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살면서 제일 그리운 음식이 뭐냐고 물어보면 항상 초밥이라고 대답한다. 웬만한 음식은 이제 할 줄 알아서 해 먹거나 아니면 사 먹으면 되는데 아직도 초밥은 비싼 데를 가도 ‘이 가격에 이 정도 퀄리티라고?’ 하는 곳이 많다. 맛있는 곳은 여러 곳 있지만 그래도 독일식 초밥이다. 우리가 말하는 초밥은 여기서 Nigiri라고 부르고 보통 스시라고 하면 롤도 포함해서 말한다. 그래서 스시 세트를 시키면 항상 롤 + 마끼 + 초밥 2-4 피스 이런 구성이다. 독일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초밥 Nigiri를 매번 배부르게 먹으려면 파산한다.
이런 말을 하면 항구도시 함부르크에 사는데 해산물 먹기가 그나마 좀 수월하지 않냐고 하는데 항구 도시면 뭐 하냐… 문제는 독일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만큼 날 거를 즐겨 먹지 않는다는 거다. 해산물을 많이 먹긴 하는데 다 구워 먹고 튀겨 먹는다. 그나마 다행히 연어랑 참치는 회로도 먹어서 유일하게 여기서 쉽게 먹을 수 있는 게 연어 초밥, 참치 초밥이다. 광어 초밥 이런 건 택도 없다. 아무튼 그래서 함부르크에서 괜찮은 초밥집을 찾는 건 이미 포기한 상태였고 베를린에 봐둔 초밥집이 있는데 지난번 베를린에 갔을 때 다녀왔다.
🍣 Restaurant SAN
https://maps.app.goo.gl/TcBaUxMr4nsesKDb8?g_st=ic
예약 손님만 받는 거 같은데 무슨 당일 취소나 노쇼 벌금이 인당 50유로다. 파인 다이닝도 아닌데 이런 양아치 같은 금액은 뭐지? 노쇼가 심했나? 아무튼 같이 가는 일행에게 노쇼 벌금이 50유로나 되니 당일 취소나 노쇼는 절대 안 된다고 했다 😂
예약한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는데 식당을 찾을 수가 없었다. 구글 맵을 보면 아무리 봐도 여기가 맞는 거 같은데 간판이 없었다. 숨겨진 술집처럼 간판이 없는 찐 맛집인가 싶었는데 아직 오픈 전이라서 가려놓은 거더라. 오픈 땡 하니까 커튼을 젖히고 문을 열었다. 생각보다 식당이 엄청 작았다. 테이블도 한 5개인가? 작은 식당인데도 테이블을 널찍하게 놔둬서 좁다는 느낌은 못 받았다. 2명이서 갔는데도 큰 테이블을 줘서 좋았다.
초밥 메뉴는 오마카세밖에 없다. 뭐 시키지 하다가 젤 싼거도 아니고 비싼거도 아니고 중간인 2명이서 90유로짜리 메뉴로 시켰다. 돈 많이 벌면 2인 메뉴 시켜서 혼자 먹고 싶다.
음료는 레몬에이드를 시켰었나…
접시도 너무 귀엽다. 근데 왜 일회용 나무젓가락을 쓰는거지? 독일 식당이나 다른 음식점에서 일회용 포크, 숟가락 쓰는건 전혀 못 봤는데 왜 아시아 식당에서만 이렇게 일회용 젓가락을 많이 쓰는지… 임비스도 아니고 괜찮은 식당인데 말이다.
미 쳐 따. 비쥬얼 뭐야??? 독일에서 이런 비쥬얼이?????? 연어랑 참치만 있는게 아니라 흰살 생선도 있다 😭 잘 안 보이지만 관자 회도 있다. 한 점씩 먹는데 너무 맛있어서 안 삼키고 평생 씹고 싶었다. 이렇게 맛있을수가. 너무 맛있자나…. 입에서 녹았다.
다 먹고 나니 초밥이 나왔는데 진짜 초밥이 나왔다! 독일에서 먹는 밥만 가득한 가짜 초밥들 말고 진짜 초밥이다. 마끼도 연어만 딸랑 들어간 게 아니라 회가 꽤 들어있는 마끼였다. 하나 하나 먹을 때 마다 없어지는 초밥이 너무 아쉬웠다. 꼭 돈 많이 벌어서 또 먹으러 오리라 다짐했다.
또 먹고 싶다… 솔직히 다 먹고 나서 엄청 배부르진 않았다. 그냥 뭔가를 먹었네? 이정도. 2인분 정도는 먹어야 배부르게 먹었다 할 듯.
팁을 주려고 하니까 괜찮다고 이미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 뭐야;; 아니 10퍼 주려고 하긴 했는데… 이렇게 이미 포함되어서 나온건 런던 이후로 처음 본다.
뭔가 아쉬워서 근처에서 맥주 한 잔 더 하고 헤어졌다. 다음에 또 맛있는 초밥집 가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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