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살다 보니 갑자기 뜬금없이 한국에선 찾아먹지도 않던 음식이 먹고 싶을 때가 있다. 예를 들면 제삿날 친적집에서만 먹던 무나물이라든지.. 우리 집에서 먹어본 적도 없고 그렇게 좋아하던 음식도 아니었던 무나물이 갑자기 먹고 싶어 졌다. 요즘 무 대신 콜라비로 깍두기를 담그던 터라 콜라비로 무나물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레시피를 찾아봤더니 무나물은 의외로 간단했다. 그래서 무 대신 콜라비로 무나물에 도전했다.
내가 알던 콜라비. 겉이 비트처럼 보라색인데 안은 흰색이었다. 한 번도 먹어본 적은 없지만 한국에서 콜라비를 즐겨먹는 친구의 말에 따르면 식감은 무랑 비슷하지만 단 맛이 난다고 한다. 그래서 아예 과일처럼 깎아먹을 때도 있다고 했다. 이렇게 생긴 콜라비를 생각하고 마트에 갔는데 생긴 건 비슷한데 겉이 보라색이 아니었다. 긴가민가했지만 일단 콜라비라고 적혀있으니 사 온다.
독일어로 콜라비를 검색해보니 보라색이 아닌 녹색의 콜라비가 대부분이다. 콜라비가 양배추에서 분화된 채소라는데 한국의 콜라비는 적양배추에서 나온건가? 위의 줄기도 다 쓸 수 있다던데 나는 그냥 떼어내 줬다. 콜라비를 처음 먹어보니 무의 알싸함은 없지만 아삭아삭한 게 완전 무 같았다. 그런데 친구가 말한 단 맛은 전혀 없었다. 다른 콜라비 레시피를 봐도 콜라비의 단 맛이 느껴진다는데 한국 콜라비가 유독 단 것인지 독일 콜라비에 단 맛은 나지 않는다.
독일 마트에 무는 잘 안 팔아도 콜라비는 항상 판다. 자주가는 REWE에서 콜라비 하나당 0.89센트에 사 왔다. 사온 콜라비를 채 썰어준다. 큰 콜라비면 2인분, 작은 사이즈면 1.5인분 정도 나온다.
프라이팬에다가 채 썬 콜라비를 넣고 소금과 참기름을 조금 넣고 뒤적거리다가 물을 넣고 뚜껑을 닫아서 콜라비를 익혀준다. 들기름으로 많이 하던데 들기름이 없어서 참기름을 썼다.
콜라비가 어느정도 익어서 투명하게 되면 여기에 파를 넣고 들깨가루를 넣는다. 한 수저만 넣어도 충분하지만 나는 들깨가루를 좋아하니까 많이 넣었다.
그리고 뚜껑을 닫고 조금만 더 익혀주면 완성! 깔끔한 맛이 좋아서 마늘과 간장은 넣지 않았고 간은 소금으로만 해줬다.
잡곡밥 위에다가 콜라비 나물을 얹고 깨와 참기름을 살짝 뿌려준다. 밥이랑 같이 먹으면 완전 한국의 맛..🇰🇷
간단한데 너무 맛있어서 또 해 먹었다. 이날은 Arne가 없는 주말이라 내 맘대로 먹는 날! 고기도 구워서 생마늘이랑 같이 먹었다. 행복.. 요즘 무 대신 쓸 수 있는 콜라비에 빠졌다. 콜라비로 한 깍두기도 맛있었는데 무나물을 해도 맛있다. 다음은 콜라비로 소고기 뭇국을 해볼까
'독일에서 > 먹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함부르크 맛집 :: 마라 국수를 파는 카페 Flowers' whisper (0) | 2020.08.06 |
---|---|
👩🏻🍳 독일에서 연어 초밥 해먹기 (0) | 2020.08.02 |
👩🏻🍳 또띠아부터 직접 만드는 새우 타코 (0) | 2020.03.26 |
함부르크 맛집 :: 한식당 김치 레스토랑 (Kimchi) (2) | 2020.03.16 |
독일 먹거리 :: 먹어본 바베큐 소스 중에 제일 맛있는 바베큐 소스 (0) | 2020.03.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