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이후 모처럼 떠나는 여행이라 밀라노로 가기 전에 뭘 사 와야 할지 자기 전에 맨날 검색해봤다. 한국인들이 사 오는 건 치약, 레몬 첼로, 레몬사탕, 명품 등등 죄다 비슷했다. 일단 명품은 돈도 없고 관심도 없고 치약이나 레몬 사탕, 에스프레소 커피 초콜릿 뭐 이런 식료품들은 죄다 독일에서 구할 수 있어서 한국 가는 것도 아니고 굳이 사 올 필요가 없었다. 포르투에서는 그래도 뭔가 사 오고 싶은 거라든지 편집샵, 가고 싶은 가게 등이 되게 많았는데 밀라노에서는 뭔가 다 삐까뻔쩍하고 명품 위주라서 별로 살 게 없었다. 그래도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한 줌 정도 사 왔다.
제일 많이 사온게 페스토! 이것들도 함부르크에 있는 이탈리아 마켓 가면 다 구할 수 있을 거 같은데 그래도 괜찮아 보이는 것들로 가져왔다. 트러플 페스토도 있고 알리오 올리오도 있다. 저기 보이는 큰 치즈는 독일 마트에 파는 가짜 파마산 말고 진짜 파마산 치즈다. 밀라노에서 산 건 아니고 이탈리아 Parma에 가서 사왔다. 밀라노에서 오하면서 수하물이 지연돼서 한 2주 정도 뒤에 받았는데 그 2주 내내 이 비싼 진짜 파마산 치즈 상하면 어떡하나 발을 동동 굴렀는데 다행히도 밀봉이 되어있고 건조한 치즈라 그런지 멀쩡했다.
치즈는 찾아먹지 않고 있으면 먹는 정도라서 무슨 치즈가 좋은 치즈인지 그런 거 하나도 모르는데 집에 있는 가짜 파마산이랑 이거랑 먹어보니까 진짜 확실히 구분이 갔다. 이때까지 가짜 파마산 치즈를 잘만 먹어오다가 갑자기 진짜 파마산을 먹고 나니 가짜 파마산 치즈가 정말 맛이 없더라. 신기했다. 가볍고 짠맛이 강한 가짜 파마산에 비해서 진짜 파마산은 좀 덜 자극적인데도 훨씬 뭔가 풍부한 맛이 난다. 파마산 치즈 말고 트러플 페스토들도 친구가 어디 식당에서 먹다가 맛있어서 사 왔단다. 이외에는 Eataly랑 Esselunga에서 샀다.
📍 Eataly Milano Smeraldo
+39 02 0999 7900
https://maps.app.goo.gl/uMojENhnQ9MRtAncA?g_st=ic
다른 파스타는 웬만하면 독일에서도 다 살 수 있으니까 딱히 사오고 싶지 않았는데 이 두꺼운 파스타 Pici는 마트에서 못 본 것 같아서 사왔다. 사진으로 보면 그 두께가 잘 안 느껴지는데 엄청 두껍다. 거의 우동인가 싶을 정도다. 스파게티는 보통 5-8분 정도 삶는데 이거는 뒷면에 보면 22분 삶으라고 적혀있다 😂 그만큼 두껍다는 얘기! 아마존에서 검색하니까 한 봉지에 거의 10유로 정도 하는데 이탈리아 가격의 두 배다. 한국에 살고 있었으면 Eataly에서 다양한 파스타들을 샀을 듯 하다. 가져올 때 부서지는거 아닌가 살짝 걱정했는데 무사히 살아남았다. 얼른 이 파스타로 요리해서 먹어보고 싶은데 친구가 이거는 제대로 된 요리법을 따라서 정통 요리로 해먹어야 한다고 난리를 쳐서 아직 못 먹었다 😒
아예 이 선반 전체가 트러플 감자칩으로 가득차 있었다. 뭐가 맛있는건지 도통 알 수가 없으니 웬지 간지나 보이는 검정색에 세일까지 하는 걸로 샀다. 내가 좋아하는 트러플 감자칩보다는 덜 맛있었지만 그래도 먹을만했다. 한국에서 트러플 감자칩은 잘 없으니까 이것도 사가도 좋을듯? 아닌가 요즘엔 트러플 감자칩도 구하기 쉬우려나. 한국엔 없는게 없으니까 🤔
Eataly는 너무 사람도 많고 뭔가 좁고 보기가 불편해서 별 거 안사고 금방 나왔다. 그러다가 숙소 근처에 대형 이탈리아 마트 Esselunga가 있길래 한 번 다녀왔다. Eataly보다 규모도 훨씬 크고 널찍해서 좋았다. 함부르크 마트랑 다르게 해산물을 진짜 그냥 대충 냉장고에서 다 구할 수 있어서 밀라노 사람들이 너무 부러웠다. 심지어 바다랑 가깝지도 않은데 해산물 구하기가 이렇게 쉽다니 😭
📍 Esselunga
+39 02 3469 1088
https://maps.app.goo.gl/SkZgm53wmr7s8isS8?g_st=ic
페스토 코너. 페스토가 엄청 엄청 많다. 밑에 보면 독일에서도 구할 수 있는 Barilla도 보이고 나머지는 죄다 처음 보는 거였는데 종류도 많고 브랜드도 다양했다. 이것저것 다 시도해보고 싶었지만 그 중 몇개만 골라 담았다.
