샐러드를 먹을 지 물어보는데 샐러드는 당근 샐러드다..당근을 싫어하는 나는 맨날 김치만 주문한다.
비빔밥이 나오자 나는 자연스럽게 밥을 비볐는데 팀장이 깜짝 놀랐다.
🧑🏼: 너 비빔밥 비벼먹어?
👩🏻: 응 이거 원래 비벼먹는 음식이야! 비빔밥이라는 이름 자체가 비벼서 먹는 밥이라는 뜻이야
🧑🏼: (충격) 나 Zweierlei 진짜 많이 왔는데 한 번도 비벼먹은 적 없어
👩🏻: 재료가 많이 들어가있으니까 비벼서 먹으면 한 번에 많은 재료들이 어우러진 맛을 느낄 수 있어! 그래서 비벼 먹는 거야
🧑🏼: 독일에는 비벼먹는 음식 없어..난 그냥 안 비벼 먹을래 재료 하나씩 맛보는게 좋아
👩🏻: 알았어 😂 난 비벼먹어야지
한국에 있을 때 식당에서 비빔밥을 사먹은 적이 언젠지 기억도 안 난다. 아마 학생식당에서 야채참치비빔밥을 시켰던게 마지막인가..근데 독일에 오니까 비빔밥이 왜이렇게 맛있는지 모르겠다. 나중에 알았는데 우리 회사에서 일 하는 사람 다 Zweierlei를 좋아하고 Arne에게 내가 알려준 뒤로 Arne도 회사 사람들 많이 데려왔는데 다 좋아했다.
불고기
매번 비빔밥만 시켜서 한 5번 넘게 비빔밥먼 먹다가 이번엔 다른 메뉴 먹어봐야지하면서 불고기를 시켜봤다. 역시나 불고기도 맛있었다. 불고기를 떠올렸을 때 상상하는 맛 그대로 달짝지근했다. 근데 나는 비빔밥이 더 맛있는 것 같다.
비빔밥과 Jogogi
Zweierlei에 원래 비빔밥, 김치볶음밥, 불고기, 만두 등등 이정도 메뉴였는데 최근에 닭도리탕이랑 Sogogi..소고기가 뭔지 모르겠지만 메뉴들이 몇 개 추가됐다. 이 때도 어김없이 나는 비빔밥을 시켰고 Arne는 새로운 메뉴인 Sogogi를 시켰다. Sogogi는 비빔밥보다 불맛이 더 나는 돼지 연탄 불고기 같은 맛이었다. Arne도 비빔밥을 좋아하는데 이번에는 Sogogi가 비빔밥보다 더 맛있다고 했다.
Zweierlei의 최근 업데이트된 메뉴판
깔끔하고 맛있는 한식당 Zweierlei 근데 가게가 작아서 그런지 점심시간에 가도 자리 얻기가 힘들고 일찍 가야 먹을 수 있다. 여름엔 그나마 밖에 앉아서 먹을 수 있었는데 겨울이 되니 자리를 얻기가 힘들다. 그리고 오픈 시간도 3시까지라서 저녁에는 문 닫는다. 그래도 맛있으니까 비빔밥을 먹고싶다면 가보는걸 추천 ❗️
+ 아쉽게도 지금은 문을 닫았다 😞 정말 맛있었는데 너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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