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어디서 저녁 먹을지 정하는데 친구가 저장해놓은 맛집 리스트를 보내줬다. 어떻게 이렇게 많은 후보가 있냐고 하니 지나가다가 사람이 좀 많아 보인다 싶으면 맛집 리스트에 저장해놓는다고 했다. 아주 부지런한 친구다. 매번 친구들을 만나면 다들 한식을 그리워하는 친구들이라 어딜 갈지 고르기가 쉬웠는데 다양한 식당이 있고 가본 곳이 별로 없어서 고르기가 어려웠다. 그중 평점도 좋고 사진도 보고 제일 맛있어 보이는 곳으로 골랐다. 사실 뭐 파는지 제대로 모르고 여기 가자고 했는데 알고 보니 양고기를 메인 메뉴로 하는 곳이었다. 양꼬치는 맛있게 먹었는데 다른 양고기는 좀 맛없었던 적이 있기도 해서 조금 걱정이 됐지만 평점을 믿고 가보기로 했다.
독일 치고 저녁을 먹기 살짝 이른 시간인 6시 조금 넘어서 도착했는데도 거의 테이블 80%가 차있었다. 나는 안 기다리고 바로 앉을 수 있었지만 몇 분 뒤 친구가 왔을 때는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아주 인기가 많은 것 같으니 일찍 가길 추천한다. 가기 전에 예약도 되냐고 전화를 했었는데 그냥 오라고 했다.
한국에 다녀와서 첫 독일 식당인가? 오랜만에 독일어 메뉴판을 읽으려니.. 어색.. 되지도 않는 독일어로 대충 읽어보다가 구글맵에 맛있어 보였던 음식이 생각나 이게 머냐고 물어봤다. 여러 가지 고기가 섞여있는 메뉴였는데 믹스 플레터라고 했나 아무튼 메뉴판이랑 살짝 다르게 알려줬는데 손가락으로 가리켜줘서 그걸로 주문했다.
📍 LOKMAM KÖZ
메뉴에 주문하면 빵, 샐러드, 사이드 메뉴 2개가 나온댔는데 엄청 빨리 나왔다. 거의 주문하자마자 바로 가져다줬다. 느려 터진 독일에서 이렇게 빨리 주다니~ 배가 고팠기 때문에 뭐라도 나와서 너무 행복했다. 샐러드는 심심한 맛인데 같이 나온 저 소스 중에 왼쪽에 있는 소스가 진짜 너무 맛있었다. 토마토소스인 줄 알았는데 신선한 토마토에 살짝 매운맛이 나서 빵 찍어먹으면 무한으로 들어가는 맛이다.
빵도 같이 줬는데 갑자기 버터 난을 서비스라면서 갖다 줬다. 이따 메인 메뉴로 배 채워야 하니까 빵도 안 집어먹고 있었는데 갓 구운 난을 가져다줘서.. 어쩔 수 없이 먹었는데 너무 맛있다. 따끈따끈한 빵을 위에 말한 저 소스에 찍어먹으면 행복~ 빵도 엄청 많이 줘서 이걸로 배 다 채우고도 남을 듯.
이러다가 메인 메뉴 못 먹는다면서 빵 먹기를 좀 자제하고 있었는데 음식이 금방 나왔다. 밥 두 종류랑 양고기 세 종류, 닭고기 한 종류 이렇게 나오는데 양이 엄청 많았다. 거기다 사진에는 가려져 있지만 양파도 한 무더기 줘서 안 느끼하게 계속 먹을 수 있다. 제일 기대 안 했던 양고기 미트볼이 진짜 맛있었다. 이거 불맛 조미료를 넣은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불맛이 완전 많이 나고 양고기 그 특유의 냄새랄 게 하나도 없이 진짜 너무 맛있다. 닭고기도 육즙 가득하고 양고기 스테이크 같은 것도 맛있다. 맨 오른쪽 양고기는 아주 먹음직스럽게 생겼는데 막상 맛은 이 네 가지 고기 중에서도 제일 무난하다. 맛없는 건 아닌데 그렇다고 딱히 엄청나게 맛있지도 않은 맛이다.
같이 나온 밥도 딱 간도 잘되어 있고 다른 하나는 토마토소스 쿠스쿠스? 쌀 말고 다른 종류인데 둘 다 맛있게 먹었다. 중간에 샷도 공짜로 주고 계속 뭐 더 필요한 건 없냐고 물어보고 마지막에 음식이 많이 남아서 포장해가고 싶다고 하니까 아주 친절하게 담을 통이랑 봉투를 가져다줬다. 음식도 너무 맛있고 직원들도 친절하고 200% 다시 오고 싶은 식당이다. 가족이나 친구들이 함부르크에 놀러 오면 무조건 데려갈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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