유럽 어딜 여행갈 따마다 사오는 것 같은 올리브 오일. 독일에서도 이정도 돈 주면 좋은 올리브 오일 구할 수 있을 거 같은데 😂 왠지 이탈리아나 포르투갈 올리브 오일은 더 좋을 것 같고 그렇다. 그래도 포르토에서 산 올리브 오일은 하나도 안 쓰고 진짜 맛있다. 아까워서 요리할 땐 안 쓰고 빵 찍어먹을 때만 쓴다. 맛 볼 줄은 알아도 고를줄은 모르기에 대충 적당한 가격대에 패키지 마음에 드는 걸로 담았다.
이탈리아 여행간다니까 친구가 멜론첼로를 사오라고 노래를 불렀는데 마트를 죄다 뒤져도 멜론첼로는 무슨 레몬첼로 밖에 안 보이더라. 멜론첼로 사려고 마트를 한 7군데는 갔나. 찾아보니까 최소 중부나 남부쪽으로 가야 살 수 있는 것 같더라. 그래서 아쉬운데로 피스타치오 첼로가 있길래 사왔다.
지나가다가 본 복숭아 술. 진짜 무슨 맛인지 너무 궁금하다. 맛있을거 같은데 🥺 에어비엔비 빌려서 하우스 파티 같은 걸 하면 술도 이것저것 살텐데 우린 둘뿐이고 매일 밖에서 다 먹고 마시고 집에 와선 뻗기 때문에 아쉽지만 쳐다만보다 왔다.
Esselunga 영수증. 페스토는 대부분 3유로대고 소세지가 8유로, 피스타치오첼로가 10유로다. 캐리어에 자리만 더 있었어도 잔뜩 사오는건데 아쉽다.
분실된 수하물을 받자마자 처음 먹은게 이 트러플 페스토다. 트러플로 유명한 이탈리아에서 사온 페스토라서 너무 궁금했다. Pici랑 먹고 싶었는데 그놈의 정통 요리로 먹어야한다고 반대해서 링귀니랑 먹었다.
별 거 없이 파스타에 페스토 섞고 진짜 파마산 치즈 조금 뿌려줬다. 트러플 향이 엄청 강했는데 맛있긴 하지만 뭔가 생각보다 아쉬운 맛이다. 내가 더 잘 할 수 있을것 같은 맛? 아직 다른 페스토들이 많이 남아서 하나하나 먹어봐야지. 신난다 🙌 이번에는 캐리어에 자리가 없어서 아쉽게도 많이 사오지 못 했지만 다음엔 이탈리아 중남부 쪽으로 가서 캐리어 가득가득 쇼핑해오고 싶다.
'여기저기 > 유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런던 :: (1) 라이언에어, Standsted Express, 강남포차 (2) | 2023.06.27 |
---|---|
그로닝엔 Groningen :: (1) 무료 주차장, 마켓, 스트룹와플, Hema, 초코 카페, 슈퍼마켓, 중식당, 호텔 (0) | 2023.04.23 |
밀라노 :: (2) 두오모 대성당 Duomo di Milano, 마켓 Mercato, Eataly, 차이나타운 (0) | 2022.11.01 |
밀라노 :: (1) 고기 샌드위치 Porcobrado, 피스타치오 크로와상, Spontini, Mama eat, 와인바 (0) | 2022.10.30 |
포르투 :: (6) 근교 도시 Guimarães 당일치기 (0) | 2022.09.0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